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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봉 세무사의 좋은 하루]

행복(Good mental states)과 세금

  • 보도 : 2021.11.03 07:00
  • 수정 : 2021.11.03 07:00
조세일보
◆…◆…김종봉 세무법인 더택스 대표세무사
 
요즘 한류열풍을 넘어 한류태풍처럼 <오징어 게임>이 대세몰이 중입니다. 게임메이커 오영수(오 영감)님의 대사 중 기억에서 쉽게 지워지지 않을 것 같은 멘트가 있습니다. “부자와 가난한 사람의 공통점이 무엇인지 아나? 인생이 재미없다는 거야.”

재미는 행복의 또 다른 표현이겠지요. 행복(재미)이 무엇인지 알 수는 없지만, 누군가는 부자와 가난한 자를 동일시하는 데 의아해할 수도 있습니다. 연화대에 가부좌한 마른 예수님을 떠올리거나, 십자가에 매달려 있는 넉넉한 부처님을 상상하는 것처럼요. 정말 부자라고 해서 가난하다고 해서 행복(재미)하지 않을까요?

함께 일하는 동료들에게 묻습니다. “언제 행복한가요?” 다수는 가족(Family) 또는 친구(Friend)와 즐거운 시간을 보낼 때라고 합니다. 어떤 이는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라 하고, 월급 받을 때라는 사람도 있습니다. 좋아하는 연예인 덕질할 때 행복하다는 이도 있고요. 또 다른 이는 혼자 있을 때가 가장 행복하다고 합니다. 제가 알기로는 부자라고 할 만한 동료는 없습니다.

몇 년 전쯤으로 기억합니다. 패션업계에서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해가고 있는 회사가 있습니다. ‘M○○’와 ‘○○커버리’라는 브랜드로 대중적 인기를 끌고 있는 기업입니다. 그 회사의 대표님과 미팅이 있었습니다. 어느 날 일이 끝날 즈음에 “대표님께서는 돈을 많이 버셔서 좋겠습니다”라고 스쳐지나가듯 물었습니다. “돈은 달리는 말(馬)과 같습니다. 말(馬)을 잘 다루지 못하면 낙마하듯이 돈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자칫 사람이 다칠 수도 있습니다.”

예상치 못한 답변에 깜짝 놀랐지만 내색하지 않았습니다. 또 물었습니다. “대표님은 언제 가장 행복하세요?” 잠시 미소를 지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는 “우리 아들이 ‘매장 오픈 시 많은 고객을 맞이할 때의 아빠 얼굴을 보면 엔돌핀이 제일 많이 솟는 것 같다’라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그분은 보통사람의 기준으로 부자임이 틀림없습니다. “아직도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이 많습니다. 재밌습니다”라는 목소리 속에는 열정과 함께 행복이 묻어있습니다.

행복 전문가가 바라보는 세상도 있습니다. 최근, 최인철(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님의 “굿 라이프”-‘아주 보통의 행복’이라는 소제목이 붙어 있었다- 라는 주제의 강연을 들었습니다. 강연이 끝난 후 질의응답의 시간이 왔습니다. 행복을 주제로 이야기하는 교수님은 언제 가장 행복한지를 묻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최 교수님은 “학자이다 보니 연구 성과가 잘 나왔을 때 행복을 느끼게 됩니다.” 그리고 덧붙였습니다. “가족들과 맛있게 음식을 먹으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낼 때입니다.”

“왜 Better Life도, Best Life도 아닌 Good Life를 이야기할까?” 궁금했지만, 다시 순서가 오지 않았습니다. 나중에 알게 되었지만, 최 교수님은 『아주 보통의 행복』에서 ‘우리는 늘 더 특별한 행복, 짜릿한 행복 같은 것을 찾지만 그런 건 없다’라고 이미 밝혀 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헌법 제10조에서 “모든 국민은 ~,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라고 규정하고 있죠. 행복(幸福)을 한자로 풀이하면 ‘우연히 일어나는 좋은 일’ 정도라고 합니다. 그렇게 해석을 하다 보면 우연히 일어날 일인데 어떻게 추구해야 하는지 고개가 갸우뚱해집니다.

OECD에서도 행복을 정의하고 있습니다.
“Good mental states, ~the various evaluations, ~the affective reactions of people to their experiences” : 내 마음 상태가 좋을 때를 행복이라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자신에 대한 평가나 일상의 경험 속에서 심리적으로 좋을 때라는 부연설명도 뒤따릅니다.

행복을 이야기하는 것과 행복하게 사는 데는 차이가 있습니다. 경제적으로 잘살든 못살든 내가 기분이 좋은 상태면 국제적으로 공인(?)받은 행복한 사람입니다.

저의 직업은 서비스업입니다. 영어 service는 라틴어 세르부스servus에서 파생한 세르비티움servitium에서 유래했다고 합니다. 세르비티움은 노예라는 의미를 담고 있답니다. 로마시대에는 교사나 의사마저 노예였다고 합니다. 관련 직업종사자들이 과거에는 소수의 권력자와 주인을 섬기는데 머물러 있었습니다. 오늘날 행복을 추구할 권리가 있다는 헌법적 가치를 지켜내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요? 자신의 자유의지가 중요하고 봅니다. 그리고 우리의 행복추구 행위가 외부로부터 간섭과 방해 그리고 침해를 받지 않아야 할 것입니다.

역사적으로 서로마의 멸망 원인을 로마 황제의 조세정책에서 찾는 사람이 있습니다. 당시 로마시민은 과중한 세금징수에 마음 편할 날이 없었다고 합니다. 이는 외부세력(게르만족)의 침입을 로마시민들이 방관(수용)하는 결과로 이어졌습니다. 세금이 국민의 행복은 물론 나라의 운명을 뒤집어 놓을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입니다. 미국의 독립전쟁 또한 다르지 않습니다.

예나 지금이나, 국민에게 세금은 민감합니다. 정책을 입안하거나 집행함에 있어 국민(납세자)의 심리상황까지도 세심하게 살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오징어 게임>이 승자독식의 프레임이라고 한다면, 모든 사람을 승자로 만드는 ‘Good mental states’라는 새로운 게임은 없을까요?

◆ 글쓴이 : 김종봉 세무법인 더택스 대표세무사
[약력] 서울청 국선세무대리인, 중부청 국세심사위원, 가천대학교 겸임교수, 법무법인 율촌(조세그룹 팀장), 행정자치부 지방세정책포럼위원 / 가천대학교 경영학 박사 / 국립세무대학 3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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