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부동산 불안감 확산…국경절 끝나자 채권과 주식 폭락

헝다그룹 사태가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 전반에 악영향을 끼쳐 관련 채권과 주식이 폭락했다.

8일(현지시간) 헝다 사태에 대한 중국 당국의 별다른 발언이 없는 상황에서 중국 국경절(10월 1일~7일)이 끝나자 중국 부동산 채권과 주식이 폭락했다.

헝다는 현재 3,000억 달러(350조 원)의 빚을 지고 중국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채무불이행 사태에 마주하고 있다.

헝다는 이미 두 차례 역외채권 이자 지급을 하지 못한 상황이다. 신용평가사 피치는 헝다와 헝다 계열사의 장기 외국 통화 표시 채권 등급을 'C'로 강등했다. C 등급은 상환 불가능 상태에 직면했다는 뜻.

중국 국내총생산(GDP) 28%를 차지하는 중국 부동산 전반에 채무불이행 우려가 확산하면서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가 발행한 자산상품 채권 금리가 급등하고 있다.

중국 내 많은 산업 분야가 지금까지 중국 경제를 이끌던 부동산 자산상품에 투자했기에 그 위기가 중국 경제 전반에 확산할 우려가 크다.

화양녠(판타시아홀딩스)이 지난 4일 만기였던 2억600만 달러 규모(2,400억 원)의 달러채를 상환하는 데 실패하면서 채권 금리가 급등했다. 이에 매도세가 크게 늘자 상하이증권거래소는 거래 50%를 중단시켰다.

지난 7일 화양녠은 투자자들과 긴밀하게 대화하고 있다며 "채무 보호 조치를 적극적으로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지난 5일 기준 자자오예그룹(카이사홀딩스)도 2023년 11월 만기 달러채 채권 금리가 이틀 사이 7.47%올라 31.44%를 기록했다.

룽촹(수낙차이나홀딩스)의 2023년 7월 만기 달러채 수익률도 이틀 새 4.85%포인트 올라 23.62%에 달했다.

중국발 고금리 채권 절반 이상이 20% 이상의 높은 금리에서 거래되고 있다. 채권을 발행한 회사들의 채무불이행 가능성이 높아 만기 채권을 처리하기 어려워진 상황.

제니 정 알리언스번스타인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최근 사태로 시장 신뢰가 무너졌다"며 "채권발행자의 상환 의지를 투자자들이 재평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 인민은행은 "부동산 시장의 안정적이고 건강한 발전을 유지하고 주택 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해 관련 부서와 지방정부와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중국 금융당국은 국경절 동안 헝다 사태에 대해 어떠한 언급도 하지 않았다.

환구시보는 지난 7일 논평에서 "중국 자체적인 우선순위를 가지고 있다"며 "부동산 거품과 위험을 줄이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4일 허성촹잔그룹(合生創展集團)이 헝다물류그룹의 주식 51%를 50억 달러(6조 원) 이상에 매수할 것으로 알려졌다.

헝다그룹이 자산을 매각하며 유동성을 일시적으로 확보하고 있지만 워낙 부채가 커서 빠른 시일 안에 해결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제공 로이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