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판 회유' 이화영 옥중서신…"검찰 출신 전관 변호사 동원해 회유"

"1313호실 검사 사적 공간서 면담 진행…'검찰 고위직과 약속된 내용'이라고 설득"

민주, 정치검찰 사건 조작 특별대책단 출범…"정치공작 실체 밝혀나갈 것"

검찰 "민주, 이화영 일방적 주장 사실로 인정…수사팀 범죄자 취급"

이 전 부지사는 22일 김광민 변호사를 통해 공개한 옥중서신에서 "검찰 고위직 출신 변호사를 A 검사(수사 검사)가 연결해 만났다"며 "1313호실 검사의 사적 공간에서 면담이 진행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 변호사는 '검찰 고위직과 약속된 내용'이라고 나를 설득했다"며 "'김성태의 진술을 인정하고 대북송금을 이재명을 위해서 한 일'이라고 진술해주면 재판 중인 사건도 나에게 유리하게 해주고 주변 수사도 멈출 것을 검찰에서 약속했다는 것이다"라고 적었다.

또 최근 이 전 부지사가 주장한 '술판 진술 회유'와 관련해 "김성태가 연어를 먹고 싶다고 하자 연어회·회덮밥·국물 요리가 배달됐다. 흰 종이컵에 소주가 따라졌다. 나는 한 모금 입에 대고 더 이상 마시지 않았다"며 "교도관 2∼3인이 영상녹화 조사실 밖에서 대기하고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는 "쌍방울 직원들은 거의 매일 검찰청으로 와서 김성태, 방용철(쌍방울 부회장)의 수발을 들었다. 김성태는 '냄새나는 구치소에 있기 싫다'며 거의 매일 검찰청으로 오후에 출정 나갔다"며 "김성태 등의 행태를 말리는 교도관과 '그냥 두라'고 방조하는 검사와의 충돌도 있었다"고도 적었다.

앞서 이 전 부지사가 지난 4일 법정에서 '지난해 6월경 수원지검 검사실 앞방에서 함께 기소된 쌍방울그룹 김 전 회장, 방 전 부회장과 함께 술을 마시며 진술을 조작했다'는 취지로 주장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이에 민주당은 수원지검에 항의 방문하는 등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나아가 민주당은 이날 국회에서 수원지검의 이 전 부지사 회유 의혹에 대응하기 위해 구성한 '정치검찰사건조작 특별대책단'의 출범식을 개최했다.

특별대책단 단장을 맡은 민형배 의원은 이날 출범식에서 "수원지검의 사건 조작 의혹 진상조사를 시작으로, 근래 검찰이 자행한 정치공작의 실체를 밝혀나갈 것"이라며 "위법 사실을 조목조목 짚어서 검찰청과 법무부가 관련자를 징계하도록 하고, 필요하다면 탄핵 소추도 하겠다"고 예고했다.

그는 "지금 주목받고 있는 '검찰청 술자리 회유' 의혹의 핵심은 수원지검이 이 전 부지사에게 모해위증교사를 했는지 여부"라며 "의혹이 사실이라면 민주공화국의 사법체계를 유린한 명백한 국기문란 사건"이라고 말했다.

반면 검찰은 이 전 부지사 계호 교도관들의 출정일지와 음주 장소로 지목된 1313호 영상녹화실 사진 등을 공개하며 반박에 나서고 있다. 수원지검은 전날(21일) 입장문에서는 "1심 판결 선고를 한 달여 앞두고 허위사실로 수사팀을 음해하는 건 검찰에 대한 부당한 외압을 넘어, 재판에도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의도로 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또 "민주당은 중대 부패범죄로 재판 중인 피고인의 일방적 주장만을 아무런 근거 없이 사실로 인정하고 수사팀을 범죄자 취급했다"며 "이화영 피고인의 주장이 계속해서 거짓으로 드러나고 있음에도 감찰, 탄핵, 국정조사, 특검, 검찰 해체 등을 거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