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전쟁이후 처음으로 직접적인 군사개입 나서
후티 "미·영 모든 자산 예멘군의 합법적인 표적"
이란 "예멘의 주권과 영토 보전을 명백하게 침해"
전문가 "이란이 분쟁 관여 가능성 높아져 확전↑"
◆…후티 반군의 군사 목표물을 타격하고 RAF 아크로티리 기지로 돌아온 RAF 타이푼 항공기. 사진=로이터통신
미국과 영국의 공습을 받은 예멘의 친이란 반군 후티가 강력한 보복을 예고하면서 중동 정세에 전운이 더욱 짙어지고 있다.
12일(현지시간) AFP 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후티 반군 최고정치위원회는 이날 성명을 통해 "미국과 영국의 침략에 대응해 이제 그들의 모든 자산은 예멘군의 합법적인 표적이 됐다"고 경고했다.
후티의 야히야 사리 대변인은 미국의 공격으로 예멘의 5개 지역에서 총 73차례 공습을 당했다며 최소 5명이 숨지고 6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과 영국은 예멘 국민에 대한 범죄 공격의 책임이 있다"며 이에 대한 엄청난 대가를 치뤄야 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모하메드 압둘살람 대변인은 X(옛 트위터)에 "(후티 반군은) 이스라엘 선박이나 점령된 팔레스타인 항구로 향하는 선박들만 공격의 대상이었다"며 "미국과 영국은 어리석은 짓을 저질렀다"고 비난했다.
미국과 영국은 전날 후티 반군이 이스라엘과 전쟁 중인 하마스를 지원한다는 명분으로 홍해에서 선박을 공격하자 최신 전투기와 토마호크 미사일 등 첨단 무기를 동원해 후티 반군의 군사 거점 최소 60곳을 집중 타격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전쟁이후 미국이 직접적인 군사개입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지난 2016년 미국의 후티반군 공격이후 거의 10년만에 가장 큰 공격이었다.
이란은 미국이 후티 반군의 거점을 공습한 것을 두고 "명백한 예멘 주권 침해"라고 비난했다. 나세르 카나니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우리는 미국과 영국이 예멘에서 저지른 군사 공격을 강력하게 규탄한다"며 "이같은 행위는 예멘의 주권과 영토 보전을 명백하게 침해했으며 국제법과 규칙, 권리를 위반한 것으로 간주한다"고 밝혔다.
이에 미국은 후티 반군을 지원하는 이란과 충돌을 원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이날 MSNBC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이란과의 충돌을 바라지 않는다"며 "지난 며칠 동안 일어난 일을 확대 해석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분석가들은 이번 공습이 중동 국가들에게 안도감보다는 불안감을 확산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동 지역 정보전문가 조나단 파니코프는 "이번 공습이 후티의 공격을 즉각 중단시키지는 못할 것"이라며 "후티 반군은 이란의 지원으로 군사적으로 대담해졌고 미국이 지상전을 벌이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기 때문에 잃을 것이 거의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랍에미리트 걸프연구소의 크리스티안 코흐 이사는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다른 중동 국가들은 확전과 보복에 대해 극도로 우려하고 있다"며 "이제 이란이 분쟁에 더 깊이 관여할 수 있게 됐으며 이로 인해 확전의 위험이 더욱 높아졌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