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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기적은 순간마다 ② 나눔으로 세상을 밝히리라

세무법인 석성(石成)의 탄생

  • 보도 : 2014.12.22 09:00
  • 수정 : 2014.12.22 09:00

 “내가 너에게 주는 달란트는 평생 동안 남을 섬기고 돕고 나누며 봉사하는 것이다. 너는 이를 통하여 나를 영화롭게 하고 영광을 돌려라.”

3박 4일 동안의 기도원 생활로 몸은 피곤해졌지만 내 생각과 정신은 또렷하고 맑았다.
지난 36년 동안의 공직생활을 모두 마무리하고 민간세상으로 나오던 날, 홀가분하다는 마음 이면에 약간의 두려움이 마음 깊숙한 곳에서 꿈틀거렸다. 그냥 앞만 보고 달려온 지난 36년을 뒤로 하고 모든 걸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생각이 나를 더욱 긴장시키고 있었다.

‘이제 나에게 남은 삶은 어떤 삶일까? 하나님이 예비하신 내 인생 후반전은 어떻게 전개될 것인가?’

아무리 생각해도 명확한 실체가 잡히지 않았다. 그동안 쌓아놓은 세무경력이 있었기 때문에 돈만 벌 생각이라면 크게 고민할 것은 없었다. 그러나 좀 더 의미 있는 삶을 위해서는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을 이웃에게 나누어 주는 삶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생각하고 나니 의외로 간단히 답이 나왔다. 그렇다. 하나님은 나에게 새로운 삶의 의미를 주시기 위해 지금 나를 부르고 계시는 것이다.

“지금 저는 하나님께서 예비하신 삶의 후반전으로 접어듭니다. 당신께서 미리 예비하신 길이 아무리 험난하다 할지라도 저는 당신을 믿고 그 길로 걸어가겠습니다. 제 후반전 삶은 지금까지 받은 사랑을 다른 사람에게 나눠주는 그런 삶이 될 줄로 믿습니다. 그 삶을 잘 살아갈 수 있도록 제게 길을 열어주십시오.”

하나님은 내가 기도하는 3일 동안 내 몸에 남아 있는 공직신분에서 가지고 있던 불필요한 모든 힘을 빼시고, 그 안을 새로운 마음으로 가득 채워주셨다. 그리고 벼락같은 목소리로 나를 다시 세상으로 보내셨다.

퇴직 후 6개월간은 어떤 법무(회계)법인에 합류해 일하다가 아무래도 하나님의 뜻을 이루어 드리기 위해서는 내 나름대로의 경영철학이 담긴 사업체를 직접 만들어 운영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 내가 전공하던 세무분야의 별도 독립 법인을 설립하기로 결심하고 사무실을 차렸다. 법인의 이름은 아버지와 어머니의 가운데 이름을 따서 만든 ‘석성장학회 재단’과 관련시키기 위해서 ‘세무법인 석성(石成)’으로 결정했다.

2005년 11월 11일 11시는 하나님께서 예비하신 내 후반전 인생이 처음으로 열리는 엄숙한 순간이었다.

개업식 준비를 하면서 뭔가 의미 있는 이벤트를 할 수 없을까? 하고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다. 인생 2막은 나눔을 천직으로 생각하고 실천하겠다고 마음먹은 이상 개업식부터 뭔가 이웃에게 나눌 수 있는 방법을 생각했다.

생각 끝에 주위에서 흔히 있는 개업식마다 줄지어 늘어선 화환들이 떠올랐다. 개업식을 찾아갈 때마다 사무실 앞에 늘어선 화환들을 보면서, 이게 무슨 허례허식인가 하며 안타까운 마음을 감추지 못했었다.

‘그래, 쓸모없는 화환 대신 다른 걸로 받자.’

개업식에 초대할 축하객 명단을 작성한 후, 초청장을 만들면서 그 안에 다음과 같은 문구를 삽입했다.

“화환을 보내주시는 것도 정말 고맙지만 화환을 보내는 비용으로 ‘사랑의 쌀’(20kg 한 포대  5만 원)을 구입해 주시면, 더 고마운 마음으로 어렵고 소외된 곳에 잘 사용하겠습니다.”

 

◆…2007년 4월, 세무사회장 취임식때 사랑의 쌀 전달식

초청장을 보내놓고 보니 약간의 두려움도 있었다. 혹시 내 의도를 오해한 지인들이 불쾌하게 생각하지는 않을지 걱정이 되었다. 지금 와서 드는 생각이지만, 어려운 이웃을 도우려다 화환을 팔아 밥을 먹고 사는 화훼업자들에게 피해를 입힌 건 아닌지 하는 후회도 들었다.

