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화 '국회법'상정 시사…'입법부 대 행정부'

◈ 靑 '거부권' 행사 거듭 밝히자, 정의화 "헌법대로 할 것"

청와대가 지난 15일 이송된 국회법 개정안에 대해 거부권 행사 방침을 거듭 밝히고 있는 가운데, 정의화 국회의장이 국회 본회의 상정을 시사해 '입법부 대 행정부' 갈등이 촉발될 것으로 보인다.

정 의장은 17일 국회에서 언론과 만난 자리에서 "이병기 대통령 비서실장한테 '거부권 행사를 안하는 게 좋겠다' 하는 요지로 전화를 했는데 상당히 완강한 것 같더라"며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면) 이의서를 달아서 오게 돼 있다. 그 이의서를 보고 헌법 53조에 따라서 할 것"이라고 밝혀 국회 본회의 상정을 시사했다. 

헌법 53조 4항은 '재의(再議)의 요구가 있을 때에는 국회는 재의에 부치고, 재적의원 과반수의 출석과 출석의원 3분의 2이상의 찬성으로 전과 같은 의결을 하면 그 법률안은 법률로서 확정 된다'고 명시돼 있다.

정 의장은 "내가 지금 제일 중요시하는 것은 의장을 할 동안 헌법 질서를 그대로 지키고 절차적 민주주의를 확립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는 메르스 사태가 악화일로인 상황을 지적하며 국회법 개정안 거부권을 시사 하는 박근혜 대통령을 향해 "국회법 개정안을 청와대가 거부할 경우 메르스컨트롤 타워 아닌 '정쟁컨트롤 타워'를 자초하는 것"이라고 일갈했다.

문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국회법 개정안에 대해 "국가적 위기 앞에서 (국회가) 국회법 개정안을 대승적으로 결단했다"면서 "국민은 민생을 외면하고 정쟁에 몰두하는 청와대를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메르스 사태에 대해 "대통령이 보여주기식 행보를 할 게 아니라 직접 팔을 걷어붙이고 책임 있게 나서야 한다"고 압박했다.

◈ 여야, 18일 본회의 합의…황교안 인준 처리

여야는 17일 황교안 국무총리 후보자의 임명동의안 표결을 위한 본회의를 18일 오전 10시에 열기로 했다.

새누리당 조해진, 새정치민주연합 이춘석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회동을 통해 이같이 합의했다.

이 원내수석부대표는 황 후보자 인준 표결 참여 문제와 관련해 "그건 여야 합의해서 강제할 수는 없지 않겠나"면서도 "가능하면 참석해 의사 표시를 하는 쪽으로 동의를 구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야당이 주장한 황 후보자의 사과 및 해명과 관련해 "(황 후보자가) 국회에 첫 출석한 당일 날(19일) 인사말에서 청문회 과정에서 문제됐던 사안에 대해 포괄적으로 유감 표명을 하겠다는 정도를 새누리당으로부터 전달받았다"고 밝혔다.

또한 여야는 18일 본회의에서 황 후보 인준 표결을 포함해 예결위·윤리위·정보위원장도 선출하기로 했다. 다만 18일부터 시작할 예정이었던 대정부질문은 하루씩 연기하기로 했다. 18일 예정된 정치 분야 대정부질문은 오는 24일에 실시하기로 합의했다.

이와 함께 국회 운영위원회 내에 '인사청문 개선소위'를 구성해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드러난 문제점에 대한 개선방안을 마련해 처리키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