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1년 만에 바닥 찍고 사상 최대 실적으로 반전

철강 시황 호조세에 1·2분기 연속 기록적 이익 거둬
상반기 영업이익 3조 7530억…2008년 7조 상회 전망

포스코가 상반기 내내 역대급 실적을 이어가며 1년 전 사상 첫 별도기준 분기 영업적자 부진을 씻어낸 채 안정궤도에 오른 모습을 보였다. 원재료값이 최고 수준까지 뛰어올랐으나 전반적인 철강시황 호조세에 힘입어 주력사업의 수익성이 강화되며 2분기 연속 최대이익 기조를 내비쳤고 상반기에만 4조원에 육박하는 영업이익을 냈다. 하반기에도 철강수요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올해 연간 영업이익이 역대 최대치였던 2008년 7조 1739억원 기록을 넘어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22일 공시에 따르면 포스코는 2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18조 2925억원, 영업이익 2조 2006억원, 당기순이익 1조 8100억원으로 잠정 집계했다. 이는 전년동기에 비해 매출이 33.3%, 영업이익이 1212.22%, 순이익이 1710.0% 늘어난 실적이다. 전분기에 비교하면 매출과 영업이익, 순이익이 각각 13.8%, 41.8%, 58.8%씩 증가했다. 영업이익률은 12.0%로 10년래 최대 이익을 기록했던 직전분기보다 2.3%p 개선됐다.

이 회사의 2분기 영업이익은 2006년 분기실적 공개 이후 최대 규모로 지난 1분기 최근 10년래 최대 이익을 달성한 직후 연달아 새 기록을 작성하게 됐다. 순이익 역시 분기 최대치다.

포스코는 1년 전만 해도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수요 부진과 글로벌 원재료 생산 타격 이슈, 중국 철강생산량 증대 등에 부딪쳐 사상 첫 분기 영업적자를 기록하고 연결 이익도 최저 수준인 1000억원대에 그치며 굴욕을 맛봐야 했다.

당시 비철강 부문에서 선전하며 주력사업의 부진을 만회해 겨우 숨을 돌렸으나 1년 만에 철강이 반전을 일궈냈다.

2분기 별도기준 매출액은 9조 2800억원, 영업이익은 1조 6100억원, 당기순이익은 1조 3200억원으로 전년도보다 매출이 57.8% 늘었고 순이익이 188배 가량 뛰었으며 영업이익은 흑자로 전환됐다. 전분기 대비로도 매출이 19.0% 영업이익이 50.5%, 순이익이 39.0% 늘었다.

별도 영업이익도 지난 2010년 3분기 1조 1078억원 이후 최대 기록을 다시 쓴 것으로 이번에 원료가격이 1분기 고점도 훌쩍 넘길 정도로 불리했으나 판매량·가격 상승에 따라 양호한 실적을 나타냈다. 한국광물자원공사 한국자원정보서비스(KOMIS)에 따르면 주요 원재료인 철광석 가격이 지난해 하반기 톤당 120달러 수준을 보이다 올 1분기 160달러 수준까지 뛰었고 2분기에는 200달러를 넘기며 역대 최고 수준을 유지했다. 제철용 원료탄도 1분기 톤당 120~140달러에서 지난달 170달러대까지 치솟았다.

원자재가 급등에도 2분기 철강 판매량은 899만 9000톤으로 전년동기보다 15.9% 늘었고 열연과 후판을 중심으로 국내 판매량이 확대돼 내수비중이 5.4%p 상승한 59.9% 수준에 달했다. 조강 생산량은 944만 8000톤으로 같은 기간 21.2% 증가했으며 제품 판매량은 901만 8000톤으로 14.8% 늘어났다. 특히 판매가격 인상이 호실적 달성에 주효했는데 탄소강 판매가격의 경우 2분기 톤당 90만 1000원으로 직전분기 76만 3000원보다 13만 8000원 뛰어 증가한 원료비용을 크게 상쇄해냈다.

국내외 자회사도 호실적을 거들었다. 크라카타우포스코가 후판 판매와 수출 증대로 지난해 2800만달러 영업적자에서 1억 2900만달러 흑자로 돌아섰고 마하라슈트라포스코도 같은 기간 1300만달러 적자에서 6200만달러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장가항포항불수강은 전년도보다 5배 가까이 늘어난 3800만달러 영업이익을 기록했으며 포스코케미칼도 양극재 판매가 상승, 대량생산 체제 진입 등으로 12배 정도 증가한 36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며 힘을 보탰다.

이에 따른 상반기 누적 실적은 연결기준 매출액 34조 3612억원, 영업이익 3조 7530억원, 당기순이익 2조 9500억원으로 기록됐다. 전년동기 대비 매출이 21.6%, 영업이익이 329.9%, 순이익이 446.3% 각각 증가한 규모다. 영업이익률은 10.9%로 지난해 3.1%에서 7.8%p 개선된 모습이다.

이 회사의 호실적 기조는 하반기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포스코측은 "하반기에도 타이트한 철강수급 상황이 지속돼 실적을 다소 긍정적으로 전망하고 있다"면서 "자동차 산업이 반도체 수급 이슈에서 벗어나 점진적으로 반등할 것으로 보이고 조선은 사상 최고 호황기에 접어들었으며 가전도 비대면 트렌드 속 호조세를 이어가고 있어 수요측면이 강세"라고 설명했다. 이어 "공급면에선 중국 정부가 탄소중립을 위해 감산을 유도하는 상황으로 시장 안정화를 위해 수출도 억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포스코의 실적 호조세에 증권업계에서는 연간 7조 4000억원 수준의 영업이익을 거둬 2008년을 넘어선 새 기록을 쓸 것이란 예상을 내놓고 있다. 포스코도 2011년 68조 9387억원에 육박하는 66조 4374억원의 매출을 달성하겠단 목표를 수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