일본이 세계최고 수준이었던 법인세 상한선을 오는 4월 1일부터 인하하게 되면서 미국이 일본을 제치고 법인세율이 가장 높은 국가로 등극할 예정이다.
지난해 말 일본 정부는 기업들의 요청에 의해 12년 만에 법인세 실효세율을 현행 39.8%에서 36.8%로 인하를 결정했고 의회로부터 승인을 받았다.
미국 중앙정부가 부과하는 법인세는 35%로, 주(州) 정부세금까지 합치면 평균 39.2%이다. 이는 일본에서 변경될 법인세율 36.8%보다 훨씬 웃도는 수준이다.
지난 27일(현지시간) CNN보도에 따르면 미국 세금정책센터(TPC)의 관계자는 "세계에서 법인 세율이 최고로 높다는 것은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면서 "다른 국가들과는 달리 미국의 법인세율이 높아지고 있다는 인식이 생긴 지 오래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미 재무부 소속의 한 애널리스트는 세금공제 및 세제혜택 등으로 실효세율은 29.2%에 가깝다고 분석했다. 이는 다른 선진국들의 평균 법인세율인 31.9%로 보다 낮은 수치이다.
OECD(경제협력 개발기구) 또한 다른 주요 회원국들보다 미국이 상대적으로 낮은 실질적 법정세율을 부과한다고 지적했다.
결론적으로 미국은 상대적으로 높은 법인세율을 적용하고 있지만 현행 법인세법상의 많은 허점과 특정산업에 주어지는 세법상 인정비용 등으로 과세기반이 좁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미국이 국제 조세경쟁에 불리한 상태임을 뜻한다.
오바마 정부는 지난달 22일 법인세를 28%까지 낮추고 제조업을 제외한 업체에 대해 각종 세제혜택을 폐지해 세수 감소분을 보전하는 내용의 '법인세 개편안'을 발표했다.
공화당도 법인세율 인하는 물론 세법상의 허점 및 탈세로 이어질 수 있는 각종 세제혜택을 줄여 세수를 늘리고, 법인세율을 인하하더라도 적어도 현재 수준의 세수를 유지할 수 있는 세제개편안의 필요성에는 동의하고 있다.
그러나 오는 11월 대선을 앞둔 상황에서 이러한 법인세 개편안이 양당의 합의로 이어지기는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오바마 대통령은 앞서 일자리를 해외로 옮기는 기업체들을 대상으로 최저한세를 도입하여 조세 피난처 악용 및 일자리 해외 유출 등을 막을 방침이라고 밝혔으나 공화당은 이에 크게 반대하고 있다.
따라서 사실상 미국은 대선이 끝나기까지 세계 1위 법인세율 적용국가라는 불명예스러운 수식어가 따라붙을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