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지난 6월 유엔안보리 결의(1929호)에 따라 8일 이란 멜라트은행 서울지점을 금융제재 대상자로 지정, 내일부터 한국은행 허가 없이는 모든 금융거래가 금지된다.
멜라트은행 서울지점은 이와는 별도로 지난 6월 금융감독원의 정기검사(4년주기) 결과 기존 금융제재 대상자와의 거래에서 한국은행의 허가를 받았는지 여부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아 외국환거래법을 위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금감원은 조만간 멜라트은행 서울지점에 최대 2개월 업무정지 조치를 내릴 전망이다.
임종룡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8일 기자브리핑을 통해 "멜라트 은행 서울지점은 주로 외국환 업무를 해왔는데 최대 2개월간 업무정지 조치가 내려지면 사실상 완전히 기능을 상실하게 된다. 그러나 업무정지 조치가 끝나더라도 금융제재 대상자로 지정돼있기 때문에 정상적인 영업기능이 상실된다"고 밝혔다.
또한 임 차관은 이란과의 석유수입 등이 차질을 빚어 휘발유 가격이 상승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이란과의 정상적이고 합법적인 원유거래를 계속해 나갈 계획이기 때문에 원유가격 상승 가능성은 적지만, 내부적인 대책은 마련해놓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임종룡 재정부 제1차관의 일문일답
▲멜라트 은행 서울지점에 대한 금감원의 제재 일정과 수준은?
= 현재 금감원이 멜라트 은행 서울지점에 소명기회를 준 상태다. 이후 금감원 제재위원회, 금융위원회 의결을 통해 제재수위를 조만간 확정할 계획이다. 다만, 이 은행의 위반행위에 대한 최대 징계수위는 '2개월 영업정지'인 것으로 알고 있다.
▲멜라트 은행 서울지점에 2개월 영업정지가 내려진 후 더 연장될 가능성은 없나?
= 추가적으로 다른 혐의가 발견되면 영업정지가 연장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영업정지 기간이 끝나더라도 금융제재 대상자로 지정돼 있기 때문에 사실상 정상적인 영업기능이 상실된다.
▲멜라트 은행 서울지점을 통해 거래해오던 국내기업들은 피해가 가지 않겠는가?
= 이란과 거래하는 중소기업의 70%가 멜라트 은행을 통해 결제해왔다. 이들은 국내 시중은행에 설치되는 이란 중앙은행 명의의 원화결제 계좌를 통해서 결제하면 된다. 이렇게 되면 환율문제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원화결제 계좌개설은 이란 중앙은행과 협의가 된 것인가?
= 아니다. 아직 이란 중앙은행에 설명을 하고 있는 단계로 협의는 되지 않았다. 다만, 국내 시중은행과 이란 중앙은행간 협의만 하면 되기 때문에 많은 절차가 필요하지 않아 협의만 되면 개설은 쉽게 될 수 있다.
▲만약 이란이 적극적으로 반대해 원화결제 계좌개설에 실패하면?
= 할 수 없이 비제재 대상인 이란 금융기관들과의 거래를 열 수밖에 없다. 이렇게 되면 거래통화는 엔화나 유로화가 된다.
▲이란이 우리나라의 제재조치에 보복할 가능성은?
= 이것은 유엔안보리 결의사항이다. 미국, EU, 일본, 캐나다 등이 계속해서 조치를 했고, 우리나라가 하는 것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북핵과 관련이 있어 핵문제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해야 하기 때문에 이러한 조치를 따르지 않을 수 없다.
▲석유수입 등에 차질이 빚어져 휘발유 가격 등이 오를 가능성은?
= 석유에 대해서는 미국도 제재대상이 아니라는 것을 명확히 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정상적이고 합법적인 이란과의 거래는 허용하고 있다. 즉, 석유와 관련해 문제가 생길 것이라고는 보지 않는다. 다만, 내부적으로는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미국, EU, 일본 등 이란을 제재한 나라를 보면 자산동결을 하고 있는데 왜 우리나라는 이런 조치가 빠졌나?
= 우리나라는 자산동결에 대한 근거가 없어 이 부분을 제외했다. 우리나라에서 최고로 제재할 수 있는 시스템은 중앙은행의 허가제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