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산을 증여받은 수증자가 사망하여 증여받은 재산에 대해 상속개시가 이루어진 이후 사해행위취소 판결에 의하여 그 증여계약이 취소되어, 위 재산이 증여자의 책임재산으로 원상회복된 경우에도, 수증자의 상속인은 국세기본법 제45조의2 제2항에 따른 후발적 경정청구를 통해 상속재산에 대한 상속세 납세의무를 면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상판결은 사해행위취소 판결에 의하여 증여계약이 취소되고 상속재산이 증여자의 책임재산으로 원상회복되더라도, 사해행위취소의 상대적 효력에 따라 채권자와 수익자 사이에서만 그 효력이 발생하는 것이므로, 사해행위취소의 채무자에 불과한 수증자의 상속인은 국세기본법 제45조의2 제2항의 후발적 경정청구를 통해 상속재산에 대한 상속세 납세의무를 면할 수 없다는 점을 명시적으로 판단한 최초의 판례이다.
이 사건에서 원고는 배우자인 A에게 이 사건 토지를 증여하였는데, 그 후 A가 사망하였다. 그런데 B은행 등은 원고에 대한 채권에 기하여 이 사건 토지의 증여는 사해행위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증여계약의 취소와 소유권이전등기의 말소등기 절차의 이행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다.
원고는 사해행위취소소송 제기를 이유로 상속재산가액에서 이 사건 토지의 가액을 제외하여 상속세 과세표준을 0으로 상속세를 신고하였으나, 피고는 이 사건 토지를 상속세재산가액에 포함하여 상속세 169,167,750원을 부과하였다. 이후 B은행 등은 사해행위취소 소송에서 승소하여, B은행 등은 사건 토지의 변형물인 공탁금출급청구권으로부터 배당을 받았다. 원고는 사해행위취소의 확정판결을 근거로 하여 피고에게 국세기본법 제45조의2 제2항 제1호에 따른 후발적 경정청구를 하였으나, 피고는 이를 거부하였다.
사해행위취소에 따라 상속재산이 원상회복된 경우, 판결에 의하여 상속세 과세표준 및 세액의 계산 근거가 된 거래 등이 다른 것으로 확정된 것에 해당하여, 국세기본법 제45조의2 제2항 제1호에 따른 후발적 경정청구사유에 해당함을 전제로 상속세 납세의무에서 벗어날 수 있는지가 문제 된다.
그런데 대법원은 사해행위취소소송에 따른 책임재산의 원상회복의 효력은 채권자와 수익자 또는 전득자 사이에만 미치고, 채무자와 사이에서는 그 취소로 인한 법률관계가 형성되거나 취소의 효력이 소급하여 채무자의 책임재산으로 회복되는 것은 아니라고 보는 사해행위취소의 상대적 효력설을 취하고 있다(대법원 2007. 4. 12. 선고 2005다1407 판결, 대법원 2000. 12. 8. 선고 98두11458 판결).
이와 같은 사해행위취소의 상대적 효력설을 원고의 상속세 납세의무 존부의 판단에 있어서도 일관하게 되면, 사해행위취소소송에서의 채무자에 불과한 원고에게는 사해행위취소에 따른 법률상 효과가 미치지 않게 되므로, 원고와의 관계에 있어서 이 사건 토지의 증여계약은 소급하여 효력을 상실하지 아니함으로써 A는 사망 당시까지 여전히 이 사건 토지의 소유자였으며, 원고가 A로부터 이 사건 토지를 상속받았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게 된다.
대상판결은 위와 같은 사해행위취소의 상대적 효력설을 고려하여, 사해행위취소 판결에 의하여 증여계약이 취소되고 상속재산이 증여자의 책임재산으로 원상회복되었다고 하더라도, 수증자의 상속인은 국세기본법 제45조의2 제2항이 정한 후발적 경정청구를 통하여 상속재산에 대한 상속세 납세의무를 면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이러한 대상판결의 태도는 민사상 사해행위 취소의 효력에 관한 법리를 세법의 적용에 있어서도 일관하여, 민사상의 법률관계와 세법상의 법률관계를 일치시켰다는 점에서 어느 정도 수긍이 가는 판결이다.
