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세입자입니다" 윤희숙... 의원직 사퇴선언 이유 있었네

김두관 "尹, KDI에서 얻은 개발정보 이용?"

尹 매부, 박근혜 정부 실세 정책보좌관

부친 농지 인근에 각종 산업단지 들어서

신동근 "사퇴쇼가 아닌 수사결과로 증명하라"

"나는 세입자입니다"라는 연설로 국민적 공감대를 이끌었던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이 부친의 부동산 의혹으로 의원직 사퇴를 선언, "부친의 일인데...그만한 일로 의원직 사퇴까지?"라는 신선한 충격을 주는 듯 했지만, 알고보니 그가 6년 전 KDI 재직시절 내부정보를 이용, 가족 명의로 대규모 부동산투기를 한 혐의가 있음이 드러났다.

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인 김두관 의원은 26일 페이스북을 통해 '부친 농지법 위반 의혹'으로 국민의힘 의원직을 사퇴한 윤희숙 의원 부친의 농지가 윤 의원이 한국개발연구원(KDI) 근무 당시 얻은 개발정보와 관련이 있을 것이라는 의혹을 제기하며 KDI 출신에 대한 부동산 전수조사를 촉구했다.
 

김두관 "세종 개발, 尹 근무 'KDI'가 주도했다"

김 의원은 26일 자정 페이스북을 통해 "윤 의원 부친께서 샀다는 땅의 위치, 그리고 그 땅의 개발과 관련된 연구나 실사를 윤희숙 의원이 2016년까지 근무했던 KDI가 주도했다는 사실이 하나둘 밝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김 의원은 "서울에 주소를 두고 있는 윤 의원의 부친은 2016년 75세쯤에 농사를 짓겠다며 세종시 인근에 3,300평의 땅을 샀다"며 "해당 땅도 윤의원 부친께서 땅을 사고 난 후 투기 바람이 제대로 불었다고 한다. 그런 개발 예정지구 인근에 떡하니 땅을 샀다니 윤 의원 부친이 점쟁이 아니고는 불가능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더군다나 70대 중반에 3천 평을 농사를 짓겠다고 서울 사람이 세종에 땅을 사느냐"며 "영농계획서와 함께 취득자격증명을 획득하고 농어촌공사에 위탁영농으로 경작증명을 피하는 아주 전형적인 투기꾼 수법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나아가 김 의원은 "윤 의원이 KDI에 근무하면서 얻은 정보를 가지고 가족과 공모해서 땅 투기를 한 것은 아닌지 합리적인 의심을 하지 않을 수 없다"며 경찰의 철저한 수사, KDI 근무자, KDI 출신 공직자와 가족에 대한 조사와 수사를 촉구했다.
 

김두관 "KDI 예타 못 믿어... LH는 피라미고 KDI가 몸통"

김 의원은 또 "윤 의원의 부동산투기 사건은, LH는 피라미고 KDI가 몸통이 아닌가 하는 의혹을 키우고 있다"며 "대규모 국책사업의 개발정보를 가지고 부동산투기까지 손을 대는 KDI의 예비타당성조사를 어떻게 믿을 수 있겠느냐"고 강력 비판했다.

김 의원은 이날 오전 YTN 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 아침'에서도 "큰 따님인 윤 의원이 아마 상속받을 확률이 매우 높은데, 최근에 우리 LH 임직원들이 고급정보를 이용해 땅투기를 해서 얼마나 국민적 분노가 잦았느냐"며 "KDI가 국가주요정책을 다 용역하기 때문에 KDI의 임직원들 부동산투기 전수조사를 반드시 해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윤 의원은 (당 지도부가) 아무 문제가 없다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왜 대선후보를 사퇴하고 국회의원직까지 사퇴하는가에 대해 굉장히 의심스러웠다"며 "민주당이 셀프판정을 안 하고 수사기관에 최종판단을 맡긴 것은 수사기관이 수사해야 정확하게 진위를 알 수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당연히 본인에게 유리하게 해명하는데 본인들 해명만 들어가지고 어떻게 다 알 수가 있느냐"고 덧붙였다.

