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캠프 "경찰대 구인글은 지인이 임의 게재" 해명

민주당·이재명의 '정보공작정치' 비판에 尹캠프 '개인의 임의 게재' 해명

정용선 "추천 부탁한 경찰대 퇴직 동문이 임의로 올린 것...직접 사과 글 올려"

"국민들께 심려 끼친 점 깊이 사죄...더욱 성찰하고 사려 깊게 일할 것"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 캠프는 최근 경찰대 총동문회 홈페이지에 등장한 캠프 공명선거추진단 모집공고가 경찰대 퇴직동문들에게 인물 추천을 부탁하는 과정에서 임의로 올라간 것이라고 해명했다.

정용선 윤석열 캠프 공명선거추진단장은 23일 입장문을 통해 공명선거추진단 모집공고 논란에 관련된 경위와 입장을 설명하며 이같이 해명했다.

정 단장은 "지난 13일 추진단장으로 임명된 뒤 운영계획을 구상하는 과정에서 지인들에게 자문을 받을 수 있는 위원을 추천해 달라고 요청했다"면서 "제가 연락했던 경찰대 퇴직동문 가운데 한 명이 경찰대 총동문회 홈페이지 관리자에게 연락, 공명선거추진단에서 자문역할을 할 위원을 모집한다는 글을 임의로 진로취업정보사이트에 올렸다"고 설명했다.

이어 "20일 오후 다른 동문으로부터 모집글이 게재되었다는 사실을 전해 듣고 제가 직접 사과의 글을 올림과 동시에 글을 삭제하도록 했다"고 캠프가 진행한 내용이 아님을 부연설명했다.

그는 공고 내용 중 수사·정보 경력자나 변호사 자격소지자 우대채용 관련해서는 "수사와 정보 경력자나 변호사 자격자를 염두에 뒀던 것은 경찰의 여러 기능 중에서 공명선거업무를 관리하는 파트가 수사와 정보부서이기 때문"이며 "공직선거법과 선거운동에 대한 충분한 이해를 가진 분들이 상황에 따라 적절한 대응을 할 수 있고 보다 공명정대한 활동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제 개인적 판단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정 단장은 '권력기관 사유화 시도 '라는 여야의 공세에 대해선 "공명선거추진단은 다가오는 20대 대선에서 선거의 공정성을 확보할 목적으로 만든 비상근 부서"라며 "캠프에 자문을 해 줄 수 있는 퇴직경찰관을 공명선거추진단의 위원으로 모시는 일이 어떻게 권력기관을 사유화하려는 시도가 된다는 것인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다"고 반박했다.

이어 "저에게 들이댄 잣대와 같은 논리라면 각 캠프에서 일하는 공직자 출신들은 정부에 영향을 미칠 목적으로 인선했다는 말과 다르지 않다"고 했다.

나아가 "만약 제가 캠프에서 치안정책을 담당했다면 경찰의 생활안전부서 근무 경험이 있는 전문가에게 자문을 구했을 것이고, 후보자의 경호단장이었다면 경호경력자들에게 자문을 구했을 것"이라며 "언론인 출신을 영입하면 언론을 장악해 보도를 통제하려는 의도라는 말이냐, 국방정책은 군 출신에게, 외교안보정책은 외교부 출신의 도움을 받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도 "이 문제가 정쟁으로 번져,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치게 된 점 깊이 사죄드린다. 아울러, 윤석열 예비후보께도 누를 끼쳐 대단히 송구하게 생각한다"며 "앞으로 더욱 성찰하면서 사려 깊게 일하도록 하겠다"고 자세를 낮췄다.
  앞서 민주당과 이재명 경기지사 캠프는 해당 채용을 '정보공작정치'로 비판하며 윤 전 총장의 공개사과와 공고 철회를 촉구했다.

이재명 캠프 정진욱 대변인은 이날 '정보공작정치를 획책하는 윤석열은 민주국가의 대선후보 자격 없다'는 제목의 논평을 내고 "경찰대 총동문회 홈페이지는 현직 고위경찰 재직자들이 사용자의 다수를 이루는 사이트인데, 캠프의 수사정보 분야 전문가를 찾겠다는 구인광고를 버젓이 냈다"며 "대선캠프가 수사정보 분야 경력 고위 경찰출신이 왜 필요한 것인가. 상대 후보들에 대한 사찰이라도 하겠다는 것인가"라고 비난했다.

정 대변인은 이어 "특히 현직 고위경찰들이 주로 이용하는 홈페이지에서 선거운동원을 모집하는 것은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 위반을 노골적으로 조장하는 행태"이며 "최고위급 정보경찰 경력(정보심의관)을 공명선거를 빙자한 정보공작정치에 쓰려는 것인지 엄중히 묻지 않을 수 없다"면서 정 단장을 강력 비판했다.

고용진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 역시 이날 논평에서 "판사 사찰로 논란을 일으켰던 전직 검찰총장의 면모답다"고 힐난한 후, "윤석열 휘하 대검찰청 시절과 같이 이번에는 대선캠프에도 사찰팀을 꾸려보겠다는 의도냐, 아니면 경찰대 출신들을 미리부터 '줄 세우기'라도 하려는 것이냐"며 "경찰대 출신들을 자극해 선거판으로 끌어들이고 선거를 혼탁하게 만들어볼 궁리라면 포기하기를 바란다"고 공세를 취했다.
  국민의힘 예비후보인 원희룡 전 제주지사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윤 후보의 정치하는 이유가 결국 더 압도적인 권력기관 사유화였냐"라면서 "윤 후보의 권력관은 문재인 정권의 그것과 하등 다를 바 없어 보인다. 아니, 정권에 탄압받았다 전력을 빌미로 더 체계적인 권력기관 사유화에 나서는 게 아닌가 싶어 두렵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윤 후보가 대선 후보로서의 준비를 하기는커녕 권력기관의 한 축인 경찰 조직의 핵심이랄 수 있는 경찰대 총동문회를 캠프로 끌어들일 생각이나 하고 있었다니 기가 막힐 따름"이라며 "이럴 거라면 지금부터 윤 후보는 마음에도 없는 헌법주의, 법의 지배 운운하지 마시길 바란다. 즉각 대선 캠프에서 권력기관 사유화의 음습한 시도를 행한 사람을 조처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