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훈 '여권 후보 구속' 발언에 이재명측 '반발'-국민의힘 '반색'

설훈, 라디오 방송에서 "성남시장 배임 협의 가능성...후보 구속 상황 대비해야"

이재명측 "도대체 무슨 의도?...참 유감" vs 국힘 "시한폭탄은 터질 수밖에 없어"

공수처, '대장동 의혹' 이재명 고발사건 검찰로 이첩..."성남시장, 수사대상 아냐"

이낙연 캠프 공동선대위원장이 설훈 의원이 7일 '이재명 후보의 구속도 가상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한 발언에 대해 이재명 캠프는 강력 반발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반색하며 대조를 보였다.

설훈 의원은 이날 오전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와의 인터뷰에서 대장동 개발 의혹의 핵심인물인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의 구속과 관련, "당시 성남시장의 배임 혐의가 있을 가능성이 얼마든지 있는 상황"이라면서 "이런 위기, 이를테면 (이재명) 후보가 구속되는 상황을 가상할 수 있다"고 깜짝 발언을 했다.

그러면서 "(구속되는) 그런 상황을 가상할 수 있다면 당 지도부가 판단을 하고 (대응)장치를 마련해야 하는데 모든 것을 제쳐놓고 이재명 후보로 딱 정해서 그냥 놀고 가겠는 것 아니냐"며 "이재명 후보가 잘못되면 어떻게 할 것이냐. 잘못될 가능성이 얼마나 많은데..."라고 당 지도부를 강력 비판했다. 설 의원은 "만일 사안이 그렇게까지 된다면 복잡하게 짝이 없게 되고, 민주당으로서는 절체절명의 위기가 되는 거"라면서 "우리는 재집권 하는 게 모든 당원들의 희망인데 재집권 하는데 결정적으로 이게 문제가 생기게 되는 거"라고 거듭 당 지도부를 압박했다.

나아가 "처음부터 코로나 상황으로 이렇게 되기 때문에 경선을 연기하는 것이 필요하고 주장했는데도 안 먹혀 들어갔다"면서 "하나하나 들여다보면 당 지도부가 판단을 잘못하고 있고 심지어 이재명 편에 서서 문제를 보고 있다. 이렇게까지 의심할 수 있는 사안이 있다. 공정하지 못하다. 불공정하다 이런 얘기는 얼마든지 할 수 있고 지적당하고 있다"고 힘줘 말했다.

이재명 캠프 총괄본부장인 조정식 의원은 이날 여의도 캠프에서 정례브리핑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설 의원의 발언에 대해 "마지막 경선을 앞두고 있는데 국민의힘을 대변하는 주장을 펼치는 데 대해 도대체 무슨 의도로 그러는지 참 유감스럽다"고 반발했다.

조 의원은 이낙연 캠프가 대장동 의혹을 '이재명 게이트'라고 명명한 데 대해서도 "이재명 게이트가 아니라 ‘국민의힘 화천대유 게이트’"라면서 "바로 지난주 경선에도 결과로 입증됐지만 민주당의 권리당원과 국민들이 이재명 후보의 청렴과 진실에 대해서 신뢰한다는 것을 결과로 보여줬다"고 순회경선에서의 압도적 승리가 그 근거임을 강조했다.

반면 국민의힘 허은아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국민의힘에서 나온 얘기가 아니다. 민주당 설훈 의원이 한 얘기"라며 "민주당의 '재명수호'가 시한폭탄과 같다는 위기의식이 민주당에서조차 퍼지고 있다"고 반색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조국수호’의 결말을 기억해야 한다. 조국 전 법무장관은 언론의 의혹 제기와 검찰 수사를 견디지 못하고 취임 35일 만에 자리에서 내려와야 했다"며 "‘재명수호’의 결말도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허 수석대변인은 나아가 "설훈 의원 말대로 여당 후보가 구속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다"면서 "검찰이 끝내 이 지사의 수사를 회피하더라도, 조국 사태보다 더 큰 분열과 혼란이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와 함께 "어느 쪽이든 시한폭탄은 터질 수밖에 없다. 이 폭탄을 해체하는 유일한 길이 특검"이라면서 "여와 야의 구분도 없고, 연루된 법조인들의 영향도 차단할 수 있기에 국민 다수가 원하는 해법"이라고 거듭 민주당에 특검 수용을 압박했다.

한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는 전국철거민협의회중앙회(전철협)가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과 관련해 이재명 지사를 고발한 사건을 이날 검찰에 넘겼다고 밝혔다. 성남시장은 공수처법상 고위공직자가 아니기 때문에 수사대상이 아니라는 게 공수처의 설명이다.

전철협은 지난달 24일 이 지사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로 고발했고, 공수처는 이달 5일 이 사건에 대해 고발인 조사를 했다.

공수처법 제2조제3호는 고위공직자로 '재직 중에' 본인 또는 본인의 가족이 범한 범죄만 '고위공직자범죄'로 규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