하지만 다소 무례한 내용의 초청장을 받은 지인들은 “역시 조용근 청장다운 발상”이라며 박수를 보냈다.

석성개업식에 찾아온 손님마다 화환 대신 ‘사랑의 쌀’을 구입해준 것은 물론이다. 개중에는 ‘사랑의 쌀’을 구입하고도 그래도 개업식에 꽃이 빠져서야 되겠냐며 막무가내로 화환을 보내준 지인들도 많았다.

무사히 개업식을 마치고 사랑의 쌀값으로 들어온 축하금을 확인한 순간, 내 눈을 의심했다. 축하객들이 무려 5,800만 원이라는 생각보다 많은 성금으로 내 생각에 힘을 보태주었던 것이다. 더구나 보내지 말라고 했던 화환도 2백 개가 넘게 들어왔다.

역시 하나님은 선한 마음으로 일하는 자에게 늘 넘치게 채워주는 분이시다. 지인들의 따뜻한 도움의 손길을 느끼며, 앞으로는 더욱더 나누는 삶을 살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개업식 축하금으로 받은 5,800만 원에 이르는 ‘사랑의 쌀’ 성금은 구룡마을 독거노인 8백 명과 밥퍼나눔운동본부, 복지시설 소망의 집, 샘물 호스피스 그리고 국세청 직원들 중 암으로 투병 중인 후배들에게 골고루 나눠 주었다.

그 후 2차례에 걸친 한국세무사회장 취임식 때 다시 한 번 축하 화환을 보내는 대신 ‘사랑의 쌀’을 구입해 달라고 호소했다.

이미 세무법인 석성 개업식을 통해 이런 나의 의도를 파악한 지인들은 아무런 의심 없이 내 부탁을 흔쾌히 들어주었다.

2차례에 걸쳐 6,200만 원이라는 적지 않은 성금이 모여 어려운 이웃들을 도울 수 있었다. 불과 2년 동안 1억 2천만 원이라는 거액이 사랑의 쌀로 보내져 아름답게 쓰여졌다. 이 두 번의 경험을 통해 나는 캐치프레이즈 하나를 얻었다.

“나눔과 섬김으로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 수 있다!”

나눔은 남는 것으로 하는 게 아니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가슴과 가슴이 닿는 그런 나눔, 작은 것이라도 사랑으로 주위를 돌아보고 관심을 가지고 나눌 때 사람의 마음을 움직인다. 진정한 나눔은 도움을 받는 상대방에게 감동을 준다. 그렇게 되면 그는 당장의 도움으로 끼니를 해결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용기를 가지게 될 것이다.

나는 부족하지만 내 능력의 범위 안에서 어려운 사람들이 경제적으로, 정신적으로 독립하여 스스로 일어설 수 있을 때까지 내 방식의 나눔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아니, 멈추지 못할 것이다.

내가 설립한 세무법인 석성은 수익(이익)이 아닌, 연간 매상(매출)의 1%를 석성장학재단에 기부하고 있다. 이 원칙은 세무법인 석성 정관에 명시하여 자동으로 기부되도록 엄격하게 규정해 놓았다.

아울러 나 자신도 개인 수익이 생기면 언제나 나눔을 먼저 생각하고, 개인의 부를 축적하는 데 남은 인생을 허비하지 않도록 항상 나 자신을 경계하고 있다.

나는 세무법인 석성이 추구하는 이념을 다음과 같이 정하여, 그 뜻을 직원들과 함께 나누고 마음속 깊이 새겨두고 있다.

“먼저 남에게 주어 보자, 그러면 우리에게 채워질 것이다. 누르고 흔들어 넘치도록 재어서 우리에게 안겨 줄 것이다.”

즉 give and take(주고 받기)가 아니라 give, and more will be given to you(네가 먼저 남에게 주어보라, 그리하면 너에게 더 많이 주어질 것이다)가 된다는 뜻이다. 이때의 콤마(,) 역할을 충실히 하여 세상을 아름답게 바꿔 보자는 뜻이다.

그 결과 지금 세무법인 석성은 전국에 일곱 개 지사를 두고, 70여 명이 넘는 직원들이 함께할 정도로 빠르게 성장했다. 이는 하나님이 내게 주시기로 약속하신 결과물이다. 하나님은 나누는 만큼 더 큰 축복을 내게 약속하셨다. 그 말씀을 믿고 좀 더 많이, 좀 더 자주 나누는 삶이 되도록 노력하고 있다.

참고로 성경 누가복음에서도 예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너희가 먼저 주어라, 그러면 너희에게도 주어질 것이다. 후히 되어 누르고 흔들어 넘치도록 재어서 더 많이 너희의 품에 안겨줄 것이다(누가복음 6장 38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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