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현희 "감사원은 권익위 직원 괴롭히지 말고 표적인 나를 직접 조사하라"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 기자회견 열고 감사원 비판

"감사원, 무려 7주간에 걸쳐 권익위의 정상적인 업무 방해하고 있어"

감사원 관심 사안을 집어넣은 "끼워넣기 감사"

감사원에 법적 대응 예고 "감사 종료 이후 조치"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은 21일 감사원을 겨냥해 "더 이상 권익위 직원들을 괴롭히지 말고, 이번 감사의 표적인 저를 직접 조사할 것을 강력하게 요청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 위원장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감사원이 표적인 권익위원장 주위를 캐며 직원들만 괴롭히고 압박하면서 정작 표적에 대해 조사는 하지 않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감사원은 지난달 1일부터 19일까지 진행한 권익위 실지 감사(현장 감사)를 실시했다. 이어 이달 2일까지 2주 연장했으며 이달 14일부터 29일까지 한 차례 더 연장한 실지 감사를 진행하고 있다.

전 위원장은 "감사원은 지난 8월 1일부터 아무런 예고도 없이 권익위에 들이닥쳐 특정감사에 돌입했다"며 "이후 이례적으로 감사 기간을 두 번이나 연장하면서 무려 7주간에 걸쳐서 권익위의 정상적인 업무를 방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저는 권익위원장으로 지난 2년여 이상 재임 기간 그 흔한 해외 출장도 단 한 번도 가지 않았다"며 "새 정부 들어서도 묵묵하게 맡은 업무를 성실하게 수행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전임 정부에서 임명됐다는 이유로 새 정권 차원의 전방위적인 사퇴 압박을 받고 있는 독립기관의 기관장인 권익위원장에 대한 특정감사는 정치적으로 매우 민감하고 중요한 사안"이라 지적했다.

아울러 전 위원장은 감사 주요 내용으로 ▲ 위원장의 모 유력 언론사 편집국장과의 오찬 1건 ▲ 추미애·박범계 전 법무부 장관의 이해충돌 유권해석 문제 ▲ 위원장 관사 관리 관련 비용 ▲ 위원장 근태 ▲ 위원장 행사 한복 관련 건 ▲ 위원회 고위 직원 징계 관련 건 ▲ 위원회 일반직 직원 채용 관련 건 등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위원장 표적 감사가 아닌 거의 유일한 사안은 권익위와 감사원이 동일 사안에 대한 처분 결과가 달라 양 기관 권한이 충돌된 민원 사안 1건"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민원도 시기상 자신과 연결하기 어렵다며, 감사원 관심 사안을 집어넣은 "끼워넣기 감사"라고 주장했다.

전 위원장은 '관사와 한복 관련 감사 요지'를 구체적으로 설명해달라는 질문에 "제 입으로 말씀드리기 참 민망한 사안"이라며 "민망하다는 얘기는 문제로 삼을 수조차 없는 사안이라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전 위원장은 관사와 관련해서는 "이 사안이 (유병호 감사원 사무총장이 말한) '묵과할 수 없는 사유'가 아니었는지 개인적으로 추정하고 있다"며 "그만큼 직원들을 강압적으로 반복 조사하고, 원하는 답변이 나오지 않으면 나올 때까지 답을 계속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방위적인 감사에도 불구하고 감사 결과 권익위원장의 형사 소추가 가능한 위법 사유는 현재 관련 증거들에 의해 단 1건도 나오지 않은 걸로 확인됐다"고 강조했다.

전 위원장은 감사원에 대한 법적 대응를 예고하기도 했다. 그는 "감사가 감사원 사무 규칙 등 관련 법령을 위반하는지, 관련 판례에 의해 법적 위반 소지가 있는지 등을 법률 검토 중"이라며 "감사 종료 시까지 문제점을 다 포함해 감사 종료 이후에 조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