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로이터통신]
최근 3년간 급격한 성장세에도 불구하고 테라·루나 사태 등 사건사고로 성장과 위험이 공존해 있는 스테이블 코인 시장을 규율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미국·유럽 등 주요국들이 스테이블 코인이 갖는 리스크에 대응하여 정책 설계에 나선 만큼 대한민국도 뒤쳐질 수 없다는 것이다.
29일 장보성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스테이블 코인의 리스크와 정책 과제'를 주제로 한 연구보고서에서 "미국과 유럽 연합 등 주요국들은 스테이블 코인에 잠재된 리스크에 유의하면서 허가 및 운영 기준 감독 방안 등을 구체화하고 있는 반면에, 국내는 비스테이블 코인에 대한 논의에 집중하고 있어 제도적인 공백이 우려된다"며 현 상황을 짚었다.
올해 9월 기준 글로벌 스테이블 코인 시장 규모는 2019년말 대비 30배 가까이 증가한 1504억달러(190조원)이며 전체 가상자산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6%에 달한다.
하지만 여러 문제점들로 인해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심화되고 있다. 장보성 연구위원은 "테라(Terra)의 붕괴는 알고리즘형 스테이블 코인이라는 특수한 유형에 국한된 사례로 볼 수 있지만, 테더(USDT) 같은 법화자산 담보형도 준비자산 부족으로 발행사가 벌금을 부과받았다"고 지적했다.
스테이블 코인은 크게 ▲법화자산 담보형 ▲가상자산 담보형 ▲알고리즘형으로 구분되며 Terra는 알고리즘, USDT는 법화자산 담보형에 해당한다.
그는 "기본적으로 발행 가능한 스테이블 코인의 유형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며 "법화자산 담보형 중심으로 발행을 유도해야 한다"고 밝혔다. 법화자산 담보형은 법화, 예금, 전통적인 유가증권(국채, 회사채, CP) 등을 준비자산으로 보유함으로써 가치를 고정하는 방식이다.
이어 "또한 알고리즘의 경우 유형을 비스테이블 코인으로 분류하고 스테이블 코인이라는 명칭의 사용을 금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가상자산 담보형의 경우 안정성이 높은 법화자산형 스테이블 코인을 선별하여 담보로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일부 스테이블 코인의 경우 은행 수준의 규제나 예금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지급 불이행 우려가 커질 수 있다"며 "이러한 스테이블 코인에 대해 지급 의무를 명시하고, 구체적인 준비자산 관리 방안은 금융당국의 선불전자지급 수단에 대한 감독지침을 준용하는 방향으로 제도 설계를 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금융감독원은 고객이 맡긴 선불 충전금이 예금보험 적용 대상이 되지 않아 예치금 관리가 미흡한 점을 보완하기 위해 '전자금융업자의 이용자 자금 보호 가이드라인'을 제정했다. 해당 가이드라인은 충전금을 원칙적으로 은행 등 외부기관에 신탁하고 예외적으로 지급보증보험에 가입토록 하고 있다.
그는 "대형 발행사의 무상지급(airdrop)은 중앙은행의 긴축적인 통화정책을 약화시킬 우려가 존재해 건전성 규제를 적용하여 방지해야 한다"며 "규제 실효성이 크지 않다면 정책당국과 발행사 간 협약을 통해 발행 총량을 관리해야 한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