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일 발생한 쿠데타 이후 최소 70명 사망
하루에 임의구금이 수십에서 수백 건…지금까지 2000건 넘어
인권보고관 "반인륜 범죄에 대한 조사와 재판 필요"
미얀마 군부, 경제제재에도 꿈쩍 안 해…대외의존도 낮은 탓
◆…지난 11일 미얀마 만달레이에서 시위 진압 도중 사망한 사람의 마스크 옆에 시민들이 꽃을 바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유엔 미얀마 인권 보고관이 미얀마 군부가 지난달 1일 쿠데타 이후 미얀마 시민 최소 70명 이상을 살해했다고 밝혔다.
11(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토머스 앤드루스 보고관은 미얀마 군부가 반인륜적 범죄를 계속하고 있다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전혀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미얀마에 살인과 임의 구금이 계속 늘고 있다. 지난달 1일 쿠데타 이후 임의 구금 건수가 2000건에 달한다"며 미얀마의 끔찍한 현실을 한탄했다.
이어 "지금, 이 순간에도 미얀마 군부가 최소 70명 이상을 살해했다는 믿을 수 있는 보고가 나왔다. 시위대와 심지어 집에 조용히 앉아 있는 사람들에게도 폭력을 행사하고 있다. 군부가 매일 수십에서 수백 명을 억류하고 있다"고 전했다.
전 미국 국회의원이던 앤드루스 보고관은 미얀마에서 살인, 실종, 박해, 고문, 감금을 예로 들며 반인륜 범죄에 대한 조사와 재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유엔 인권위원회 소속이나 유엔을 대변하지 않는다.
11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미얀마 군정의 폭력 진압을 규탄하는 성명을 내놨다. 그러나 중국 등의 반대로 성명 내용은 당초 계획보다 많이 후퇴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안보리 의장은 성명으로 "여성, 청년, 아이들에 대한 폭력 사용을 강력하게 규탄한다"고 밝혔으나 이에 앤드루스 보고관은 "(성명을) 환영하지만 매우 불충분하다"고 비판했다.
지난 10일 영국이 작성한 초안에 대해 중국과 러시아, 인도, 베트남이 쿠데타에 대한 언급과 추가 조치 위협에 관한 내용 삭제를 요구하면서 협의가 진전되지 않았다는 보도가 나온 바 있다.
미얀마 군부는 미얀마의 민주적 전환을 보장하고 질서를 회복하기 위해 행동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찬 에 미얀마 외부교 사무차관은 성명으로 "미얀마 정부가 자국 내 법과 질서를 유지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2월 8일 이후로 폭력 시위 대응에 최대한 자제하고 있다"며 싹트기 시작한 미얀마의 민주화를 멎게 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미얀마는 주권, 정치적 독립, 영토 보존, 국가 통합과 사회 안정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에 유엔과 국제 사회의 이해를 구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미얀마 군부는 유엔과 미국 등 국제사회의 규탄과 제재에도 꿈쩍도 하지 않고 있다. 이는 미얀마가 개방한 지 5년도 안 돼 경제 대외 의존도가 낮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