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N번방 방지법 사전 검열 아냐"…자유침해 주장에 반박

"음란물 문제로 누리는 자유에 비해 다른 사람이 너무 피해 입어"

디지털 성범죄물 유통을 막기 위한 'N번방 방지법'(전기통신사업법 및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에 대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사전 검열이 아니란 입장을 명백히 했다.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등 야당에서 통신 자유 침해를 이유로 N번방 방지법 개정 또는 폐지에 나설 것으로 보여, 향후 충돌이 예상된다.

이 후보는 지난 11일 경북 구미시 금오공대에서 열린 '함께 나누는 대구·경북의 미래비전'행사에서 N번방 방지법에 대한 의견을 묻는 질문에 "검열이란 반발이 있나 본데, 전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표현의 자유, 언론의 자유는 좋다"며 "(하지만) 권한에는 책임이 따르고 권리에는 의무가 따른다"고 밝혔다. 본질적 및 법률적 한계에 따라 n번방 방지법이 타당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 후보는 "내가 즐겁자고 다른 사람에게 고통을 주면 안되는 본질적 한계 그리고 합의했으면 따라야하는 법률적 한계가 있다"며 "헌법이 민주주의 체제를 보장하라고 언론의 특권을 보호했더니 그것을 이용해 가짜뉴스를 퍼트려 자기 이익을 도모하고 국민 판단을 흐리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가 댓글에 개인으로 '이재명이 뭐라 뭐라' 가짜로 썼으면 '왜 이래' 정도로 끝나지만 언론 이름으로 '이재명이 돈을 받았다'고 쓰는 건 국민의 판단을 흐리는 것이기 때문에 엄정하게 제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또 "N번방 음란물 문제로 누리는 자유에 비해 다른 사람이 너무 피해를 입는다"며 "사회질서에 반하면 안 된다"고 했다.

지난 10일부터 시행된 N번방 방지법은 불법촬영물 필터링 기술이 적용되고 있는데, 이에 대해 일각에선 필터링이 사실상 사전 검열 아니냐고 반발하고 있다.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고양이 사진을 올렸는데 검토 중이라는 문구가 떴다’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으며, 일상 사진 등에도 불법촬영물로 검토중이라는 문구가 뜨면서 반발이 일고 있다.

이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소위 'n번방 방지법'이라고 하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은 기준의 모호함에 더해 헌법 18조가 보장하는 통신의 자유를 심하게 침해할 소지가 있다"며 "당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재개정을 추진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역시 1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물론 불법 촬영물 유포나 디지털 성범죄와 같은 흉악한 범죄는 반드시 원천 차단하고 강도 높게 처벌해야 한다"면서도 "통신 비밀 침해 소지는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무겁게 받아들여야 하는 문제"라고 밝혔다.

이어 "귀여운 고양이, 사랑하는 가족의 동영상도 검열의 대상이 된다면, 그런 나라가 어떻게 자유의 나라겠습니까"라고 반문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도 이번 개정안에 대해 "즉시 전면 폐지"를 주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