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인시 양가 기준 최대 3억원까지 공제... 야당 "부자만 혜택"
국회 조세소위 문턱 넘기 쉽지 않아 보여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원회에서 여야 의원들이 세법개정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사진제공)
결혼한 자녀에게 최대 3억원(양가 기준)까지 증여세 없이 증여를 허용한다는 게 개정안의 골자인데, 자녀들에게 물려줄 돈이 넉넉한 일부 부자들만 혜택을 볼 수 있다는 것이 반대 이유다.
지난 20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원회(이하 조세소위)에서 혼인 증여재산 공제를 담은 상속세 및 증여세법 개정안이 결국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15일 열린 조세소위에선 제대로 논의조차 되지 못했고, 17일에는 '재논의' 처리됐다.
지난 7월 정부는 혼인일 전후로 2년 이내(총 4년)에 직계존속으로부터 증여를 받은 경우 최대 1억원까지 공제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세법개정안을 발표했다.
현재 직계존속으로부터 10년간 증여받은 재산에 대해 5000만원까지 기본공제되고 있기 때문에, 혼인을 통하면 총 1억 5000만원까지 공제받을 수 있는 것. 양가에서 1억 5000만원씩 받으면, 혼인 가구당 최대 3억원까지 증여세 없이 증여를 받을 수 있게 되는 셈이다.
하지만 야당은 개정안 발표 시점부터 지속적으로 '부자감세'를 이유로 개정안에 대한 반대 입장을 펼쳤다.
1억 5000만원을 자녀에게 선뜻 증여할 수 있는 가구가 얼마나 되냐는 것이다. 결혼을 하지 않은 이들과의 과세형평성 문제도 있기 때문에 차라리 모두에게 적용되는 기본공제를 올려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결혼과 출산을 장려하자는 것이 개정안 취지인데, 과연 효과가 있을지 의문이라며 실효성에도 부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
조세소위는 세법개정안의 국회 통과 과정의 1단계 관문. 소위를 우선 통과해야 상임위와 법사위, 그리고 내달 열리는 본회의 표결에 오를 수 있다.
여야는 다음주 다시 조세소위를 열어 이 문제를 재논의할 예정이지만, 야당 위원이 상대적으로 많은 위원회 구성상 1단계 관문 조차 통과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현재 조세소위는 국민의힘 5명, 민주당 7명, 정의당 1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