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거리두기 단계 조정 "사회적 수용성, 방역 고려해야"
윤태호 "백신 접종 목표 전까지 환자 최대한 줄여야"
방역 당국, 거리두기 현행 5단계에서 1~4단계로 개편
◆…경북 고령, 청도 등 12개 군에 5인 금지 해제가 내려진 26일 고령의 한 패스트푸드 매장에 손님들이 5인 미만만 함께 앉아 거리 두기를 이어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가파른 증가세가 억제되고 있다며 사회적 거리 두기 단계 조정은 여러 방역 지표와 사회적 수용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2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백브리핑에서 "현재 환자가 점진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라고 판단하고 있고, 가파른 증가세를 억제하는 단계"라며 "코로나19가 장기화되고 있어 사회적 수용성이나 방역·의료 부분을 모두 고려한 거리 두기 단계 조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 반장은 "현재는 환자 수를 억제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오는 6월 (백신) 접종 목표를 달성하기 전까지는 환자를 최대한 줄여 방역과 접종 역량이 분산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거리 두기 개편안은 방역 현장에 혼란을 주지 않는 선에서 적용 논의가 필요하고, 이에 따라 일괄적으로 개편안을 시행하기보다는 부분적으로 시범 적용하고 있는 중"이라고 했다.
그는 "거리 두기는 단계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방역 상황, 의료 대응 여력을 얼마나 확보하는지가 중요하다"며 "현재는 현행 유지하면서 이행력을 높이는 방안과 현장에서 엄격하게 관리할 수 있는 방안을 추가해서 특별 방역점검 기간을 이행하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거리 두기 단계 유지' 방침을 결정한 데는 현재 확진자 수가 지속해서 500명대를 넘어서고 있지만 현행 의료 체계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윤 반장은 "단순한 환자 수도 봐야겠지만 화자 구성 부분도 중요하게 볼 필요가 있다"면서 "위중증 환자 비율과 치명률이 얼마나 증가하는지 등이 전반적으로 고려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위중증 환자가 이날 0시 기준으로 전날(26일) 대비 24명 늘어난 것에 대해 윤 반장은 "주말 환자 이동이 있고 통계 파악이 지연된 부분도 있다. 최근 조금씩 증가하는 추세가 반영된 것"이라며 "위중증 환자는 환자 증가에 따라 늘어나는 것이 불가피하지만 현재 치료 역량이 예전보다 높아졌고 치료 병상도 여전히 여력이 있다"고 했다.
◆…방역 당국은 27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 방지를 위한 사회적 거리 두기 단계 조정은 여러 방역 지표와 사회적 수용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사진=연합뉴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도 "거리 두기의 일차적 목적은 의료 체계의 붕괴가 일어날 정도로 다수 환자가 발생하는 것을 차단하는 데 있다"며 "의료 체계가 한번 무너지면 치료를 통해 살 수 있었던 환자도 사망하는 사례가 발생하기 때문에 이를 억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의료체계의 여력이 있어 사회·경제적 비용과 중산층 서민의 피해가 우려되는 거리 두기 조치 강화의 필요성을 계속 고민하는 중"이라며 "다행히 확진자가 점진적으로 늘어나는 양상이라 차단이나 추적 속도를 빨리하면 반전시킬 수 있다고 보고 이번 주 방역관리를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방역 당국은 현행 5단계(1→1.5→2→2.5→3단계)인 거리 두기 단계를 1∼4단계로 줄이고 다중이용시설 영업금지를 최소화하는 내용의 거리 두기 개편안 초안을 발표했다. 경북 12개 군을 대상으로 다음 달 2일까지 거리 두기 개편안이 시범 적용 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