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늦봄이나 여름이 지나야 미국인 대다수 접종 가능"
"백신, 11월이나 12월 보급 시작…고위험군 부터 서서히 접종"
트럼프 "레드필드가 실수했다…즉시 배포할 준비가 됐다"고 부인해
"백신보다 마스크가 우리를 더 안전하게 보호해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로버트 레드필드 CDC 국장 (사진 연합뉴스)
워싱턴포스트의 17일(현지시각) 보도에 따르면,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소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희망과 달리 코로나19 백신이 내년 봄이나 여름에 대량 보급될 수 있다고 밝혔다.
16일 로버트 레드필드 CDC 소장은 전염병에 대한 미국 상원 청문회에 나와 “팬데믹이 거의 끝났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과 달리 내년 늦봄이나 여름이 지나야 미국인 대다수가 백신을 접종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레드필드 소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자주 주장하는 안전하고 효과적인 백신이 대선 직전인 11월이나 12월에 나올 수 있을 것이며 코로나19에 취약한 고위험군에 먼저 제공될 것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보급량이 증가할 것이기에 우선순위가 낮은 미국인도 서서히 접종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미국인 대다수가 접종받는 다면, 백신의 효과를 통해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다. 내 생각엔 2021년 2분기나 3분기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레드필드 소장은 “백신 보급이 서서히 확대됨에 따라 백신 승인 시점과 팬데믹 통제 시점에 시차가 발생할 것이다. FDA(식품의약국)가 백신을 승인한 시점에서 6~9개월 뒤가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몇 시간 뒤,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회견에 나와 로버트 소장의 발언을 부인하며 “레드필드 소장이 실수한 것 같다. (백신을) 전국에 즉시 배포할 준비가 됐다. 레드필드가 나에게 그런 말을 하지 않았다. 잘못된 발언이다. 우리는 그가 말한 것보다 훨씬 더 빠른 수준에서 준비가 됐다”고 밝혔다.
레드필드 소장은 “백신 승인과 보급 시점 사이에 차이가 있음므로 거리두기, 손 씻기와 마스크 쓰기 같은 안전 조치를 중요시해야 한다. 코로나19 백신을 맞는 것보다 마스크 쓰기가 우리를 더 안전하게 보호해준다”고 강조했다.
신문은 이번 레드필드 소장의 견해가 지금까지 그 어떤 보건 담당자가 말한 시간표보다 상세하다고 평하며 앤서니 파우치 국립 알레르기 및 전염병 연구소장의 관점과 일치한다고 밝혔다.
파우치 박사는 디트로이트 TV와 인터뷰에서 “처음엔 적은 양의 백신만 이용할 수 있다. 2021년이 되어야 백신 수억 개를 확보할 수 있다. 물류 문제로 수많은 사람에게 접종하기까지 제약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전염 걱정이 사라지는 수준인 면역 우산(집단면역)에 이르기까지 수개월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