그러나 대상판결에 따르면 사해행위취소에 따라 상속재산이 원상회복되어 더 이상 상속인이 해당 재산에 대한 경제적 이익을 누리지 못함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상속세는 여전히 부담하여야 하는 결과가 발생한다. 이는 해당 재산에 대한 담세력이 사실상 상실된 상속인에게 상속세를 여전히 부담시키는 것이어서 사해행위취소의 상대적 효력설이라는 사법논리에 치우쳐 납세자의 실질적인 권리구제를 도외시한 것이라는 비판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된다.
특히 국세기본법 제45조의2 제2항의 후발적 경정청구는 과세표준신고 후에 과세요건사실에 변동을 발생시키는 사유가 발생한 경우에 확정된 조세채무를 변동된 실체적 사실에 합치되도록 하여 적정 과세를 위한 절차적 기능을 담당하는 제도라는 점에서 사해행위취소에 따라 이미 담세력을 상실한 납세의무자의 권리 구제를 위해서도 적용이 가능한 방향으로 적극적으로 해석하는 것이 후발적 경정청구 제도의 취지에 보다 부합하는 것일 수 있다.
대법원은 대상판결 선고 약 한 달 전에는 사해행위로 주식이 증여된 이후 증여자의 채권자가 채권자취소권을 행사하여 증여계약이 취소되고 그 주식의 명의가 증여자에게 원상회복되어 그 주식에 대한 강제집행절차에서 주식 매각이 이루어져 채무자의 채권자들에게 그 매각대금이 모두 배당된 경우 그 주식 매각에 따른 증권거래세 납세의무자는 채무자라고 판시한 바 있는데(대법원 2020. 10. 29. 선고 2017두52979 판결), 이는 사해행위취소의 효과가 채무자에게도 미친다는 점을 전제로 한 것이다.
이는 증권거래세가 유통세인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이기는 하지만 대법원이 사해행위취소의 상대적 효력설을 세법의 영역에 있어서 모든 세목을 불문하고 일관하여 적용하고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대상판결에 있어서도 사해행위취소의 상대적 효력이라는 사법논리에 치우치기 보다는 실질적인 납세의무자의 담세력을 기준으로 후발적 경정청구의 적용을 긍정하여 납세의무자의 권리를 보호하였어야 하는 것은 아닌가라는 아쉬움은 남는다. 대법원 2020. 11. 26. 선고 2014두46485 판결
대상판결은 사해행위취소 판결에 의하여 증여계약이 취소되고 상속재산이 증여자의 책임재산으로 원상회복되더라도, 사해행위취소의 상대적 효력에 따라 채권자와 수익자 사이에서만 그 효력이 발생하는 것이므로, 사해행위취소의 채무자에 불과한 수증자의 상속인은 국세기본법 제45조의2 제2항의 후발적 경정청구를 통해 상속재산에 대한 상속세 납세의무를 면할 수 없다는 점을 명시적으로 판단한 최초의 판례이다.
이 사건에서 원고는 배우자인 A에게 이 사건 토지를 증여하였는데, 그 후 A가 사망하였다. 그런데 B은행 등은 원고에 대한 채권에 기하여 이 사건 토지의 증여는 사해행위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증여계약의 취소와 소유권이전등기의 말소등기 절차의 이행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다.
원고는 사해행위취소소송 제기를 이유로 상속재산가액에서 이 사건 토지의 가액을 제외하여 상속세 과세표준을 0으로 상속세를 신고하였으나, 피고는 이 사건 토지를 상속세재산가액에 포함하여 상속세 169,167,750원을 부과하였다. 이후 B은행 등은 사해행위취소 소송에서 승소하여, B은행 등은 사건 토지의 변형물인 공탁금출급청구권으로부터 배당을 받았다. 원고는 사해행위취소의 확정판결을 근거로 하여 피고에게 국세기본법 제45조의2 제2항 제1호에 따른 후발적 경정청구를 하였으나, 피고는 이를 거부하였다.
사해행위취소에 따라 상속재산이 원상회복된 경우, 판결에 의하여 상속세 과세표준 및 세액의 계산 근거가 된 거래 등이 다른 것으로 확정된 것에 해당하여, 국세기본법 제45조의2 제2항 제1호에 따른 후발적 경정청구사유에 해당함을 전제로 상속세 납세의무에서 벗어날 수 있는지가 문제 된다.
