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군부, '미얀마군의 날'에 시위대 114명 살해
희생자 장례식에 난입해 무차별 총격
총 사망자 최소 423명에 이르고 있어
서방국가와 유엔이 비판하고 있으나 효과 없는 상황
◆…28일(현지시간) 군부 쿠데타에 항의하다 총에 맞아 숨진 한 젊은 미얀마인을 위한 장례식이 열리고 있다. (사진 로이터)
미얀마 군부의 잔혹한 진압으로 대규모 희생자가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군부가 희생자의 장례식장에 나타나 문상객들에 무차별 총격을 가한 사건이 28일(현지시간) 발생했다.
'미얀마군의 날'이던 지난 27일 미얀마 곳곳에서 군부 쿠데타를 비판하는 대규모 시위가 일어났고 이에 군부는 군경을 동원해 시위대 114명을 살해했다. 지난 2월 1일 쿠데타 이후 하루 기준 최다 사망.
희생자 가운데 한 명인 20살 학생의 장례식이 28일 양곤 인근의 바고에서 열렸다. 군경이 이 장례식에 난입해 문상객들에 무차별 총격을 가했으며 문상객들은 이를 피해 도망쳤다. 아직 이 총격으로 인한 사상자는 파악되지 않았다.
장례식에 참석했던 한 여성은 "우리가 희생자를 위한 혁명의 노래를 부르고 있는 동안 군경이 도착해 우릴 향해 발포했다. 사람들은 이를 피해 도망쳤다"고 말했다.
인권단체 정치범지원협회에 따르면 27일 현재 군경 총격에 사망한 것으로 확인된 이는 최소 423명으로 확인됐다. 다만 시신이 유기되거나 탈취, 행방불명 된 뒤 생사를 확인할 길 없는 경우도 많아 실제 희생자는 이보다 더할 것으로 보인다.
미얀마 군부의 잔혹한 진압에도 미얀마 시민들은 비장한 각오를 다지고 있다.
주요 시위단체 가운데 하나인 국민총파업위원회는 페이스북에 "희생당한 영웅들을 위해 반드시 이번 혁명에서 이겨야 한다"고 밝혔다.
서방국가들은 대규모 유혈사태가 또 일어나자 미얀마 군부를 규탄했다.
하이코 마스 독일 외무장관은 트위터에 "미얀마 시민을 살해한 군의 잔혹한 행동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톰 앤드루스 유엔 특별조사관은 미얀마 군부가 대량 살상을 감행했다고 있다며 자원과 무기 수입을 차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얀마 군부가 미얀마 시민을 대량 학살하고 있지만 (서방국가의) 비난과 우려가 실효성 없이 공허하게 울려 퍼지고 있다"고 말했다.
미얀마 군부는 유엔과 미국 등 국제사회의 규탄과 제재에도 꿈쩍도 하지 않고 있다. 이는 미얀마가 개방한 지 5년도 안 돼 경제 대외 의존도가 낮기 때문.
미얀마 군부는 아웅산 수찌 국가고문이 이끄는 집권 국민민주연맹(NLD)이 2020년 11월 총선에서 압승하자 이에 불복해 2021년 2월 쿠데타를 일으켰다.
군부는 선거를 다시 하겠다고 했으나 구체적인 일정을 밝히지 않고 있다. 수찌 국가고문은 무전기 불법 사용과 코로나19 방역지침 위반 등 혐의를 받고 구금 중이다.
<제공 로이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