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금 더 넣어봐"... 짠 음식 먹고싶은 날, 이유 있었네

유난히 짜게 먹고 싶은 날이 있다. 그런데 소금을 먹고 싶은 욕구가 장내 신경세포에서 비롯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 연구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메타볼리즘'(Nature Metabolism)' 지난달 3일 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2일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생명과학과 서성배 교수 연구팀이 나트륨에 대한 우리 몸의 새로운 감지 작용과 그 욕구를 조절하는 기제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나트륨은 몸에 꼭 필요한 미량영양소 중 하나다. 수분 균형과 혈압을 조절하며 근육 수축 작용에 필수적이다. 그러나 과다 섭취할 경우 고혈압 등의 질병을 유발할 수 있어 먹는 양에 신경써야 한다.

연구팀은 동물 모델을 통해 소금 섭취 욕구가 단지 짠맛을 즐기기 위해서만 생기는 것이 아니라 체내 나트륨 수준에 따라서도 결정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그동안 소금에 대한 욕구는 미각에서 비롯된다는 게 일반적인 생각이었지만, 장내 신경세포가 소금에 대한 섭취 욕구를 조절한다는 메커니즘을 규명해낸 것이다.

연구팀은 초파리를 이용해 나트륨 결핍 상태에 따른 소금에 대한 선호도를 파악했다. 나트륨에 대한 미각 센서가 고장 난 'Ir76b' 돌연변이 초파리를 제작, 스크리닝해 나트륨을 인지하는 장내 신경세포가 존재함을 확인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서성배 교수는 "곤충뿐만 아니라 포유동물과 같은 척추동물에서도 비슷한 메커니즘이 존재할 가능성이 있다"며 "소금 과다 섭취로 생기는 고혈압 등 질병에 대한 새로운 접근법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우리 몸은 나트륨이 과다해지면 여러 질병의 위험이 생긴다. 특히 나트륨에 예민한 사람에게 고혈압을 유발시켜 관련 질환인 심장병, 혈관질환의 발생률과 중풍으로 인한 사망률을 증가시킨다.

특히 한국인에 경우 소금 섭취량의 절반 이상은 김치나 간장 등 전통음식을 통한 섭취로 알려져 있다. 이에 김치에 무나 당근 등을 넣어 덜 짜게 하거나 저염 소금을 활용해 배추를 절여 주는 게 좋고, 국물이 있는 음식을 먹을 때는 건더기만 먹는 것을 추천한다. 국이나 찌개는 나트륨 섭취를 높이는 지름길이다.

만약 짜게 먹는 습관이 익숙하다면, 야채와 과일로 희석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야채와 과일에는 칼륨이 풍부하다. 칼륨이 우리 몸속에 들어오면 나트륨 배설을 촉진 시키는 작용을 한다. 토마토와 콩 고구마 오이는 나트륨 배출에 좋은 음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