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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세 판례광장]

해외 정켓업자에 대한 국내 과세문제

  • 보도 : 2021.07.26 09:41
  • 수정 : 2021.07.26 09:41

고정사업장 존재 여부와 귀속소득 판단

코로나 사태로 국가 간 여행이 제한되는 지금은 아니겠지만, 이전에는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들이 찾는 곳 중 하나가 카지노 사업장이었다. 라스베이거스나 마카오 같은 규모는 아닐지라도 서울이나 제주도 등에 몇몇 사업장이 운영 중이며 내국인은 출입할 수 없는 곳 중 하나이다.

2020년 4월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카지노업 현황'에 따르면 국내에서 영업 중인 외국인전용 카지노 영업장은 총 16개(12개 법인)이며 2019년 매출액은 1.4조원, 2019년 입장객 수는 약 320만명에 달한다.

많은 외국인 카지노 이용객 중에 소위 '큰 손' 들이 창출하는 수익은 막대하다. 이러한 고객들은 카지노에서 베팅하는 금액이 상당하며 일반인들이 상상하기 힘든 규모의 판 돈을 거는 경우도 종종 있다.

이와 같은 VIP 고객들을 상대로 제공되는 고급 카지노 영업을 "정켓"(Junket) 영업이라 하며 해외에서 국내로 정켓 카지노를 즐기기 위한 고객을 모집하는 업자들을 "정켓업자"라고 부른다.

정켓업자들은 해외에서 경제력 있는 고객들을 모집하고 그들에게 국내 카지노 업장들을 소개하고 알선한다. 정켓업자들은 보통 해외에 근거지를 두고 있으며 해외에서 VIP 고객 모집을 위한 대부분의 활동을 수행하고 있다.

정켓업자를 통해 국내 카지노 업장을 방문하기로 한 고객에게 정켓업자는 국내 여행 기간 동안 고객을 위한 각종 편의를 제공한다. 가령 고객들이 카지노에서 아무런 불편 없이 게임을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하여 호텔, 공항, 카지노 영업장 안내 등의 업무와 환전(칩교환) 업무를 수행하며 심지어 판 돈을 필요로 하는 고객들에게 베팅할 금액을 지원하기도 한다.

이들은 보통 국내 카지노 업장에 작은 사무실을 차려놓고 종업원을 두어 VIP 고객들의 편의를 봐주는 식으로 영업을 하는 것이다.

그러면 정켓업자들은 어떤 방식으로 수익을 창출할까? 당연하게도 정켓업자들은 VIP 고객을 알선해준 국내 카지노 영업장으로부터 수익을 배분받는다. 정켓업자들이 카지노 영업장으로부터 그들이 알선해준 VIP 고객들이 게임에 투입한 금액(롤링 금액)의 일정비율을 지급 받거나 고객이 잃은 판 돈의 일부를 지급 받기도 한다.

정켓업자들은 그들이 소개한 VIP고객이 국내 카지노에서 더 많은 금액을 베팅할수록, 그리고 더 많은 돈을 잃을수록 더 큰 수익을 가져가게 되는 구조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해외 정켓업자들이 국내에서 얻은 소득에 대해 법인세·소득세는 어떻게 부과하여야 할까?

먼저, 해외 정켓업자들의 소득에 대해 국내에서 세금을 부과할 수 있는지부터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해외 정켓업자들이 국내에서 창출하는 수익은 세법상 '사업소득'에 해당한다는 점에서는 이견이 없다. 해외 정켓업자가 거주하는 국가가 대한민국과 조세조약을 체결한 국가라면 해외 정켓업자가 국내에 고정사업장이 존재하는 경우에 한하여 법인세·소득세를 부과할 수 있으니 국내 고정사업장 존재 여부부터 판단하여야 한다.

위에서 설명한 것처럼, 정켓업자들은 국내 카지노 영업장의 작은 사무실에 직원들을 두고 고객들에게 칩을 제공하거나 VIP 고객들이 창출한 매출액을 확인하기도 하고, 고객들을 위한 항공권 예약 및 탑승 안내 업무, 공항에서 카지노 영업장까지 안내하는 업무 및 호텔과 식당의 예약 및 안내 업무 등을 수행하였다.

