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2월에 발표될 '트럼프 2기 행정부 예산안' 진행 지시
"트럼프 진영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것처럼 굴고 있다"
"선거 결과에 예산안 조정하지 않는 것은 매우 이례적"
예산관리국 전 고위임원 "트럼프 생각하면, 놀랄 일 아니야"
◆…대선에 패배한 트럼프 대통령 (사진 연합뉴스)
미국 대선이 끝난 지 1주일이 지났으나 트럼프 대통령과 측근들은 마치 자신들이 선거에 승리해 내년 1월 20일에 퇴임하지 않을 것처럼 굴고 있다. 트럼프의 백악관이 연방기관에 트럼프 행정부의 2기 예산안을 진행하라고 지시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10일 (현지시각) 보도했다.
신문에 익명을 요구한 여러 행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백악관 예산사무소가 연방기관에 트럼프 행정부의 다음 회계연도 예산안 준비를 계속하라고 지시했다.
백악관 예산안은 보통 2월에 발표되나,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을 떠난 2주 뒤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불복했지만, 올해 11월 3일 조 바이든 46대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승리했고 2021년 1월 20일 대통령 취임 선서를 앞두고 있다.
신문은 트럼프 대통령의 2022년 회계연도 예산안 진행이 바이든 차기 행정부의 예산안이 내년 초 의회에 제출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결정돼 여러 관계자를 놀라게 했다며 백악관 관계자들과 고위 정치 인사들이 대선 불복의 의지를 드러낸 행태라고 비판했다.
신문에 따르면, 매년 실시되는 예산안은 백악관의 대규모 업무로 지출과 세금에 대한 행정부의 제안을 명확히 보여준다. 많은 제안이 의회를 통과하지 못하지만, 재정 협상을 시작하는 중요한 기준 역할을 한다. 예산안은 모든 연방 기관의 협력이 필요하며 2월에 의회 청문회와 언론에 공개된다.
지금 트럼프 행정부가 만들고 있는 예산안은 정상적이라면 트럼프 대통령이 퇴임한 한 참 뒤인 2021년 10월 1일부터 2022년 9월 30일까지의 예산을 담고 있다.
예산 관련 관계자 2명은 백악관이 선거 결과에 따른 예산안 조정을 하지 않는 것이 매우 이례적이라고 밝혔다.
한 관계자는 “그들(트럼프 진영)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것처럼 굴고 있다. 관계자 모두 평소와 같이 일하고 있으나, 이 예산안이 결국 버려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조지 W 부시와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 예산관리국의 고위 임원이던 샹텔 보이엔스는 “선거 결과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입장을 고려할 때 지금 진행되고 있는 예산안 준비 과정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선거 결과를 알고 있는 시점에서 퇴임 정부가 내놓을 새 예산에 대한 정책 권고안을 계속 이어가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