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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2.2. 개정세법 평가](1)

개인유사법인 유보소득 과세 무산…그럼, 대기업은?

  • 보도 : 2020.12.06 09:05
  • 수정 : 2020.12.07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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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6일 세법개정안을 심의하는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원회 회의가 열리고 있는 모습.(사진 연합뉴스)

7월 22일 발표한 정부의 세법개정안에서 '과세 형평성'을 외친 부분이 이해관계자들의 집단반발로 무산됐다. 개인 유사법인에 대한 유보소득 과세제 도입, 액상형 전자담배 세율 인상 등 세원을 넓히는 상당수 개정안이 국회의 벽을 넘지 못한 것이다. 세부담이 늘어나는 계층의 '조세저항' 탓이었다.

"기업 자율성 침해" 논란에…'간주배당세' 없던 일로

정부가 '1인주주·가족기업(개인유사법인)'이 사내에 쌓아둔 유보금에 과세칼날을 가져다댄 데는, 개인유사법인을 통한 주주의 소득세 부담을 회피(법인세율-소득세율 간 차이로 세금부담 낮춘 부분)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적정 사내유보금을 초과해서 쌓은 유보금(초과유보소득)에 대해 배당으로 간주해서 소득세를 물리겠다는 방침이었다.

당초 안은 최대주주나 특수관계자가 80% 이상 지분을 보유한 법인을 과세대상으로 삼았다. 이때 과세표준이 되는 배당간주금액은 유보소득에서 적정 유보소득을 뺀 초과 유보소득에 주주의 지분비율을 곱해 정해진다. 적정 유보소득은 유보소득(잉여금처분에 따른 배당 등 합산)의 50%와 자본금의 10% 중 큰 금액으로 규정했다.

그러나 이 과세제를 두고 "기업 자율성을 침해한다"는 지적이 컸다. 사내유보금으로 배당을 강요하는 것은 기업의 고유 재무의사결정을 침해한다는 것이었다. 법인세로 한 번 부과하고 남은 이익잉여금에 다시 세금을 매기는 것이기에 이중과세로 볼 여지도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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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새롭게 세부담을 발생시키는 구조가 아니다(실제 배당땐 배당소득에서 제외)라고 진화에 나섰지만, 중소기업 상당수의 불만은 식지 않았다. 지난 10월 중소기업중앙회가 발표한 '초과 유보소득 과세에 대한 의견조사' 결과에 따르면, 중소기업 90.2%가 유보소득 과세에 반대했다. 반대 이유로는 '기업의 자율성 침해'를 가장 많이 꼽았다.

국회의 세법심의 과정에서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우는 격' 등 이라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결국 정부안은 국회에서 처리되지 못 했다.

구재이 세무사(한국납세자권리연구소장)는 "미국의 개인유사법인세처럼 부동산 임대 등 수동적 소득이 주업인 곳만 법인세를 20% 추가과세해도 좋았을 것"이라며 "조세정의도, 명분도 못 세우고 결국 일을 그르치게 됐다"고 말했다. 

다만 대기업에 대한 '징벌적' 세금은 유지된다. 사내유보금 과세로 불리는 '투자상생협력촉진세제'다. 기업이 벌어들인 소득을 투자, 임금, 상생지원(협력업체 지원) 등으로 지출하지 않고 현금이나 예금의 형태로 보유(미환류소득)한다면 일정 부분 세금을 매기는 구조다. 자기자본 500억원 초과(중소기업 제외) 법인,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소속 법인 등 주로 대기업이 과세 타깃이다.

올해 말 일몰(폐지)을 앞둔 이 과세제에 대해 정부는 2년 더 연장(2022년 말까지)하는 세법개정안 제출했고 최근 국회의 벽을 넘었다. 

'기업경영 자율성을 침해한다'거나 '이중과세' 우려로 중소기업에게 과세칼날을 거두었다면 일반 기업도 같은 논리로서 세제가 운영되어야 한다. 재계에선 "국내 세부담이 늘면 기업의 국내 경영활동이 위축될 수 있고, 국외에서 번 소득은 해외에 쌓아두고 현지에 법인세를 내는 회사들이 늘어날 수도 있다"고 지적한다. 게다가 주요 선진국들이 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법인세율을 낮추는 상황과도 맞지 않다. 법인세 부담(평균 실효세율)이 1%포인트 낮아지면 설비투자는 6.3% 증가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액상형 전자담배 세율 현행대로 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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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세법 개정을 통해 액상형 전자담배의 개별소비세율도 현행 1㎖당 370원에서 740원으로 올릴 계획이었다. 담배 종류 간 과세 형평성을 높인다는 명분을 들었다. 궐련(연초)이나 궐련형 전자담배에 비해, 액상형 전자담배의 세부담이 절반 이하로 낮기 때문이다.

