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제는 과학 아닌 정치"

"금융 공공성, 공정보다 정의 위해 필요"
"지금까지 실적으로 성과 증명, 국민 판단할 것"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경제는 과학이라기보다 정치이자, 의견이라며 기본금융 개념을 만든 이유가 자신의 경험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 후보는 7일 '서울대학교 금융경제세미나 초청 강연회- 청년살롱 이재명의 경제이야기'라는 강연에서 "경기도지사, 성남시장 시절 사회적 약자들이 돈 50만원을 빌리는데 안 빌려주니 사채에서 빌린다"며 금융에 대한 자신의 경험을 풀어냈다.

◆ 기본금융 설계, 자신의 경험 때문

그는 "보통 50만원 빌리면 선이자 수수료 등으로 20만원 떼고, 30만원을 준다"며 "그런 다음에 몇달 지나 못 갚으면, 다시 100만원 빌려주면서 전에 빌려준 거 50만원 빼고, 또 선이자, 수수료 떼고 한 2~30만원 주고 빚이 100만원이 돼 버린다. 이게 몇 달 지나 300만원, 1년 지나면 1000만원이 돼 있다"고 말했다.

실제 사채시장, 대부업체 말고 사채시장의 평균 이자율을 금감원이 계산했더니 연 401%였다고 한다며 "놀랍지 않냐, 이건 싼거다"라며 "불법 대부업 단속해 보면, 이자율 평균이 보통 1만 퍼센트, 3만 퍼센트 이런 경우도 아주 많이 발견된다"고 설명했다.

이 후보는 "피해자가 대개 여러분 또래의 청년들"이라며 "여러분은 이런 거 겪지 않을 만큼 환경이 좋을 지 모르겠다. 서울대 경제학부 정도 다니고, 부모님도, 좋은 대학 간 사람 부모들 대개 잘 살기 때문에 은행에서 연 1퍼센트 우대 금리로 돈 빌리는 것 얼마든지 가능할 것"이라며 사채 시장의 어려운 사례를 전했다.

그는 이런 이유로 기본금융 제도를 만들었다며 "어떻게 500퍼센트, 3000퍼센트 이자 주며 돈 빌려쓸 수 있겠냐, 그래서 예산 갖고 돈 50만원 빌려서 못 갚을 정도면 보호대상자로 결국 기초생활수급자가 되니, 재정복지지출하기 전에 차라리 돈을 빌려주자라고 생각해서, 500억 예산 마련해서 50만원은 심사 없이 빌려드린다"고 설명했다.

근데 시작했더니 사람들이 50만원 빌리겠다고 미어터져서 금방 소진돼 일부에서 돈이 너무 작다해서 그럼 심사를 해서 300만원까지 빌려주자, 그런데 그것도 수요가 너무 많아 재정적으로, 500억원 예산으로는 감당이 안되니 차라지 금융기관서 빌려주게 한 다음에 500억원으로 부실난 부분만 대신 빌려주자, 그렇게 기본금융 설계를 제가 한 것"이라고 상세히 덧붙였다.

이 후보는 1인당 500만원 빌려주는데, 전원이 아닌 청년 세대를 먼저 빌져주게 된 것이라며, 일부 반대도 있고 하니 청년만 빌려주는데, 이유는 청년때의 500만원과 성공해서 40, 50대의 500만원하고 완전히 다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 청년 세대 먼저…종자 벼 한대와 먹는 벼 한대는 완전 달라

그는 종자로 쓰는 벼 한대와 먹는 식량으로 쓰는 벼 한대는 완전히 다른 것이라고 비유하면서 "자원 배분할 때 생애주기 별로 배분해야 하는데, 미래 자산 앞당겨 쓰는걸 빚(부채)이라 한다. 이 부채를 여러분은 '자산'이라고 표현하죠. 미래 자산을 앞당겨 쓰는데 지금의 가치가 훨씬 크다면 앞당겨 쓰는 게 맞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그래서 청년들에게 기회를 주자, 청년에 500만원은 완전 다르니, 500 빌려주게 됐는데 경기도에서 설계하고 있다"며 "그런데 우린 공동체이기 때문에 함께 사는 방향, 약육강식 하지 않는게 인간세상"이라며 '공정과 정의' 문제를 지적했다.

그는 "의료보험은 돈 많이 버는 사람이 많이 낸다"면서 "그런데 돈 많이 벌고 재산 많은 사람은 병에 잘 안 걸리고, 가난한 사람은 의료보험료는 적게 내지만 병에 더 잘거려 혜택은 많이 본다"며 "이게 공정한가요"라고 물었다.

