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인터넷 매체, 대통령 공식 배포 사진 1만여장 분석
명품 시계 최소 14개 파악, 공직자 재산 신고 누락 의혹
예비 조사 진행 중인 페루 검경, 대통령 자택과 관저 급습
◆…볼루아르테 페루 대통령 자택에 진입하려는 페루 경찰. 사진=로이터통신
페루 검찰과 경찰이 '롤렉스 스캔들'을 수사하기 위해 디나 볼루아르테(61) 페루 대통령의 자택 을 급습해 압수수색을 벌였다.
3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BBC 등에 따르면 볼루아르테 대통령의 불법 자산증식과 공직자 재산 미신고 등 의혹에 대해 예비 조사를 진행 중인 페루 경찰은 검찰과 합동으로 지난 29일과 30일 이틀 동안 대통령 자택과 대통령궁을 연달아 압수수색했다.
압수수색에 투입된 40명의 경찰과 검찰 관계자는 문을 열라는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대통령 관저의 문을 부수고 진입하기도 했다.
이번 압수수색은 현지 인터넷 매체 '라엔세로나'의 보도가 나오면서 시작됐다. 이 매체는 볼루아르테 대통령이 2021년 7월 당시 부통령에 취임한 이후 공식 배포된 사진 등 총 1만여장을 분석한 결과, 그가 공식행사에서 착용한 명품 시계가 최소 14개인 것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여기에는 1만4000달러(약 1875만원)짜리 시계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페루 언론은 시계 중 일부가 공직자 재산 신고에 누락됐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디나 볼루아르테 페루 대통령이 페루 검찰이 자택을 급습한 후 대국민 연설을 하고 있다. 2024.03.30 사진=로이터통신
볼루아르테 대통령은 즉각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그는 30일 대국민 연설을 통해 "내가 가진 것들은 18세 때부터 수익금으로 구입한 오래된 물건"이라고 해명하며 "나는 깨끗한 손으로 취임했기 때문에 2026년에 대통령직에서 물러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의 변호인은 현지 언론 인터뷰에서 "압수수색에 동원된 경찰 인력이 과도했다"며 "쇼를 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볼루아르테 대통령은 다음 달 검찰에 출석해 조사받을 예정이다.
정부는 정치적 탄압이라며 검찰과 경찰을 비난했다. 구스타보 아드리아넨 페루 총리는 언론 인터뷰에서 "공휴일 늦은 밤에 이루어진 압수수색은 대통령의 존엄성에 대한 공격"이라고 비판했다. 에두아르도 아라나 페루 법무부 장관도 기자들에게 "압수수색은 위헌"이라고 말했다.
페루는 최근 몇 년 동안 권력남용,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대통령이 잇달아 물러났다. 각료들의 도덕적 해이와 부패 의혹도 지속적으로 제기되면서 정치적 불안정이 계속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