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계획 입수…정보, 시리아 거쳐 러로 전달"
현직 고위 관료 제거하고 우크라 탓하려 정보 묵살
러 "우크라 소행" 주장엔 "적이라도 민간인 테러 승인 안 해"
◆…키릴로 부다노우 우크라이나 군 정보국장 <로이터 영상 캡쳐>
28일(현지시간) NBC에 따르면 키릴로 부다노우 우크라이나 군 정보국장은 이날 키이우에서 열린 포럼을 통해 "러시아는 적어도 2024년 2월 15일부터 이 계획에 대해 알고 있었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정보는 시리아 정보국을 거쳐 모스크바로 전달됐다"며 "모든 것이 갑자기 실현됐다는 그들(러시아)의 이야기를 믿어서는 안 된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부다노우 국장은 러시아가 현직 고위 관료들을 제거하고 이를 우크라이나의 소행으로 돌리기 위해 이 같은 정보를 무시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러시아는 공격 규모를 너무 과소평가했다"라며 "그들은 공격이 조금 더 국지적인 형태로 이뤄질 것으로 생각했다"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그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가 배후"라는 주장에 관해 "적일지라도 민간인 테러는 승인하지 않는다"라고 일축했다.
지난 22일 모스크바 북서부 크로커스 시티홀에 무장 괴한들이 난입해 무차별 총격을 가하고 폭발물을 투척하며 대규모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러시아 보건부는 전날 27일(현지시간) 143명의 사망자 명단을 발표했다.
테러 사태 이후 이슬람 수니파 극단 무장세력인 이슬람국가(IS)는 테러 현장 영상을 공개하며 자신들이 배후라고 밝혔으나 러시아 당국은 우크라이나가 연루돼 있을 뿐 아니라 서방이 우크라이나를 지지하는 자신들의 정부에 대한 비난을 회피하기 위해 IS에 책임을 돌리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날에도 러시아 조사위원회는 성명을 통해 테러가 우크라이나와 연관돼 있다는 증거를 확보했다고 주장했다.
조사위는 "구금된 테러리스트들로부터 압수한 물품과 금융 거래에 관한 정보를 분석한 결과 이들이 우크라이나 민족주의자들과 연관돼 있다는 증거를 확보했다"라며 "테러범들이 우크라이나로부터 상당한 양의 현금과 암호화폐를 받았다"라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측은 자신들이 이번 공격과 관련이 없다고 거듭 부인하고 있으며 미국은 이번 사태가 전적으로 IS 책임이라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일각에서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개입설을 주장하며 이번 테러 사건을 빌미로 우크라이나 침공을 강화할 수 있다고 관측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