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 때문에 文대통령 신년 기자회견 열지 않기로

재임기간 중 처음으로 신년 기자회견 안 가져... 작년은 비대면으로 진행

靑 "3·9 대선 전 회견 어려울 듯"…선거 뒤 퇴임회견 가능성 시사

문재인 대통령이 이번 주로 예정했던 임기 마지막 신년 기자회견을 전격 취소했다. 우세종이 된 오미크론 변이 대확산에 대한 대응에 만전을 기하겠다는 취지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24일 "오미크론 변이가 우세종이 된 상황에서 이에 대한 대응에 집중하기 위해 신년기자회견을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 같다"고 밝혔다.

박 수석은 이날 오전 기자들과 만나 "문 대통령은 올해 신년 기자회견을 열고 언론인들로부터 자유롭게 질문을 받고 대답하는 시간을 가지려 준비해왔다. 순방을 마친 이번 주 중으로 회견 일정을 계획했다"며 이같이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민을 대신해 질문해주시는 언론인 여러분과 직접 소통하는 기회가 여의치 않게 된 점이 매우 아쉽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이 취임 이후 신년 기자회견을 열지 않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코로나 방역 단계에서도 비대면으로 기자회견을 했었다.

청와대 측은 '회견이 완전히 취소된 것이냐'는 물음에 "내부적으로 회견을 준비해왔을 뿐 공식적으로 회견 계획을 발표한 적은 없다"면서 "취소라는 단어는 적절치 않은 것 같다"고 답했다.

이를 두고 기자회견이 다소 미뤄져서 열리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지만 설 명절 이후 오미크론 상황이 어떻게 진행될 지도 예측하기 어렵고, 3·9 대선 일정과 맞물려 불필요한 오해의 소지를 만들지 않기 위해 기자회견은 거의 물건너 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지연돼서 열리더라도 내달 15일부터 차기 대선의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는 만큼, 준비에 걸리는 시간 등을 고려하면 대통령의 회견은 대선 뒤로 미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만약 대선 이후 기자회견이 진행될 경우 사실상의 퇴임 기자회견 형식으로 열릴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신년 기자회견에서 대선 방향 또는 후보들과 연계성이 있는 질문이 나올지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에 무리하게 진행할 필요가 없었을 것이라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 22일 중동 순방 후 귀국한 뒤 PCR 검사를 받고 현재 관저에서 재택근무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