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8월 31일 레드라인 지켜라" 경고...미 동맹국, "철수시한 연장해야"

카불 공항으로 수천 명의 아프간 사람들과 외국인들이 몰려들어 대피를 기다리고 있는 가운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게 대피 작전 기한을 연장하라는 압력이 거세지고 있다.

미국 동맹국들은 대피에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며 8월 31일 철수 기한을 연장해야 한다는 우려를 표명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탈레반 대변인은 바이든 행정부가 철수 시한을 연장한다면 미국은 ‘레드라인’을 넘을 것이라며 경고했다.      

23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수하일 샤힌 탈레반 대변인은 스카이뉴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같이 전하며 연장은 수락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바이든 대통령은 8월 31일 모든 군대를 철수할 것이라고 발표했는데, 연장한다는 것은 불필요한 상태에서 점령을 연장한다는 의미다”라고 밝혔다.

또 “미국이나 영국이 대피를 위한 추가 시간을 요구한다면 대답은 ‘아니오’이며 그렇지 않을시 결과가 뒤따를 것”이라며, 그 결과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설명하지 않은 채 탈레반 지도부가 결정할 것이라고만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앞서 철수 시한을 8월 31일 이후로 연장하는 것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지만 아직 시행하고 있지 않다.

바이든은 지난 22일(현지시간) 카불에서 수천 명을 대피시키는 것은 힘겹고 고통스러울 것이라며 많은 것이 잘못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미국이 정치 및 안보 채널을 통해 탈레반과 매일 회담을 갖고 있으며 연장 여부에 매일 접근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임스 스타인버그 전 국무부 부장관은 바이든 대통령이 남은 미국인 보호를 위해 철수 기한을 연장할 가능성이 높으며, 대통령은 탈레반에 거부권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했다고  BBC는 전했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탈레반이 미국인, 제3국 국민, 아프간인들에게 안전한 통로를 제공하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을 경우 미국이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거듭 밝혔다.

영국, 프랑스, 독일도 대피 시한을 연장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영국 언론은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24일 주요 7개국(G7)의 화상 정상회의에서 바이든 대통령에게 시한을 연장할 것을 요청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영국 정부 대변인은 카불 공항에서 미군이 떠나면 영국군 철수는 계속될 수 없다고 말했다.  

하이코 마스 독일 외교장관은 7개국(G7) 정상회담에서 시한 연장 여부와 공항 접근 개선 방안에 대해 합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캐나다의 한 정부 고위 관리는 “카불 공항 주변 보안 상황이 점점 위험해지고 있다. 주변 지역의 탈레반 검문소에서 공항 지역에 사람들이 도착하는 것을 막는다”고 말했다.

현지 탈레반 무장세력은 카불에서 많은 군중에게 연설하며 “우리의 존엄과 명예는 어디 있는가, 미국인들이 계속 이곳에 있게 하지 않을 것이다. 총이든 펜이든 끝까지 싸울 것”이라며 아프간에 남을 것을 촉구했다.  

미국은 8월 14일 이후 아프간에서 약 3만7000명의 사람들을 대피시켰으며, 아직 수천 명의 미국인이 대피를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공 로이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