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비수도권, 내일부터 거리두기 3단계 일괄 상향"

수도권 4단계 연장에는 "고통의 시간 길어져 매우 송구"

문재인 대통령은 25일 "비수도권에서도 내일부터 거리두기 단계를 3단계로 일괄 상향하는 등 강화된 방역조치를 시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 위기관리센터에서 광역단체장들이 참석한 가운데 7개월 만에 주재한 코로나19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에서 "최근 가장 우려가 되는 것은 비수도권의 확산세다"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짧고 굵게' 하겠다던 수도권 거리두기 4단계를 2주 연장한 데 대해선 "확산세를 하루속히 차단하고 상황을 반전시키기 절박한 심정으로 연장한 것"이라며 "국민들이 감내해야 할 고통의 시간이 길어지게 돼 매우 송구하고 안타까운 마음"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정부의 수도권 4단계 조치가 전문가들 우려대로 풍선효과와 함께 휴가지 중심으로 이동량이 많아지며 비수도권 확진자 비중이 35%를 넘어서는 등 전국으로 확산되는 양상이 뚜렷하게 났음을 우회적으로 시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지난 2주간의 고강도 조치에 의해 확산을 진정시키진 못했지만, 확진자 급증세를 어느 정도 억제할 수 있었다"고 강조한 뒤, "국민들께서 어렵고 힘들겠지만, 조금 더 인내하며 지금의 고비를 빠르게 넘길 수 있도록 힘을 모아주시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참석 단체장들을 향해서는 "지자체의 주도적 역할이 어느 때보다도 중요한 시점"이라며 "지역의 특성에 맞는 방역대책을 빈틈없이 추진해 주시길 당부드린다고 한 뒤, “정부는 지자체의 노력을 적극적으로 뒷받침하며 필요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처럼 비수도권 3단계 격상을 선언했으나, 인구대비 감염자 숫자가 서울 다음으로 높은 대전시는 거리두기를 4단계로 격상하기로 했고, 세자릿수 신규 확진자가 연일 쏟아지고 있는 부산과 경남도 4단계 격상을 고심하는 등 비수도권에는 초비상이 걸린 양상이다.

이에 대해 보건복지부는 "3단계 격상은 준비 절차를 고려해 모레(27일)부터 적용된다"며 회의에서 나온 문 대통령의 발언을 수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