이와 같은 업무를 수행한 카지노 영업장 내 사무실을 정켓업자의 국내 고정사업장으로 볼 수 있을까?

대법원은 최근 판결('대상판결')에서 정켓업자들 직원들이 사무실에서 수행하는 활동은 정켓업자의 본질적이고 중요한 사업활동에 해당하므로 해당 사무실을 국내 고정사업장으로 볼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

그렇다면, 정켓업자가 얻은 수익금액 전부를 과세하여야 할까?

비거주자·외국법인의 사업소득은 국내 고정사업장에 귀속되는 부분에 한하여 국내에서 과세될 수 있는 것이 원칙이다.

과연 정켓업자가 얻은 소득 전부가 국내 고정사업장(카지노 영업장 내 사무실)에 귀속된다고 볼 수 있는가? 정켓업자가 국내에서 수행한 업무들이 중요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그들이 해외에서 VIP 고객을 알선하기 위해 수행한 업무들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가령, VIP 고객들을 모집하기 위해 해외에서 여러 가지 광고나 판촉활동을 수행하였을 것이고 정켓업자 수익 창출에 적지 않은 기여를 하였다고 보아야 한다.

대상판결은 이 점을 분명히 구분하여 국내에서 과세될 수 있는 소득은 국내에서 수행된 활동들에 대한 대가에 국한되어야 하고 그 외 활동들에 대한 대가는 국내에서 과세될 수 없다고 판시하였다. 물론 정켓업자들의 소득에서 국내 고정사업장에 귀속되어야 할 소득과 그렇지 않은 소득을 구분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이에 대해 대법원은 고정사업장 귀속 소득 증명책임은 과세관청에 있다고 돌려세웠을 뿐 구체적인 법리를 제시하지 않아 아쉬운 점이 있다.

일찍이 OECD에서는 "REPORT ON THE ATTRIBUTION OF PROFITS TO PERMANENT ESTABLISHMENTS"를 발간하여 고정사업장에 귀속될 소득의 결정문제에 대해 연구해왔다. 해당 보고서에서 OECD는 소위 The Authorized OECD Approach ('AOA') 개념을 정립하여 2단계 접근법(Two-step approach)을 소개하였는데 이에 따르면 (1) 기능적 분석 및 사실적 분석을 통해 국내 고정사업장을 "독립된 별개의 기업"으로 가정하고 (2) 정상가격의 원칙(Arm's length principle basis)을 바탕으로 독립된 기업으로 가정된 고정사업장과 본점 등 외국기업의 다른 부문간 적정한 거래가격을 결정하여 고정사업장에 귀속되어야 할 소득을 산정하도록 하였다.

이렇게 고정사업장을 독립기업으로 간주하는 접근방법은 OECD 모델 조세조약에 명시되어 있고(모델조세조약 제7조 제2항), 우리나라가 체결한 대부분의 조세조약에도 채택되었다.

대상판결 역시 조세조약 상 독립기업의 원칙을 인용하면서 이에 따라 고정사업장 귀속소득을 결정하여야 한다고 명시적으로 언급하였다.

비록 이번 대상판결이 국내 고정사업장에 귀속되어야 할 소득금액 산정에 관하여 구체적 법리를 제시하지는 아니하였으나 조세조약상 독립기업 원칙을 다룬 첫 번째 판결이라는 점에서 그 의의가 있다고 할 것이다. 앞으로 대법원이 유사한 사건에 대한 판결을 통해 고정사업장 귀속소득 결정에 대한 좀 더 구체적인 법리를 제시할 것을 기대해 본다. 대법원 2020.06.25 선고 2017두72935 판결

법무법인 광장 판례 세미나
이진욱 공인회계사

[약력] 연세대학교 경영학과 졸업, 연세대학교 법무대학원 조세법 석사, 플로리다 대학교 S.J.D. in Taxation 과정(수료), (전) 안진회계법인,
[이메일] jinwook.lee@leek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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