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범도 장군이 북한 이롭게 했나” 질문에 진땀 뺀 국방 장관

이종섭 국방부 장관이 더불어민주당 안규백 의원으로부터 '홍범도 장군이 북한을 이롭게 했나'라는 질문을 받고 진땀을 뺀 모양새다. 이 장관이 '스탈린 공산당'을 언급하자 안 의원은 "스탈린 아니고 레닌"이라고 일갈했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6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에 참석해 더불어민주당 안규백 의원으로부터 '홍범도 장군이 북한을 이롭게 한 적 있나'라는 질문을 받자 "북한과 직접적인 관계는 없지만 스탈린 공산당은 북한 김일성에 6.25 전쟁을 사주했다"고 답변했다.

그러자 안규백 의원은 "(홍 장군이 항일 운동으로 활약했던 당시에는)스탈린이 아니고 레닌 공산당이었다"라고 일갈했고, 이종섭 장관은 "아니 그러니까, 제가 정확히 말씀드리자면, 레닌과 스탈린이 이어지는 가운데서 스탈린 집권 이후 공산당에 입당하지 않았나"라고 해명했다.

안 의원은 또 이 장관에게 "홍범도 장군은 1868년생이니 (홍 장군이) 공산당 입당 때는 60세 때다. 당시 60세는 현 나이로 90세가 넘는 극노인인데 개인 부귀영달 위해 공산당 가입한 걸로 보나"라고 쏘아붙였다.

이에 이 장관은 "역사 논쟁, 이념 논쟁을 하자는 게 아니다. 다만 육사 정체성을 생각했을 때 홍 장군은 적절치 않은 측면이 있다고 본다"며 "홍범도 장군의 업적을 좀 더 좋은 방법으로 선양할 수 있는 곳으로 옮기는 게 좋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안 의원은 "홍범도 장군 유해봉환은 민족적 사건이다. 카자흐스탄 묻혀 있던 홍 장관을 대한민국이 모셔올 때 북한이 굉장히 신경질적 반응을 보이지 않았나"라며 "우리 후손들이 이렇게 홀대할 바에는 카자흐스탄으로 홍 장군 유해를 돌려보내는 게 어떻겠나"라고 날을 세웠다.

이 장관은 해당 질의에 "거기에 대해서는 제가 의견을 드리지 않아도 될 듯하다"라며 "이게(홍범도 흉상 논란)은 2018년도에 육사에 처음 만들 때 논란이 됐고 지난해 국감 이후 육사가 재검토 후 판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홍범도 장군 공산당 이력 논란에 대해, 안규백 의원은 이날 질의에서 '백선엽 장군 간도특설대 이력' '박정희 대통령 남로당 경력' 등을 지적했다.

안 의원은 이 장관을 향해 "(이종섭) 장관께서 홍범도 장군 공산당 경력을 말씀하셨다. 그렇다면 백선엽 장군 간도특설대 문제, 박정희 대통령 남로당 문제는 어떻게 생각하나"라며 "이분들도 역사적 논란이 있으니 육사 내 동상을 철거해야 하지 않겠나"라고 반문했다.

그러자 이 장관은 "백선엽 장군도 간도특설대 소속됐던 것은 맞다. 간도 토벌할 때"라며 "다만 육사 정체성이라는 건 북한 공산집단에 대해서 (대적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안 의원이 거듭 "공산당 활동이 나쁘다는 논리라면 육사 내 (백 장군) 흉상 배치도 문제가 되지 않겠나"라고 지적하자, 이 장관은 "흉상 논란이 이념 논쟁으로 확산되는 것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답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