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韓, 물가안정기 진입 마지막 단계 리스크 잔존”

BOK 이슈노트: 물가안정기로의 전환 사례 분석 및 시사점 발표

물가안정기, 인플레가 일상적 경제활동에 중대한 영향 미치지 않는 상태

“물가안정기 진입 실패, 마지막 단계(last mile) 리스크 부주의에 기인”

“물가안정기조 재진입 여부 다양한 관점에서 확인할 필요”

한국은행은 우리나라의 인플레이션 국면이 기저효과로 인플레이션은 안정되어 보이는 상황으로 물가안정기 진입과 관련된 마지막 단계 리스크가 잔존한다고 평가했다.

한은은 29일 'BOK 이슈노트: 물가안정기로의 전환 사례 분석 및 시사점' 보고서에서 기저효과를 물가안정기로의 진입으로 오인해 성급하게 완화기조로 전환할 경우 물가안정기로의 진입에 실패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주요국이 과거 물가안정기로 전환되었던 사례와 그 특징을 살펴보고 이를 기준으로 현재의 인플레이션 국면을 진단한 후 향후 통화정책 기조전환과 관련한 시사점을 도출했다.

보고서에 의하면 물가안정기는 인플레이션이 경제주체의 일상적 경제활동(예를 들어 가격조정 등)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지 않는 상태로 정의된다.

물가안정기는 ▲경제주체들이 현재의 물가 또는 인플레이션에 대해 합리적 무관심을 유지(인플레이션이 경제주체들의 의사결정에 중요한 정보가 아니므로 이에 무관심) ▲특정 부문에서 발생한 인플레이션 충격이 여타 부문으로 파급되지 않고 그 부문 내에서 자체적으로 소멸(self-stabilizing)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으로 등락하더라도 기조적으로는 장기간 목표수준 근방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상태 등 특징이 있다.

한은의 물가안정기로의 전환 사례 분석 결과 고인플레이션기에는 부문별 물가 충격이 여타 부문의 가격조정을 촉발했던 반면 물가안정기에는 부문별 인플레이션의 독립적 충격이 상대가격 변화만을 일으키는 경향이 있었다.

구체적으로 보면 부문간 상호작용은 상품 부문의 인플레이션이 서비스 부문으로 파급되면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러한 부문간 인플레이션 충격의 파급에는 기대인플레이션이 연결고리로 작용했다.

인플레이션 충격의 부문간 파급효과가 제한적일 경우 종합지수의 측면에서는 근원 인플레이션을 중심으로 헤드라인 인플레이션이 등락하는 경향을 보이게 됐다. 한은은 역사적으로 물가안정기로의 진입에 실패했던 사례를 보면 마지막 단계(last mile) 리스크(가격조정 모멘텀과 인플레이션 재발 위험이 상존하는 가운데 기저효과로 인플레이션은 안정되어 보이는 상황)에 대한 부주의에 기인하는 경우가 다수라고 지적했다.

한은 관계자는 "현재 우리나라의 인플레이션 국면을 진단해 보면 점차 인플레이션 지표가 낮아지는 모습이나 물가안정기 진입과 관련된 마지막 단계 리스크는 잔존하는 것으로 평가된다"며 "특히 인플레이션 기대 및 품목별 분포를 보면 아직 가격조정 모멘텀이 남아있는 데다 비용충격이 추가로 발생할 여지도 여전히 존재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부 물가지표의 일시적 긍정 신호(head fake)에 과도한 의미를 두지 않도록 다양한 지표들의 추세적 움직임을 인내심을 갖고 종합적으로 분석·판단하는 노력을 지속할 필요가 있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