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링컨, ‘하나의 중국’ 지지한다면서도 “긴장 고조시키는 中 조치에 반대”
왕이 “미국, 가짜 ‘하나의 중국’ 아닌 진정한 ‘하나의 중국’ 정책을 시행해야 해”
알래스카 정상회담 이후 7개월만…바이든·시진핑 올해 화상 정상회의 개최 예정
◆…31일(현지시간)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린 이탈리아 로마에서 만난 앤서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왕이 중국 외교부장 <사진 로이터>
지난 3월 설전을 벌인 알래스카 회담 이후 7개월만에 만난 두 장관은 상대국에 대만해협 전역에 긴장을 고조시킬 수 있는 움직임에 대해 지적했다.
이날 블링컨 장관은 “미국은 ‘하나의 중국’ 정책을 지지한다”면서도 “대만해협의 긴장을 고조시키는 중국의 조치에 반대한다”고 말했다.
미 국무부는 미국 측이 중국의 일방적인 현상 변화에 반대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양측 모두 무엇보다 개방된 대화 선이 중요하다는 것을 인식한다”고 덧붙였다.
이날도 중국 전투기 8대가 대만 방공식별구역(ADIZ)에 진입하는 등 최근 대만을 겨냥한 중국의 군사훈련이 증가하고 있다. ‘하나의 중국’을 주장하는 중국은 대만은 중국에 속한다고 주장하며 대만 통일을 위해서는 무력 사용도 배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반면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왕이 부장은 이날 미국에 “가짜 ‘하나의 중국’ 정책이 아닌 진정한 ‘하나의 중국’ 정책을 시행해야 한다”며 “말과 행동이 달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왕이 부장은 “현재 대만 상황의 문제점은 대만이 ‘하나의 중국’ 틀을 깨려고 계속 시도하고 미국은 ‘대만 독립’ 세력을 지지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후 성명에서 “미국 측이 중국의 정당한 권익을 훼손한 여러 문제에 우려를 표명하고 미국 측에 노선을 바꿔 중·미 관계를 건전한 발전의 궤도로 되돌려 줄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한편 미 국무부 관리는 “이번 로마 회담은 이례적으로 솔직하지만 생산적이었다”며 “올해 말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화상 정상회담을 위한 토대를 마련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그간 중국이 대만을 공격할 경우 군사적으로 개입할 것인지에 대해 ‘전략적 모호성’ 정책을 이어왔다.
지난주 바이든 대통령은 “필요하면 대만을 방어하겠다”고 밝혔지만 블링컨 장관은 이와 관련해 “우리 정책에는 변화가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는 대만에 대한 현재 상황을 파괴할 수 있는 어떠한 일방적인 조치도 취하지 않도록 확실히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