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목, 식품업계 가격 인하 요구.."국제곡물가격 인하 반영 안돼"

6일 물가관계장관 회의 발언

정부가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한 달만에 다시 3%대를 기록하는 등 물가 안정 흐름이 다소 주춤한 모습을 보이자 식품업계를 향해 가격 인하를 요구하고 나섰다.

원료 가격이 하락한 데다 정부가 주요 식품원료 관세를 인하하는 조치를 연장하기로 한 만큼 업계가 물가 부담 완화에 적극 동참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는 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물가관계장관 회의'를 열고 최근 물가동향 및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회의 직전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1%로 한 달만에 다시 3%대로 올라서자 정부는 2%대 물가 안착을 위해 총력을 다하기로 했다.

정부는 우선 농축수산물 가격 억제에 역량을 집중하기로 했다.

최 부총리는 "3~4월 농축수산물 할인지원에 역대 최대 수준인 600억원을 투입해 사과, 배 등 주요 먹거리 체감가격을 최대 40~50% 인하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서 오렌지, 바나나 등 주요 과일을 직수입해 저렴한 가격으로 시중에 공급하고 수입과일 3종에 대해 추가 관세 인하를 적용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날부터 비상수급안정대책반을 가동해 품목별 동향을 매일 모니터링한다.

최 부총리는 "석유류, 서비스 등 불안 품목에 대해서는 각 부처가 현장점검 등을 통해 물가안정 분위기를 확산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학원비의 경우 지방자치단체별 교습비 조정기준을 위반할 경우 과태료 부과 등 엄정 조치를 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최 부총리는 기업들에게도 물가 안정 노력에 동참해줄 것을 요구했다.

그는 "최근 국제곡물가격이 2022년 고점 대비 절반 가량 하락했으나 밀가루, 식용류 등 식품가격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아 고물가를 유발한다는 지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식량가격지수는 이달 4일 현재 391로 지난 2022년 5월 고점(736) 대비 절반 수준이다.

최 부총리는 "원료 가격 상승을 이유로 가격을 인상했다면 하락 시에는 제때, 그리고 하락분만큼 제대로 내려야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합리적인 경영활동"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원자재 가격 급등기에 지원했던 주요 식품원료 관세 인하 조치를 원자재 가격이 하락한 올해도 추가 연장하기로 한 만큼 업계도 국민 부담 완화에 적극 동참해 달라"고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