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안부 국감도 '대장동' 책임 공방...다른 이슈 묻혔다

전해철 "대장동 감사 계획 없어, 성남개발공사 감사 대상 아냐"

이해식 "대장동 개발 의혹, 국민의힘 게이트"

이영 "유동규가 받은 2018년 행안부 장관 표창장, 절차적 문제"

문재인정부의 마지막 국정감사가 열린 첫날 여야가 대장동 개발 의혹을 두고 강하게 충돌해 제대로 시작하지도 못했다.

특히 행정안전부 국정감사는 예정 시간인 1일 오전 10시 국정감사가 중단되고 오후 2시경 재개됐는데, 대장동 개발 의혹에 다른 국감 이슈가 모두 묻힌 형국이었다. 행안부 국감에서는 피감기관인 경기도와 성남시 대장동 개발의혹을 연결하는 질책이 이어졌다.

국회는 이날 오전 법제사법위원회, 정무위원회, 교육위원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외교통일위원회, 행정안전위원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등 총 7개 상임위에서 국감을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오전에 여야의 피켓 시위로 국감이 중단되는 사태가 빚어졌다.

행정안전부 대상 국정감사도 정회 사태를 비켜가지 못했다. 행안위 국감이 예정보다 4시간 늦게 시작한 것은 여야가 국감 시작 전부터 강대강으로 대립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국감 자리에 붙인 '특검을 거부하는 자가 범인'이라는 손팻말을 붙이자 더불어민주당은 '돈 받은 자가 범인'이라고 구호를 붙이며 맞대응했다.

여당 의원들은 '행안부 국감인데 대장동 국감이냐'면서 장외에서까지 고성이 나오며 국감을 거부했고, 위원장이 결국 감사 중지를 선포하기에 이르렀다.

국감이 재개된 오후에도 여야는 대장동 의혹에 대한 설전을 이어갔다.

◆전해철 "대장동 감사 계획 없어"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은 이날 행안위 국정감사에서 대장동 개발 의혹과 관련해 성남시에 대한 감사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대장동 개발 의혹은 다른 사안보다 주요 소재로 행안부 국감에서 자주 등장했다.

전 장관은 '행안부가 성남시를 감사한 적 있느냐'는 박완수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 "(성남시를) 감사한 적 없다"면서 "행안부는 지방자치단체에 대해 감사할 수 있지만 공공기관(성남도시개발공사)은 지자체를 통해 감사한다"고 답했다.

박 의원은 '장관님이 화천대유가 천문학적 이익을 낼 수 있도록 이 지사가 설계했다고 했는데, 권한있는 행안부가 (성남시에 대해) 감사권을 안 한 것은 직무유기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에 전 장관은 "문제가 되는 대장지구 공사는 지자체에 대해 직접 감사하지만 공공기관에 대해선 지자체를 통해 하고 있다"면서 "대장동은 검찰, 경찰이 총력적으로 수사하고 있다. 행안부가 감사, 검사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답변했다.

전 장관은 그러면서 "기준을 벗어난 것에 대해 (지자체가) 행안부 의견을 듣지 않은 건 없다"고 덧붙였다.

◆이해식 "대장동 개발 의혹, 국민의힘 게이트"...전해철 "성남개발공사 감사 대상 아냐"
 
서울 강동을이 지역구인 이해식 민주당 의원은 이날 행안위 국감에서 지자체 국정감사 범위는 국가 위임 사무, 보조금 예산 지원 등에 국한된다며, 대장동 개발 의혹은 '화천대유, 국민의힘 게이트'라고 거듭 주장했다.

이 의원은 "박완수 의원이 대장동 개발과 관련해 막대한 개발이익이 화천대유에 집중되는 것을 이재명 지사가 설계했다고 말했는데 오도하는 것"이라면서 "50억원 받은 사람이 누구냐? 남욱, 정민용 변호사를 비롯해 원유철 의원 모두 한나라당 출신이다. 국민의힘 화천대유 게이트라고 말씀드린다"라고 날을 세웠다.

이명수 국민의힘 의원은 이에 자치사무와 위임사무가 현장에서 명확히 구분되지 않기 때문에 생긴 일로 대장동 사건은 특검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며 맞섰다.

이 의원이 "대장동 개발사업 관련 행정적 보완을 찾아야 한다"고 지적하자, 전 장관은 "성남시는 감사를 할 수 있으나 성남개발공사는 감사할 수 없게 돼 있다"고 거듭 답했다.

이 의원이 "그걸 했어야죠. 지방자치단체 사업이라도 일정규모 이상이면 행안부가 감사해야 한다"는 언급에, 전 장관은 "대장동건은 수사중이다. 개인비리 위법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영 "유동규가 받은 2018년 행안부 장관 표창장, 절차적 문제" 지적

대장동 개발사업을 주도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2018년 받은 행안부 표창장이 절차적인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민의힘 이영 의원은 "(유 전 본부장의) 공적조사를 행안부에 요청해 어제 저녁 받았다"며 "공적사항을 보면 유 전 본부장이 도시개발 사업을 통한 지역개발과 함께 이익금으로 공원을 조성했다는 내용이 담겼는데 이 상을 수여할 당시만 해도 공원은 개발 착수가 안 됐던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또 장관 표창을 받은 67명 중 유일하게 실무자급이 아니었고 응시 조건 5개 중 4개를 충족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유동규 본부장은 8년 재직하고 일선 주무관과 실무장들이 받는 장관 표창을 받았다"면서 "성남도시개발공사 채용 시 4가지 경력조건을 맞추지 못했고 나머지 하나인 '기타 임명권자가 특별한 사유가 있다고 인정하는 자'라는 내용만 맞췄다"이라며 행안부가 허위사실로 장관표창을 유 전 본부장에게 줬다는 점을 부각했다.

전 장관은 이에 대해 "장관표창이 형식과 절차에 문제점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전 장관은 "감사해야 한다면 장관표창이 잘못됐다는 전제하에 해야 한다"면서 "가, 나 등급을 받은 공기업 중 추천하라고 시도에 얘기했고 경기도에서 시군구로부터 추천받아 행안부에 올리면 행안부 공적심사위원회에서 한다"며 위법 사항이 없다고 답했다.

이 의원은 아울러 "2018년 2월 장관님이 이재명 당시 시장의 대장지구 이익을 시민배당하는 것과 관련해 문제시했다고 들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지 않았느냐"라고 물었다. 이에 전 장관은 "그 이후 살펴본 적 없다"고 답했다.

한편 행안부 국정감사는 이날 주요 업무 보고, 전 장관에 대한 질의가 진행됐고 일반증인과 참고인 질의로 마무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