하지만 액상형 전자담배 업계의 반발이 컸다. 액상형 전자담배 1㎖당 1799원(담배소비세, 국민건강증진부담금 등 포함)이 부과되고 있는 한국의 현재 세율은 이미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임에도 다시 2배로 올리겠다는 세제 개편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 이유였다.

국회는 신규 과세 대상 담배에 대한 급격한 세부담 증가가 우려된다는 이유로 '현행 세율을 유지'하는 결론을 냈다.

김도환 한국전자담배협회 총연합회 대변인은 "유사담배에 관한 합리적인 세율을 포함한 다양한 논의를 거쳐 담배사업법에 따른 담배에 유사담배를 포함할 것인지가 먼저 결정돼야 한다"면서 "그러나 오로지 과세만을 목적으로 세법에서 과세범위만 확대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려운 조치"라고 지적했다. 

이러한 업계의 영향을 받은 듯, 국회는 이를 뺀 개별소비세법 개정안을 통과시켜면서 '정부가 액상형 전자담배 관련 세율조정에 대해서 위해성·흡입량 등에 관해 공신력 있는 복수의 연기기관에서 수행한 연구결과를 토대로 세율 조정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부대의견을 달았다.

부부 공동명의 1주택자도 '고령·장기보유' 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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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연합뉴스)

현재 종합부동산세법에선 1가구 1주택자에게만 고령자·장기보유 세액공제를 해준다. '부부가 0.5가구씩 소유한 것은 1주택이 아니다'라는 조세당국의 해석도 흔들림이 없었다. 정부도 부부가 공동으로 1주택을 보유하면 과세표준을 산출할 때 주택 공시가격에서 각각 6억원(총 12억원)씩 공제되기에, 그 이상 추가 혜택은 필요하지 않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여성이 경제활동을 같이하고 재산권을 함께 형성하는 추세이고, 고령인구들도 공동명의를 권장하는 흐름을 역행한다는 비판이 일었다. 특히 집값이 뛰면서 공시가격 12억원 이상 고가 주택이 많아져 종부세를 내야 할 공동명의 1주택자들의 불만도 커졌다.

국회도 고령자·장기보유 공제 혜택이 단독명의 1주택자에게만 주어지는 것은 '역차별'이라고 판단했다.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11월 고령자·장기보유 세액공제를 공동명의 1주택자로 확대하는 개정안을 발의했고, 여야 합의로 국회 벽을 넘었다.

앞으론 부부 공동명의 1주택자가 1세대 1주택자처럼 9억원 초과분에 세금을 내되, 고령자·장기보유 공제를 받을 수 있게 된다. 현행처럼 6억원씩 공제를 받아 공시가격 12억원 초과분에 대해 세금을 낼 수도 있다.

"인프라 기간 고려"…가상화폐 과세 3개월 유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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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가상자산(또는 가상화폐)에서 벌어들인 차익에 대해 세금이 부과되는 시기는 미루어졌다.

정부는 '소득이 있는 곳에 세금이 있다'는 조세원칙에 따라 내년 10월 1일부터 가상자산으로 번 수익에 20%를 기타소득세로 매길 계획이었다. 연간 소득금액이 250만원을 넘지 않으면 비과세된다. 예컨대 가상자산 소득금액이 400만원이라면, 250만원을 제외한 150만원에 대해 20%의 세율을 적용해서 30만원의 세금을 물리는 구조다.

하지만 국회는 과세 인프라 준비기간을 고려해야 한다는 이유로 시행 시기를 내후년 1월 1일로 늦췄다. 이 조치는 블록체인 업계의 목소리가 반영된 것이다. 앞서 한국블록체인협회는 '업계가 과세에 협력하기 위해서는 개별거래소의 과세 인프라 구축이 필수로 선행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정부에 전달한 바 있다.

다만, 주식거래 등에 붙는 세금과의 형평성을 감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안만식 세무사(서현파트너스 그룹대표)는 "가상자산 거래소득에 대한 과세는 금융투자 소득에 대해 과세하는 것에 비추어 볼 때 반드시 도입되어야 하는 사안이었다"며 "주식양도 소득보다 투기성이 높은 가상자산 거래소득을 20%의 단일 세율로 하는 것은 문제가 있기에, 보다 과세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개정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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