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 장관, 보건의료노조 총파업 관련 대국민 담화 발표...30일 노정교섭 파행
노조, 9월 2일 총파업 예고…주요 쟁점인 '의료 인력 공급-공공의료 확충' 이견
권 장관 "현장 의료인력에 희망주도록 대안 제시할 것"...보상 등 쟁점 해결
복지부, 코로나19 환자 치료 차질 우려...비상대책도 마련 중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은 31일 보건의료노조의 총파업 예고와 관련해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하면서 "어떠한 경우에도 국민의 건강과 안전이 소홀히 되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앞서 코로나19 현황 브리핑하는 권 장관［사진=연합뉴스］
권 장관은 이날 발표한 대국민 담화문에서 "파업으로 코로나19 환자를 치료하는 병원과 선별진료소 등의 차질이 발생한다면 당장 대기환자 증가 및 중증환자 전원 지연 등으로 코로나19 환자 치료에 차질을 빚게 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이는 의료체계에 큰 부담을 줘 일상으로의 복귀 자체가 지체될 수밖에 없다“며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께 돌아갈 것"이라고 파업 철회를 당부했다.
권 장관은 "보건의료체계에는 보건의료종사자 뿐만 아니라, 의료 서비스를 이용하고 재정을 부담하는 국민 여러분과 의료기관 및 노동조합에 속해있지 않은 타 의료인 등 다양한 주체가 존재한다"며 "보건의료노조의 고민과 어려움도 이해하지만, 노동계의 협의만으로 이를 결정하기 어렵다. 정부의 입장도 다시 한번 이해해 달라"고 당부했다.
◆…민주노총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이 내달 2일 총파업을 예고한 가운데 지난 30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의료기관평가인증원에서 열린 복지부-보건의료노조 12차 노정 실무협의에서 이창준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관이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실무교섭 단장을 맡고 있는 송금희 보건의료노조 사무처장은 "8대 과제 주요 쟁점 안에 22개 세부 과제들 중 비쟁점 사항들은 의견 접근을 했지만 가장 해결해야 될 부분인 의료 인력과 공공의료 확충에선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라고 밝혔다.
송 사무처장은 이날 오전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재정이 투입되는 문제인 ‘의료 인력 확충’과 ‘공공의료 확충’ 등 두 가지 요구 사항에서 진전을 보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보건의료노조는 정부와 협상 여지를 열어두는 한편, 요구 사항이 이행되지 않을 경우 오는 2일부터 총파업에 들어가겠다고 밝힌 상태다.
이날 노정교섭 협의 과정에서 큰 틀의 공감대를 이뤘으나 양측이 생각한 합의의 구체적 수준에서는 서로의 입장만을 재확인했다. 사회적으로 이견이 적고 의료현장 수용성이 높은 정책과제들에 대해서는 단기간 추진이 가능하지만 의료계 내부 또는 사회적 수용을 위해 이해당사자 등의 협의가 필요한 사안은 결정이 어렵다는 게 복지부 입장이다.
권 장관은 "코로나19 현장에서 일하는 의료 인력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도록 보다 적극적으로 대안을 제시하는 등 해결방안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일단 한발짝 물러섰다.
복지부는 핵심쟁점 사안인 보건의료인력에 대한 보상 문제에 대해서는 재정당국과 협의해 조기에 해결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특히 생명안전수당, 교육전담간호사제 유지 확대 등은 신속히 추진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공공의료에 대해서도 지속적으로 확충해 나간다는 입장이다. 다만 공공병원의 신설·확충은 지자체의 충분한 의견수렴과 상당한 재정이 수반되는 사업으로 공공의료 확충 협의체를 구성해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하고 관계부처 협의 등을 추진할 것을 제안했다.
이와 관련, 권 장관은 "단순한 재정문제를 넘어서 의료인력 수급과 상급병원 의료인력 쏠림 등 의료계 전반에 미치는 영향도 고려해야 하는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복지부는 파업이 진행될 경우 노동관계법령에 따라 의료기관의 중환자 치료, 응급의료, 수술, 분만·투석 등의 필수업무 유지, 비상진료대책에 따라 응급센터 등 24시간 비상진료체계 가동과 함께 병원급 의료기관의 평일 진료시간 확대, 파업에 참여하지 않는 공공기관의 비상진료 참여 등을 차질없이 준비하겠다는 계획이다.
권 장관은 마지막까지 노조와 대화를 통한 문제해결에 최선을 다하는 한편, 모든 가능성에 대비해 국민 여러분이 불편이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방침이다. 마지막까지 극단적인 집단행동으로 이어져는 안 된다는 정부 입장을 대변한 것으로 보인다.
권 장관은 "정부는 보건의료 발전을 위한 이야기라면 누구든지 만나 귀 기울일 준비가 됐다. 국민을 생각하는 (노조)여러분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한다"고 거듭 대화에 나설 것을 당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