이어 "공정하지 않죠. 그러나 정의롭습니까"라고 물으며, "정의롭죠. 공정과 정의가 충돌하는 부분일 수 있다"고 문제를 지적했다.

◆ 의료보험, 공정하지 않지만 정의로운 것…금융 공공성 필요

이 후보는 "아무튼 의료보험 처럼 우린 정의로운 세상을 위해 많이 가진 사람이 더 부담하고, 적게 가진 사람이 덜 부담한다. 이게 당연한 것인데 이게 작동하지 않는 부분이 바로 금융"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런 문제들이 금융의 공공성과 금융의 수익성이 충돌하는 부분이라며 국가가 개입해 이 문제를 해결해 줘야 한다고 역설했다.

특히 가난한 사람이 빌려주는 돈을 떼어먹는 이른바 도덕적해이 문제에 대해서도 대부업체에서 돈을 빌린 가난한 사람들의 경우 보통 이자율이 24%였음에도, 살인적인 이자를 내면서도 95%가 다 갚았다는 경험적 통계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신용 불량을 감수하면서도 못 갚는 5%의 가난한 사람들이 신용 불량 등으로 고생을 더 한다며 이게 정의롭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금융 신용이란 국가권력 즉 국민 주권으로부터 나오는 것인데 그래서 금융 공공성이라는 게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 저성장, 수요 부족 시대…확장 재정정책 필요

이 후보는 경제 정책이란 경제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국가가 여러가지 권력적 수단을 동원하는 것이라며 상황이 바뀌면 정책도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 고도성장 사회에서는 투자할 곳은 많은데 투자할 돈이 부족했다며 그래서 정경유착이 심했고, 정권 입장에서는 투자 자원이 한정돼 있었기 때문에 몰아줘야 효율적이고, 그래서 불균형 성장전략을 취해 특정 재벌, 특정 기업에게 집중 지원했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지금은 완전 바뀌었다며 투자할 곳은 없는데 투자할 돈은 남아서 이자를 받기는 커녕 마이너스 이자 시대가 됐다고 말했다.

따라서 정책이 바뀌어야 한다며 "지금은 수요 부족 시대가 됐으니, 수요를 보강하는 정책이 필요한 시대로 본질적으로 바뀌었다"며 "그래서 제가 이 점에 대해 기재부와 의견이 달라 가끔 충돌하는 모양이 벌어지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후 학생들과의 질의응답 시간이 이어졌다.

학생들은 미중 무역분쟁에서 어느 쪽에 줄을 설 것인지, 국가 발전에 대한 로드맵이 있는지, 가상화폐에 대해 어떤 입장인지 등을 물었고, 이 후보는 "미중 어는 한 쪽을 선택하기보다는 미국과 중국이 선택을 하도록 해야 한다며 선택하지 않는 상황을 만드는 것이 진짜 능력"이라고 답했다.

그는 가상화폐에 대해서도 매우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선도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답했다.

특히 우리 경제가 성장을 회복해서 둥지를 늘려야 한다며 지금 청년 세대들의 갈등과 경쟁이 근본적으로 기회의 부족에서 온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성장을 회복해야 이런 문제에 대해 근본적으로 해결책이 가능하고, 특히 공정성을 회복하는 것이 곧 성장의 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디지털 전환의 위기, 기후변화에 따른 에너지 전환의 위기, 주기적 팬데믹 상황을 잘 이겨내고 성장의 기회를 만드는 것이 국가가 할 일이라며, 국가의 대대적 투자, 강력한 경제 부흥 정책에 따라 우리가 세계를 선도하는 국가로 나아가야 한다고 해법을 제시했다.

이 밖에도 학생들은 저출산 문제, 부동산 가격 폭등, 취업난 등에 대해 질문을 쏟아냈고, 이 후보는 경제 상황에 맞게 정책을 잘 준비하겠다며 "경제는 과학이 아닌 정치고 정책"이라며 "문제가 있을 때 그 문제 해결에 필요한 수준까지 하고 문제를 악화시키는 수준까지 가지 않도록 하는 게 정책적 능력"이라며 마지막으로 실천력에 대해서 자신이 성남시장과 경기지사를 거치면서 증명해 왔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약속한 것을 지켜왔고 나름 성과도 냈기 때문에 국민이 불러준 것"이라며 "뭘 하더라도 빈말이 아닌 실적이 있더라 하는 결국 실현가능성, 실적 이런 것으로 국민께서 판단할거라 믿고 그렇게 되도록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