그런데 대법원은 사해행위취소소송에 따른 책임재산의 원상회복의 효력은 채권자와 수익자 또는 전득자 사이에만 미치고, 채무자와 사이에서는 그 취소로 인한 법률관계가 형성되거나 취소의 효력이 소급하여 채무자의 책임재산으로 회복되는 것은 아니라고 보는 사해행위취소의 상대적 효력설을 취하고 있다(대법원 2007. 4. 12. 선고 2005다1407 판결, 대법원 2000. 12. 8. 선고 98두11458 판결).
이와 같은 사해행위취소의 상대적 효력설을 원고의 상속세 납세의무 존부의 판단에 있어서도 일관하게 되면, 사해행위취소소송에서의 채무자에 불과한 원고에게는 사해행위취소에 따른 법률상 효과가 미치지 않게 되므로, 원고와의 관계에 있어서 이 사건 토지의 증여계약은 소급하여 효력을 상실하지 아니함으로써 A는 사망 당시까지 여전히 이 사건 토지의 소유자였으며, 원고가 A로부터 이 사건 토지를 상속받았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게 된다.
대상판결은 위와 같은 사해행위취소의 상대적 효력설을 고려하여, 사해행위취소 판결에 의하여 증여계약이 취소되고 상속재산이 증여자의 책임재산으로 원상회복되었다고 하더라도, 수증자의 상속인은 국세기본법 제45조의2 제2항이 정한 후발적 경정청구를 통하여 상속재산에 대한 상속세 납세의무를 면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이러한 대상판결의 태도는 민사상 사해행위 취소의 효력에 관한 법리를 세법의 적용에 있어서도 일관하여, 민사상의 법률관계와 세법상의 법률관계를 일치시켰다는 점에서 어느 정도 수긍이 가는 판결이다.
그러나 대상판결에 따르면 사해행위취소에 따라 상속재산이 원상회복되어 더 이상 상속인이 해당 재산에 대한 경제적 이익을 누리지 못함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상속세는 여전히 부담하여야 하는 결과가 발생한다. 이는 해당 재산에 대한 담세력이 사실상 상실된 상속인에게 상속세를 여전히 부담시키는 것이어서 사해행위취소의 상대적 효력설이라는 사법논리에 치우쳐 납세자의 실질적인 권리구제를 도외시한 것이라는 비판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된다.
특히 국세기본법 제45조의2 제2항의 후발적 경정청구는 과세표준신고 후에 과세요건사실에 변동을 발생시키는 사유가 발생한 경우에 확정된 조세채무를 변동된 실체적 사실에 합치되도록 하여 적정 과세를 위한 절차적 기능을 담당하는 제도라는 점에서 사해행위취소에 따라 이미 담세력을 상실한 납세의무자의 권리 구제를 위해서도 적용이 가능한 방향으로 적극적으로 해석하는 것이 후발적 경정청구 제도의 취지에 보다 부합하는 것일 수 있다.
대법원은 대상판결 선고 약 한 달 전에는 사해행위로 주식이 증여된 이후 증여자의 채권자가 채권자취소권을 행사하여 증여계약이 취소되고 그 주식의 명의가 증여자에게 원상회복되어 그 주식에 대한 강제집행절차에서 주식 매각이 이루어져 채무자의 채권자들에게 그 매각대금이 모두 배당된 경우 그 주식 매각에 따른 증권거래세 납세의무자는 채무자라고 판시한 바 있는데(대법원 2020. 10. 29. 선고 2017두52979 판결), 이는 사해행위취소의 효과가 채무자에게도 미친다는 점을 전제로 한 것이다.
이는 증권거래세가 유통세인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이기는 하지만 대법원이 사해행위취소의 상대적 효력설을 세법의 영역에 있어서 모든 세목을 불문하고 일관하여 적용하고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대상판결에 있어서도 사해행위취소의 상대적 효력이라는 사법논리에 치우치기 보다는 실질적인 납세의무자의 담세력을 기준으로 후발적 경정청구의 적용을 긍정하여 납세의무자의 권리를 보호하였어야 하는 것은 아닌가라는 아쉬움은 남는다. 대법원 2020. 11. 26. 선고 2014두46485 판결
법무법인 광장 판례 세미나
오승환 변호사
[약력] 서울대 중어중문학과 졸업, 제55회 사법시험 합격, 사법연수원 제45기 수료, 육군법무관
[이메일] osw@leek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