김 의원은 이준석 대표를 향해서도 "국민의힘 최고위가 언제부터 대법원 역할을 했느냐. 민주당보다 강하게 징계하겠다고 해 놓고 무슨 권한으로 투기 의원들의 변명만 듣고 면죄부를 주는 것이냐"며 "왜 윤석열 후보 캠프 관련자에게만 탈당을 촉구했는데, 이것은 국민들이 분노하는 부동산 투기 문제를 가지고 권력투쟁을 하는 것이냐"고 했다. 이어 "윤 의원 부친이 8억에 산 토지는 6년 만에 10억이 올랐고 지금도 오르고 있다고 한다. 그 재산 상속자가 윤 의원인데 그게 연좌제냐. 여당 보다 더 강력한 처벌이 투기꾼 붙잡고 울어주는 거냐"고 덧붙였다.
 

尹 매부, 박근혜 정부 실세 정책보좌관

노컷뉴스 보도에 따르면 윤 의원 동생의 남편인 장경상 씨는 2014년 8월부터 2016년 1월까지 박근혜 정부 시절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의 정책보좌관으로 근무했다. 윤 의원의 부친은 장씨가 보좌관직에서 사임한 지 2개월 후인 2016년 3월 세종시 전의면 신방리 493번지 일대 농지 3300여평(1만871㎡)을 약 7억 8천만 원에 구매했고, 이후 해당 땅에서 각각 3km, 10km 떨어진 곳에 '세종복합일반산업단지'와 '세종 국가스마트산업단지' 조성 등이 연달아 확정됐다. 시세는 2016년 평당 25만원 수준에서 현재 50~60만 원으로 2배 이상 올라 10억원 가까이 올랐다.
 

尹 "26년 전 결혼할 때 호적 분리"

윤 의원은 전날(25일) 기자회견에서 사퇴 의사를 밝히며 '부친의 농지법 위반 의혹'에 대해 해명했다. 그는 "저희 아버님은 농사를 지으며 남은 생을 보내겠다는 소망으로 2016년 농지를 취득했으나 어머님 건강이 갑자기 악화되는 바람에 한국농어촌공사를 통해 임대차 계약을 하셨다고 한다"며 "26년 전 결혼할 때 호적을 분리한 이후 아버님의 경제활동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하지만, 공무원 장남을 항상 걱정하시고 조심해온 아버님의 평소 삶을 볼 때 위법한 일을 하지 않으셨을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26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윤 후보와 그 아버님이 하신 일에 대해서 정확한 팩트를 모르기 때문에 뭐라고 말씀드리기는 참 어렵다"면서도 "사전에 정보를 빼내서 투기한 것이 사실이고 본인이 그런 내용을 알고 있었다면 그 부분에 대해서는 달리 볼 수 있겠지만, 팩트를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제가 말씀드리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을 아꼈다.
 

신동근 "사퇴쇼로 물타기... 수사결과로 증명하라"

신동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글에 "윤 의원의 부친은 권익위의 조사기간 맞춰 동대문구에서 세종시로 주소를 옮겼다가 다시 동대문구로 전입했다. 윤 의원이 부친에게 조사기간을 귀띔한 게 아닌지 의심스럽다"며 "앞서 민주당은 윤 의원과 비슷한 경우인 양이원영 의원의 부동산 의혹에 대해 수사기관의 수사를 통해서 결백을 증명할 것을 요구하며 즉각 제명 조치했다. 윤 의원은 본인의 의원직 사퇴 안건을 '민주당이 (본회의에서) 아주 즐겁게 통과시켜줄 것'이라며 사퇴 쇼로 물타기 할 게 아니라 수사 결과로 결백을 증명하는 게 우선"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