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계약물량 조기 공급" 요청에, 화이자 회장 "진지하게 검토"

21일 오전 화이자 회장 접견 "계약 물량 외 추가 도입 계약 잘 진행되길"

화이자 회장 "내년엔 여유가 있어 협약 빨리 체결하면 조기 공급 기회 있을 것"

文 "한국 백신 위탁생산 능력 신뢰해도 돼", 불라 회장 "그런 점 잘 알고 있어"

문재인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화이자 회장에게 "부스터샷과 접종 연령 확대로 최대한 계약 물량을 조기 공급받는 것이 필요하다"며 백신 계약 물량의 조기 공급을 요청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9시 30분 미국 뉴욕 시내 모 호텔에서 화이자사의 앨버트 불라 회장을 접견하고, 한국과 화이자의 백신 협력 방안에 대한 의견을 교환한 자리에서 "내년도 1차 계약에 이어 추가 도입 계약이 순조롭게 진행되기를 바란다"며 이같이 밝혔다고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박 대변인에 따르면 이날 화이자 회장 접견은 문 대통령이 코로나19 위기 극복 과정에서 무엇보다 역점적으로 추진해왔던 백신 외교 차원에서 이루어진 것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 5월 방미와 6월 G7 정상회의 순방 등의 계기에 글로벌 제약사 대표들을 대면 접견 혹은 화상 접견을 통해, 계약 물량의 조기 공급과 국내 백신 개발에 필수적인 대조백신 확보 등의 성과를 만들어왔다. 문 대통령의 이 같은 요청에 대해 불라 화이자 회장은 "요청 사항을 유념하고 진지하게 검토하겠다"면서 "내년의 경우 여유가 있기 때문에 협약을 빨리 체결하면 조기 공급의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불라 회장은 이어 한국 과학기술에 감사와 존경을 표하면서, 삼성 등의 한국 기업과 일을 해보았다는 점을 언급했고, 화이자는 코로나 이외의 백신도 생산하고 다른 질병에 대한 치료제도 생산하고 있기 때문에 한국과 협력 강화 여지가 많다는 점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화이자의 우수한 백신 개발 능력과 한국 생산 역량이 결합한다면, 전 세계에 더 많은 백신을 공급하여 개도국까지 접종률을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한국은 네 가지 코로나19 백신을 위탁생산하고 있는데, 현재까지 한 건도 문제가 없었기 때문에 우리의 생산능력을 신뢰해도 된다"고 말했다. 이에 불라 회장은 "그런 점을 잘 알고 있다"고 답했다.

문 대통령은 불라 회장에게 고위험군 뿐만 아니라 일반인에게 부스터샷을 시행해야 하는지에 대한 찬반 논란 여부 의견을 물었고, 불라 회장은 미국에서도 비슷한 논란이 있다는 점과 이스라엘, 프랑스, 독일, 영국의 사례를 언급하면서, 화이자 입장에서는 부스터샷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문 대통령은 12세부터 17세뿐 아니라 5세에서 11세까지 어린이도 접종하는 문제에 대해 질문을 했고, 불라 회장은 최근 연구에 따르면 어린이 5세에서 11세까지는 백신을 1/3만 접종해도 동일한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한국 정부는 의약품 연구개발과 생산에 있어 화이자와의 협력을 환영한다"면서 "협력이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한국 정부가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화이자는 생후 6개월에서 5세까지 영유아를 대상으로 한 코로나19 백신 임상시험 데이터를 이르면 10월 말 공개할 전망이라고 CNBC방송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5∼11세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 데이터는 이보다 훨씬 빨리 나올 것이라고 불라 화이자 회장이 밝혔다. 그는 이달 말까지 미 식품의약국(FDA)에 5∼11세 임상시험 데이터 제출 준비를 마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날 미 보건연구포럼에서 어린이들에 대한 임상 데이터 제출 후 "얼마나 시간을 들여 결정을 내릴 것인지는 FDA에 달려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