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증시 美·日과 디커플링 심화... 2월 변수는?

韓·中 '약세'...美·日 '강세'

1월 FOMC 매파적 동결...조기 금리 인하론 일축, QT 축소 논의 없었다

2월 통화정책 일정 공백, 中 경기부양책 관심↑...디플레 탈피 여부 주목

2월 증시는 최근 열린 1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 매파적 동결이 확인되면서 파장이 예상된다. 중국의 경기부양책 및 디플레이션 탈피 여부도 이번 달 증시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제언이 나왔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코스피 지수는 종가 기준으로 2669.81에서 2497.09로 6% 하락했고, 코스닥은 878.93에서 799.24로 9% 떨어졌다.

중화권 증시는 일제히 추락했다. 상하이종합지수는 2962.28에서 2788.55로 6% 내렸고, 선전종합지수는 1823.85에서 1544.90으로 15% 떨어졌다. 홍콩H지수는 5672.53에서 5194.04로 8% 하락했다.

반면 뉴욕증시는 강세를 나타냈다. 다우지수는 3만7715.04에서 3만8150.30로 1%,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4742.83에서 4845.65로 2%, 나스닥지수는 1만4765.94에서 1만5164.01로 3% 상승했다.

일본 닛케이지수는 3만3288.29에서 3만6286.71로 9% 올랐다. 지난 23일 장중 한때 3만6984.51을 기록해 1990년 2월 이후 34년 만에 최고 수준까지 올랐다.

김병연 NH투자증권 투자전략 총괄은 "지난해 주식시장의 특징이 신냉전과 공급망 재편이었다면 올해 초 글로벌 주식시장은 선진국과 신흥국간의 디커플링이 특징"이라고 요약했다.

그러면서 "상대적으로 양호한 미국의 경기와 민간투자가 신흥국 대비 선진국의 차별화를 이끌고 있고 한국은 중국, 반도체실적, PF우려 등으로 디커플링이 심화됐다"고 설명했다.

KB증권 자산배분전략부는 '월간 투자전략' 보고서에서 "일본 수출이 엔화 약세와 공급망 논란 이후 한국 대비 추세적 증가세를 보이면서 한국·중국 증시에서 일본 증시로 매수세가 이동하는 것이 증시의 변동을 만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이날 열린 1월 FOMC 결과 매파적 동결을 확인하면서 뉴욕증시 하락 마감하며 상승세가 꺾이면서 이번 달 국내 증시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31일(현지시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연준은 FOMC 정례회의 직후 낸 성명에서 기존 5.25~5.5%이던 기준금리를 현재 수준으로 유지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작년 9월, 11월, 12월에 이어 4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유지했다.

제롬 파월 Fed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인플레이션이 2% 아래로 내려갈 것이란 강력한 확신이 있을 때까지는 기준금리를 인하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밝혔다.

또한, "3월에 기준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며 조기 금리 인하론을 일축하면서도 "성장세도 강하고 노동시장도 견조하며 인플레이션이 완화하고 있다. 금리를 인하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12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3.4% 오르면서 4개월째 3%대 증가율을 유지했다. 또 다른 물가지표인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 상승률은 작년 12월 2.9%를 기록하면서 2년 9개월 만에 2%대에 진입했다.

미국 고용지표는 예상 대비 탄탄한 모습을 보였다. 지난달 미국의 비농업 부문 고용은 21만6000명 증가해 시장 예상치(17만명 증가)를 웃돌았다. 실업률은 3.7%로 월가 예상치인 3.8%보다도 낮았다.

일각에서는 양적 긴축(QT) 축소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았으나 성명서 상의 변화는 없었다. Fed는 성명서에서 "이전에 발표한 계획에 설명된대로 국채와 기관채, 주택저당증권(MBS) 보유량을 계속해서 줄일 것"이라고 언급했다. 연준은 2022년 9월부터 매달 최대 950억 달러(약 128조원)의 보유 자산을 축소하는 양적 긴축을 진행하고 있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미 연준의 조기 피봇(Pivot) 기대감 약화가 차익실현의 빌미가 된 만큼 (국내 증시에) 간접적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민석 교보증권 책임연구원은 "3월 금리인하 가능성 하락에도 불구하고 미 증시는 인공지능(AI) 모멘텀에 힘입어 상승했지만, 국내 증시는 중국 증시와 커플링되며 하방 압력이 커지는 모습을 보였다"고 전했다.

김수연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작년 12월 FOMC 이후 조성된 미국 금리인하 기대가 1월 들어 비농업 고용 등 미국의 경제지표가 양호하게 발표되면서 약해졌다"고 설명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일각에선 연준위원들의 금리 신중론을 경계하나 큰 의미를 둘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며 "시장의 과도한 기대치를 진정시키기 위한 조치일 뿐 긴축 해제라는 큰 흐름에 반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웅찬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준금리 인하 지연에도 불구하고 시장금리는 하락하고 크레딧 스프레드가 좁혀져 글로벌 유동성은 회복되고 있다"며 "아직 애매한 경기나 개선되는 유동성을 보면 (연준이) 금리 인하를 서두를 이유는 없는 셈"이라고 짚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오는 13일 공개되는 1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결과에 따라 코스피를 비롯한 글로벌 증시 방향성이 결정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웅찬 연구원은 "1월 FOMC가 지나고 나면 통화정책 이벤트는 3월까지 공백 상황이 되는 반면 중국 경기부양책에 대한 관심은 더해질 것"이라며 "2월 춘절 연휴(2/10~17일)를 지나 3월 초 양회(3/4)까지 중국 경기 기대감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2월에는 중국의 디플레이션 탈피 여부에도 관심을 가져야한다"고 제언했다.

중국은 1년 이상 디플레 국면에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중국의 전년 대비 생산자물가지수(PPI)는 2022년 10월 이후 15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고, CPI는 3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 중이다.

이 연구원은 "중국이 디플레이션에서 벗어나면 신흥국 증시로 본격적인 자금 유입되고 국내 증시에서 중국 물가지표와 PBR 연관성이 높은 기업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주식시장 색깔이 변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