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성여대, 독문과·불문과 폐지…'인문학 위기 가속화'

올해 입학한 신입생 두 학과에 지원 가능

내년도 신입생 학부로 입학해 전공 결정

'무전공' 선발 전형이 대학마다 확대되면서 일부 학과 전공이 통폐합 위기에 놓였다.

27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덕성여대 이사회는 최근 독어독문학과, 불어불문학과에 내년도 신입생을 배정하지 않기로 하고 259명 규모의 자유전공학부 신설 등을 골자로 한 학칙 개정안을 의결했다.

이에 따라 덕성여대 신입생들은 학부로 입학해 2학년 때부터 전공을 결정한다. 올해 입학한 1학년은 두 학과에 지원할 수 있지만, 내년 입학생들은 지원할 수 없게 됐다.

독어독문학·불어불문학과 폐지는 서울 시내 대학권에서는 최초다. 덕성여대 관계자는 "학령인구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학교가 장기적으로 생존하고 발전하기 위한 취지"라고 밝혔다.

최근 어문계열 학과를 통폐합하는 대학들이 늘어나고 있다. 기업이 원하는 인재들을 양성하지 못하고 있어 해당 학과에 대한 무용론은 꾸준히 제기돼 왔다.

한국교육개발원 교육통계연보에 따르면 전국 4년제 대학 어문학과는 2018년 920곳에서 2023년 750곳으로 5년 만에 18%가 사라졌다. 입학 정원도 같은 기간 1만8451명에서 1만5000명으로 줄었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추진하는 무전공 입학생 확대 방침과 관련이 있다는 분석이다. 교육부는 2025학년도 신입생 모집에서 무전공 입학 제도를 시행할 경우 가점을 부여해 지원금을 차등 지급하기로 했다. 지원을 받아야 하는 대학 입장에서는 다른 전공의 정원을 줄여 무전공 입학생 비율을 늘려야 하는 상황에 놓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