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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재화의 무역이야기]

기업의 존속을 위해 수출에 도전한다

  • 보도 : 2021.11.24 08:00
  • 수정 : 2021.11.24 08:00
 
조세일보
1996년 4월부터 사업을 시작했으니 벌써 25년이 넘었다. 망했다고 할 수 있는 건 2번. 그래도 아직 근근이 버텨내고 있다. 어찌하다 정말 말도 안 되는 것 같은 신발을 하게 되었고, 신발 사업만 14년이 다 되어간다. 내가 파는 신발은 되도록 맨발로 걷는 느낌을 주려는 신발이어서 여러모로 옳기는 하지만 특별히 애착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단지 다른 방법이 찾아지지 않았고, 없는 것보다는 그나마 있는 게 좋아서 유지했을 뿐이다.

그런데 운이 좋아 그런지 그런대로 팔리기 시작했다. 고령화, 코로나바이러스, 걷기 트렌드 등의 시대적 이유도 있고, 특별한 분의 뜻하지 않은 큰 도움도 있었기 때문이다. 아직 내수나 필맥스의 사업체계가 잡혀 있지는 않지만, 2022년부터는 그 신발을 가지고 수출해보려고 한다. 내가 수출하려는 이유를 우선 꼽아 보았다.

얼마 전에 회사를 경영하는 친구들과 ‘현대자동차그룹 정몽구 회장, 삼성전자 이건희 회장’ 에 대한 토론이 있었다. 한국의 대기업 회장들은 그들의 그룹을 성공적으로 경영하여, 한국의 경제를 이끌어 가는 지도자로 인정을 받고 있었다. 그런데 그룹의 경영권과 소유권을 제 아들에게 넘겨주는 과정에서 불법이 있어서, 갑자기 사회적 손가락질의 대상이 되었다. 그 자리에서 나는 ‘기업을 넘겨줄 방법도 만들어 주지 않고 그렇게 비난을 하는 것은 사회주의나 다름이 없고, 나 역시 나의 회사가 커지면 어떻게 해서든 자식들에게 넘겨줄 방도를 만들어 낼 것’이라고 말했다.

나는 정몽구 회장이나 이건희 회장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그리고 그가 법률적으로 무리라는 것을 알면서 재산을 아들에게 넘겨주려고 한 것이나, 그의 아들을 대신하여 감옥에 들어가겠다고 한 것도 이해할 수가 있다. 왜냐하면 그는 현대나 삼성이라는 기업을 자신만을 위해서도 한 것도 아니며, 사회 전체의 이익을 위해서 한 것만도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것은 자신의 생존본능보다도 강한 종족보존 본능이라고 볼 수 있는 ‘자식에 대한 사랑’ 때문이다.

‘최정규의 이타적 인간의 출현’과 같은 방식으로 표현한다면 자신과 같은 유전자를 가진 사람을 도움으로써 나의 유전자를 퍼뜨릴 기회를 높이는 것이다. 이기적인 유전자는 자신의 유전자를 널리 퍼뜨리는 방편으로, 같은 유전자를 가진 인간 간에는 서로를 위하여 희생하게 한다는 것이다. 자식의 수를 늘리고, 자식이 또 더 많은 자식을 늘릴 수가 있게 하는 것이 이기적 유전자가 이타적 인간을 만드는 이유이다.

이 책을 보면 어째서 다른 사람들보다 가족 간의 유대관계가 강하고, 서로를 위하여 기꺼이 희생할 수 있는지를 알게 된다. 게다가 사람이란 자기가 이룬 것에 대한 자부심이 있고, 이를 영속화하고 싶은 것이다. 그런데 그 결과물을 알지도 못하는 허상뿐인 주주나 사회에 돌려준다는 것은 성인군자 아닌 다음에는 쉽게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유한양행을 예로 들어보자. 그 회사의 규모나 발전 속도가 왜 다른 가족기업들에 비하여 늦은지도 같이 말하여야 할 것이다. 그리고 어째서 제2의 유한양행이 출현하지 않는지도 역시 설명해야 한다. 정몽구 회장이나, 이건희 회장의 후계자 경영상속을 비난한다는 것은 우리가 유전자의 지배를 받는 자연 일부분임을 부정하는 것일뿐더러, 자신이 이룬 것을 자식을 통하여 영속화하기를 원하는 기업가들의 의욕을 꺾는 것이다.

