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고' 소리나던 영주세무서 신고창구가 확 바뀌었다고?

"아이고, 허리야"

높은 계단을 올라가거나 험한 길을 갈 때 힘이 든 노인들의 입에서 나오는 앓는 소리가 높은 빌딩도 아닌, 3개층에 불과한 영주세무서에서 하루에 몇 번씩 흘러나왔다. 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

영주세무서 청사는 지난 1996년 준공되어 25년이나 된 노후청사로 엘리베이터가 설치되어 있지 않지만, 3개층에 불과해 직원들 입장에서는 굳이 엘리베이터를 사용하지 않아도 근무하는데 지장이 없다.

전기에너지 절약을 위해 저층은 계단으로 걸어다니라고 권유하는 정부청사가 많은 만큼 영주세무서 청사에 엘리베이터가 설치되지 않았다고 해서 이를 문제삼아 지적하기도 어렵지만 엉뚱한 곳에서 문제가 터졌다. 
영주와 예천, 봉화를 관할하는 영주세무서는 주로 60세 이상의 인구비중이 높은 곳이다. 사과와 인삼이 유명한 이 지역은 주로 농사를 짓는 지역으로 노인 인구가 다수 거주하고 있어 계단 이용 자체가 힘들었다.

인구비를 살펴보면 영주와 예천에 거주하는 사람 중 60세 이상이 무려 40%다. 봉화지역의 경우 거주인구 중 50%가 60세 이상 노인이다.

노인들이 주로 PC사용에 익숙하지 않아 전자신고를 하지 못해 세무서를 방문해 신고하는 것을 감안하면, 자기작성신고창구를 이용하는 민원인 10명 중 7~8명이 노인인 셈이다.

더구나 영주세무서에는 국세신고안내센터가 설치되지 않아 종합적인 세무상담 제공이 어려웠다.

이에 영주세무서 직원들이 나섰다. 고령의 민원인들이 계단을 힘겹게 오르는 뒷모습을 본 직원들은 지난 12월 부임한 윤재갑 영주세무서장에게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적극 건의했고 올해 역점사업으로 선정해 추진했다.

지난 3월에는 조정목 대구지방청장이 영주세무서로 순시를 가서 현장을 살펴보고 문제해결을 위한 예산확보에 적극 나서겠다고 약속했다.
  이후 국세청(본청) 예산담당 부서를 찾아가 고령의 민원인들을 위해 청사구조 개편에 대해 설명했고 지난 8월 예산을 확보해 공사를 시작했다. 청사 1층에 있던 체납징세과를 3층 자기작성신고창구로 옮기고 1층에 위치했던 체납징세과 자리에 국세신고안내센터를 만들었다.

민원인들이 힘들이지 않고도 국세신고안내센터로 찾아갈 수 있는 것은 물론, 신고와 납부, 민원처리 등의 업무를 1층에 위치한 국세신고안내센터와 민원실에서 한 번에 해결할 수 있어 민원인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는 후문이다.

개소식에 참석한 조관섭 영주상공회의소 회장은 "지역납세자의 불편사항을 세심하게 파악해 개선하는 영주세무서 모습에 감동받았다"며 "국세신고안내센터 개소는 고령 납세자가 많은 지역의 특성을 잘 반영해 납세자 지향적인 사무실 리모델링으로 지역기관의 모범사례"라고 말했다.

영주·영양·봉화·울진이 지역구인 박형수 국민의힘 의원은 축전을 통해 "이번 국세신고안내센터 개관이 국세행정에 있어 시민 여러분의 어려움을 해소하는데 도움이 되길 기원한다"며 "직원들에게는 원활한 행정업무를 위한 편안한 일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