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주 고가인수 따른 증여금액 산정 기준일은 '주금납입일'

비상장법인의 신주를 고가로 인수한 경우 증여가액 산정 기준일은 주금을 납입한 날로 보아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은 최근 증여재산가액 산정 기준일은 신주발행가액 확정일인 이사회 결의일이 아니라 주식인수법인이 실제 주금을 납입한 날로 판단한 2심 판결을 그대로 확정하였다.

제3자가 시가보다 높은 가액으로 법인의 신주를 인수하면, 법인의 기존주주들이 소유한 주식가치도 상승하게 된다. 가령, 시가가 5,000원이고 총 발행주식수가 1주인 상황에서 제3자가 신주 1주를 10,000원에 인수하면, 신주발행후 주식가치는 7,500원이 된다.

이 때 신주를 인수하는 자와 기존주주간에 세무상 특수관계가 있으면 신주 인수자가 유상증자를 통하여 기존주주에게 2,500원을 증여한 것으로 세법상 취급된다.

이 사건에서는 증여가액을 산출하기 위한 주식의 시가를 판단하는 기준일을 어느 날짜로 할 것인지가 쟁점이었다.

신주발행법인은 연말에 신주 발행과 관련한 사항을 이사회의 결의로 확정하였다. 그리고 제3자의 주금 납입은 그 다음해 연초에 있었다. 신주발행법인이 비상장법인이고 발행주식이 시장에서 유통되지도 않아, 그 주식의 가치는 세법에 따라 평가되었다.

세법에서는 과거 3년간의 이익을 감안한 순손익가치와 평가기준일의 순자산가치를 고려하여 주식가치를 산정하도록 하고 있다. 과거 3년간의 순손익이므로, 평가기준일이 사업연도가 종료되기 전인 연말인 경우 그 해의 순손익은 평가에 반영되지 않는다. 반면, 평가기준일이 그 다음해 연초이면, 그 해의 순손익은 순손익가치 평가에 반영된다. 기준일을 어느 날짜로 하는 지에 따라 주식의 평가액이 달라지게 된다.

과세관청은 증자에 따른 증여액 산정 기준일은 신주발행가액을 확정한 이사회 결의일이 아닌 주금납입일이라고 보았다.

이 사건에서 납세자는 이사회 결의일에 신주의 발행과 관련한 모든 사항이 확정되었으므로, 이사회 결의일을 기준으로 증여이익의 존재와 규모를 판단하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즉 그 해의 손손익은 주식가치 평가에 반영되지 않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증자에 따른 증여이익 산정시기를 일괄적으로 주금납입일을 기준으로 볼 경우 이사회 결의일로부터 실제 주금납입일 사이에 당사자들이 전혀 예정하지 않았던 사정에 의하여 증여이익에 현저한 차이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주식의 고가인수 판단의 기준시점이 언제인지에 따라 증여이익 발생 여부에 차이가 생긴다. 실무에서는 증여이익 산정시기를 일괄적으로 주금납입일로 보는 것이 타당한지에 대한 의문이 있어 왔고, 특히 신주발행에 관한 정보가 해당 주식가치에 신속하게 반영되는 상장주식의 경우에 더욱 문제가 되었다.

신주의 고가발행으로 인한 증여이익은 신주의 인수가액에서 증자 후 주식의 평가액을 차감하는 방식으로 산정된다. 증자 후 주식의 평가액은 증자 전 주식평가액에 기발행주식수를 곱하고, 신주인수가액에 발행하는 주식수를 곱하여 더한 다음, 이를 전체 주식수로 나누는 방식으로 산정된다. 여기서 '증자 전 주식평가액'은 유상증자에 따른 주가의 희석이 발생하기 전의 주식가치를 의미한다.

상장회사가 신주를 발행하는 경우 일정한 날을 정하여 그 시점에 주주인 자에게 신주를 인수할 권리를 준다. 그 이후에 주주가 된 자는 신주를 인수할 권리가 없다. 이 날이 권리락이 있는 날이 된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이러한 권리락이 있는 날에 마치 신주가 발행된 것과 같은 주식의 시장가격이 형성된다. 상장회사는 대개의 경우 대부분의 주주가 청약하도록 하기 위하여 시가보다 낮은 가액으로 신주를 발행한다. 그래서 권리락이 반영되면 어느 정도의 주식 가치 하락이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러한 점 때문에 과세관청은 종전에 세법이 "주식대금 납입일"을 기준으로 증여이익을 산정하도록 하였을 당시에도, 상장주식에 대해서는 주식대금 납입일이 아닌 권리락이 있은 날을 기준으로 증여이익을 산정하였다. 이 규정은 현재 개정되어 상장주식을 주주배정 방식으로 배정하는 경우에는 "권리락이 있은 날"을 기준으로 주식가치를 평가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그 외의 경우에는 여전히 "주식대금 납입일"을 기준으로 증여이익을 계산하도록 하고 있다.

그렇지만 여전히 논란의 소지는 있다. 비상장법인의 경우에도 주금납입일 전에 유상증자에 대한 모든 내용이 확정되는데, 굳이 주금납입일을 기준으로 하여야 하는 지는 의문이다.

특수관계자간 매매가격의 적정성 여부에 대한 것도 계약의 이행시점이 아닌 계약내용이 확정된 날을 기준으로 하는것과도 맞지 않다. 시행령을 개정하여 이러한 문제점을 해소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대법원 2020. 10. 15. 선고 2020두42392 판결(심리불속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