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자사주 마법' 못 쓴다... 인적분할시 자사주 신주배정금지

금융위, 상장법인 자사주 제도개선방안 발표

자사주 신탁 취득 시 직접 취득과 동일 규제

자사주 제외 시가총액 정보 제공 등 공시 강화

금융위원회는 김소영 부위원장 주재로 '상장법인 자기주식 제도개선 간담회'를 열고 '주권상장법인 자기주식 제도개선방안'을 발표했다고 30일 밝혔다.

김소영 부위원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자사주 제도가 대주주의 편법적인 지배력 확대수단으로 남용되지 않고, 주주가치 제고라는 본연의 목적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관련 제도를 개선하겠다"고 설명했다.

이번 제도개선 방안의 핵심은 인적분할시 자사주에 대한 신주배정을 금지하는 것이다.

자사주 제도는 인적분할 시 자사주에 대한 신주배정이 관행적으로 이뤄져 왔다. 이로 인해 자사주 마법이 발생함에 따라 회사자금이 최대주주의 지배력을 높이는데 활용된다는 비판이 제기돼 왔다.

자사주 마법은 회사의 인적분할 과정에서 기존회사의 자사주에 신설회사의 신주를 배정함으로써 지배주주의 지배력이 강화되는 현상을 의미한다.

또한, 인적분할 후 신설회사가 재상장을 신청하는 경우 배당 확대 등 종합적인 투자자 보호방안을 심사하는 등 상장심사도 강화된다.

한편 자사주 신탁 취득 시 직접 취득과 동일한 규제가 적용되도록 제도가 개선된다.

직접취득의 경우 취득예정수량에 미달하여 자사주 취득하면 사유서를 제출하고, 1개월 경과 후에야 새로운 자사주 취득이 허용된다.

앞으로 신탁으로 자사주를 취득할 경우 직접취득방식과 동일하게 자사주 취득금액이 당초 계획·공시된 자사주 매입금액보다 적은 경우에는 사유서를 제출하게 하고, 계획된 자사주 매입기간 종료 이후 1개월 경과 전에는 새로운 신탁계약 체결을 제한하도록 개선한다. 자사주의 취득·보유·처분 등 전 과정에 대한 공시도 강화한다.

특히 자사주를 제외한 시가총액 정보를 투자자에게 제공할 예정이다. 그동안 시가총액 산정할 때 자사주가 포함됨에 따라 자사주 보유비율이 높을수록 시가총액이 과대평가될 수 있다는 지적이 있어왔다.

상장법인의 자사주 보유비중이 발행주식 수의 10% 등 일정수준 이상이 되는 경우 이사회가 자사주 보유사유, 추가매입 또는 처분계획 등 자사주 보유의 적정성을 검토하고, 공시토록 의무를 부과한다.

아울러 임의적인 자사주 처분에 대한 시장의 감시와 견제기능이 작동할 수 있도록 자사주 처분시 처분목적, 처분상대방 선정 사유, 일반주주의 권익에 미치는 영향 등을 구체적으로 공시하도록 한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금번에 마련된 상장법인 자사주 제도개선방안의 신속한 추진을 위해 상반기 중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 등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