물론 기업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사회의 도움을 많이 받았고, 그래서 사회에 이바지해야 하는 것은 맞는 말이다. 그러나 기업가가 자신의 부를 일방적으로 나누어 준다고 해서 사회의 부가 늘어나지도 않고, 빈부의 차이가 줄어들지도 않는다. 나는 회사를 하면서 이상적인 모델을 찾은 것은 전진문 교수가 지은 ‘경주 최 부잣집 300년 부의 비밀’을 읽고 나서다. 이 책을 읽어보면 기업을 운영하는 사람들이 가야 할 길을 신화적으로 실천한 경주 최씨 가문의 이야기가 감동적으로 쓰여 있다. 3대 가기 어렵다는 부를 300년이나 유지하면서, 그 부를 끊임없이 이웃을 위하여 사용하였고, 마지막에는 전 재산을 대구대학 설립에 희사한다.

이러한 부의 관리와 재분배는 현대적 개념의 주식회사에는 절대로 불가능하다. 단지 아쉬운 것은 자신들의 부를 ‘만석’으로 한정하였다는 점이다. 만석으로 ‘사방 백 리 안에 굶어 죽는 사람이 없게’ 할 수 있었다면, 더 많은 재산으로 더 많이 베풀 수 있었을 것이다. 그에 비하면 현대나 삼성은 지금 인근 천 리에 있는 사람들을 먹여 살릴 수 있다. 100의 재산을 100사람이 골고루 갖는다고 하여, 그 부가 유지되는 것은 아니다. 100의 재산을 한 사람이 가지고 관리를 잘하고, 키우면 1000의 사람을 먹여 살릴 수 있는 수단이 될 수 있다고 본다. 50년을 넘긴 주식회사는 손으로 꼽지만, 백 년을 넘긴 가족회사를 찾는 것은 아주 쉬운 일이다.

나는 지금 비록 이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아주 작은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이 회사를 우리의 아이들에게 넘겨주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전에 나와 거래했던 독일, 핀란드의 파트너와 생산 공장의 사장과 차세대를 위한 경영에 합의한 적도 있었다. 그때 우리는 우리가 운영하는 브랜드와 경영체계를 영속화하면서 다음 세대는 물론이고, 그다음의 세대에까지 물려주는 ‘기업의 영속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따라서 이를 운영하는 우리의 목표는 ‘이익의 극대화’가 아니고, ‘존속의 극대화’이다. 그렇게 유지된 우리의 회사는 좀 더 많은 기업을 유지할 수 있다. 물론 우리의 회사가 더 커지면 이에 따라서 더 많은 기업을 창출할 수 있고, 더 많은 부자를 창출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불행히도 삼성이나 현대 같은 회사 몇 개를 만들어 파트너들과 오순도순 소박하게 살고자 했던 나의 꿈은 이루어지지 못했다.

지금도 구멍가게 수준인 회사를 스웨덴 발렌베리나 한국의 삼성 같은 가족기업의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이를 영속화하려는 나로서는 가족기업에 관한 관심이 매우 크다. 그 첫 번째 단계가 글로벌 기업으로 자리매김하는 것이다. 좁은 한국 내에서는 내 수명의 한계를 넘는 영속성을 갖기 어렵다. 내가 이룬 바와 이루고자 하는 꿈을 내 유전자들 통해서 영원히 이어갈 방도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홍재화 필맥스 대표
 

홍재화 필맥스 대표

[약력] 중앙대학교 무역학과 졸업, 전 KOTRA 파나마무역관, 홍보부 근무
[저서] 무역&오퍼상 무작정 따라하기, 수출 더 이상 어렵지 않아요, 어제를 바꿀 순 없어도 내일은 바꿀 순 있다, 해외무역 첫 걸음 당신도 수출 쉽게 할 수 있다 등 다수
[홈페이지] http://blog.naver.com/drimtr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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