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상 3상 승인 국산백신] 식약처장 “내년 1분기 중 품목허가 목표"

김강립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은 13일 ‘SK바이오사이언스가 개발 중인 코로나 백신의 품목허가 시기에 대해 “내년 1분기 중(3월 말)을 목표로 진행될 수 있도록 정부가 역량을 집결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강립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은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식약처는) 내년 1/4분기까지 적어도 3상의 중간분석보고서를 가지고 (해당 백신의 ) 품목허가를 신청하는 것이 목표”라며 이같이 밝혔다.

‘내년 1분기에 품목허가가 난다면 국민들이 언제쯤 백신을 맞겠느냐’는 진행자의 물음에, 김 처장은 “식약처는 지금까지 백신 신청이 이뤄지면 40일 내 허가를 해 왔다”라면서 “외국에서 생산되는 제품이 아니기 때문에 여러 가지 행정적인 검증이 필요한 부분들도 동시 진행된다면 외국 제품보다 안정적이면서도 신속하게 접종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낼 수 있다”라고 답했다.

김 처장은 SK바이오사이언스가 개발하고 있는 백신이 현재까지 허가된 아스트라제네카와 화이자 등 백신들과 기본 원리는 같지만, 방식이 다른 ‘유전자 재조합’ 종류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백신은 가짜 바이러스라는 항원을 유전자 재조합 기술로 단백질 형태로 만들어 몸에 주입하면 몸이 감염됐다는 착각을 해 몸에서 면역반응을 일으키게 하는 방식”이라고 했다.

◆“SK바이오 백신, 1상 결과만을 보고 3상 승인...효과성 분석 필요”

이어 ‘식약처는 (SK바이오의 백신) 효과를 어떻게 판단하느냐’라는 진행자의 질문에, 김 처장은 “1상 결과만을 놓고 전체 결과를 미리 예단하는 것은 매우 조심스럽다”면서 “1상 결과만으로 가지고 이번에 효과 면에서 (SK바이오의 백신을) 3상을 승인했다”고 했다.

주로 임상 2상에 대한 결과가 나온 후 3상을 승인하는데, 이번 경우는 2상이 완료되기 전 승인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다만 김 처장은 SK바이오의 백신에 대해 안전성은 1, 2상에서 확인됐고 효과성에 대해선 분석이 필요해 2상 결과를 지켜보는 중이라고 했다.

◆“SK바이오 백신, 1~2상에서 중화항체 5배 이상 형성..안전성 확인"

김 처장은 “이 백신을 맞은 분들이 면역반응이 일어났고 중화항체가 많이 생산되는 여부를 확인한 결과 중화항체가 5배 이상 형성되는 효과를 보고 임상3상을 승인해도 좋겠다는 것이 식약처의 판단이었고 전문가들의 자문에서도 의견이 모아졌다”고 임상3상을 결정한 배경을 설명했다.

다만 ‘변이 바이러스 대응력’에 대해선 김 처장은 “과학적으로 객관적으로 말하기는 시기상조”라며 “실험실에서 세포 실험을 준비하고 평가하고 있는 단계”라고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SK바이오의 해당 백신의) 임상3상이 비교임상 3상 방식으로 진행된다’는 점에서도 김 처장은 “백신은 전통적 임상 방식인 위약대조 방식을 쓴다”면서 “그러나 (전통 방식은) 백신과 효과가 없는 식염수 같은 백신을 동시에 투약해 두 집단 간 감염 여부를 확인해야 하기 때문에 지금 쓰기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다”고 토로했다.

비교 임상으로 3상을 진행하는 경우는 프랑스 발네바사가 개발한 코로나 백신에 이어 이번이 세계에서 두 번째다. 3상을 비교 임상으로 하는 것은 전통적인 방식으로 국제 임상3상을 진행하기 어렵기 때문에 지난 9일 전문가 자문회의를 통해 결정된 바 있다.

김 처장은 그러면서 “많은 참가자를 모으려면 백신을 한 번도 접종하지 않는 사람만이 이 실험에 참여할 수 있는데 이미 대규모로 백신 접종이 이뤄져 현실적으로 곤란하다”면서도 “위약을 맞으시는 분들이 코로나19 감염병에 노출되는 윤리적 문제가 발생해 그 부분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4000명 가까운 대상자가 필요한데 시험 참가자들은 국내서 전부 모집하느냐’는 진행자의 물음에는 김 처장은 “국내를 비롯해 동남아와 동유럽 등 여러 나라에서 동시 진행을 할 수밖에 없다”며 “(식약처의) 권고는 적어도 10%는 국내에서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또한 진행자가 ‘(SK바이오의 백신이) 본격적인 생산에 들어갈 경우 아스트라제네카와 화이자, 모더나를 대체할 수 있는가’라고 묻자, 김 처장은 “그때쯤 되면 국내에선 1, 2차 접종이 마무리된 상황이기 때문에 접종 구성 포트폴리오를 어떻게 갖추는 것이 합리적인 방법인지 방역 당국이 고민할 것으로 보고 (식약처도)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응했다.

 ◆ ”백신 수급 문제, 노바백스 서류 제출 안 됐다...굉장히 답답“ 

‘당장 수급이 관건이다. 노바백스 백신의 승인 문제가 풀리지 않고 있는 점’에 대해선 김 처장은 “저희도 굉장히 답답하다. 식약처가 마치 게을러서 제대로 허가 안 한 것 아니냐는 이런 말을 듣는다”면서 “문제는 동물실험 같은 비임상을 통해 안전에 대해 검증해야 하고 임상시험을 통해 안정성, 효과성도 봐야 된다. 안전하게 품질관리를 하면서 제품이 생산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해야 하는데 그 부분의 서류를 저희가 전혀 본 적 없다”고 설명했다.

‘(노바백스가) 왜 서류 제출을 안 하느냐’는 지적에 김 처장은 “이 회사도 나름 노력을 하고 있다”면서 “여러 생산사이트가 있어 (제품 생산을) 표준화시키고 안심할 수 있는 이 서류를 만들어내는 것이 쉬운 일만이 아니기 때문에 다소 시간이 걸리는 것으로 파악했다”라고 부연했다.

◆”국내 7개 업체, 10여 개 백신 개발 중...SK바이오 이외 임상1·2 초기 단계“

아울러 ‘SK바이오사이언스 백신 이외 국내 다른 업체에서 백신 개발 상태’에 대해서도 김 처장은 “현재 7개 회사가 개발되고 있는 모든 기술을 적용한 10가지 백신을 진행하고 있다”며 “SK바이오사이언스의 ‘GBP510’이 가장 빠르게 진전되고 있고 나머지 백신은 1, 2상 초기 정도”라고 짚었다.

한편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 10일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 ‘GBP510’에 대한 임상 3상 시험계획을 승인받았다. 이에 국내 업체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이 처음으로 임상3상에 진입했으며 이 회사는 내년 상반기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