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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멀었는데 벌써 한계?…윤석열의 잇따른 설화(舌禍) (종합)

  • 보도 : 2021.07.21 14:28
  • 수정 : 2021.07.21 15:09

지역감정 조장 의혹 "코로나 초기 확산 대구 아닌 다른 지역이었다면 민란 발생"

노동시간 단축 반대 의혹 "주 120시간 일하고 마음껏 쉴 수 있어야"

대기업 오너 옹호 의혹 "기업 잘못은 오너 아닌 법인에게 책임 물어야"

경제 관념 미흡 의혹 "세금을 걷었다가 나눠주느니 안 걷는게 낫다"

내로남불 의혹 "식사·골프를 한 경우는 있으나 접대 받은 사실 전혀 없다"

조세일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20일 대구 동산병원을 방문, '코로나 극복 간담회' 자리에서 "코로나 초기 확산이 대구가 아니고 다른 지역이었다면 민란이 일어났을 것"이라고 발언해 논란이 일었다. 동산병원 관계자들을 격려하고 있는 윤 전 총장 (사진 = 윤석열 대변인실)

야권의 유력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민심을 듣겠다며 전국을 순회하는 행보에서 대권주자답지 않은 부적절한 발언을 잇따라 내놓아 지지율을 끌어올리기는 커녕,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윤 전 총장은 며칠 전 전국민재난금 선별지급을 강조하면서 "세금을 걷었다가 나눠주느니 안 걷는게 낫다"고 발언해 납세에 대한 문제의식을 드러내더니, 최근 한 언론 인터뷰에서는 '주 120시간 노동' 발언으로 여당과 정의당 등으로부터 십자포화를 자초했다.

급기야 20일에는 대구를 방문한 자리에서 지역감정을 조장하는 발언도 내놓는 등 대선으로 갈 길이 먼 상황에서 갈팡질팡, 벌써 한계에 직면한 모습을 보였다.

윤 전 총장은 발언의 취지가 그런 것이 아니라는 입장이지만, 발언의 앞 뒤 맥락을 감안하더라도 지나치게 국민 감정을 자극하는 표현을 사용해 화를 자초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 코로나19 초 확산 "대구 아닌 다른 지역이었다면 아마 민란 일어났을 것"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20일 대구 동산병원을 방문해 의료진을 격려하는 자리에서 "코로나19 초기 확산이 대구가 아니고 다른 지역에서 일어났으면 질서 있는 처치나 진료가 안 되고 아마 민란부터 일어났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은 이날 '코로나 극복 간담회' 자리에서 "코로나19 확산을 저지하기 위한 의료진과 시민들의 노력을 지원해주기는커녕 중국 우한 봉쇄처럼 대구를 봉쇄해야 한다는 철없는 미친 소리까지 마구 나왔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대구시민들의 자존심이 상하고 굉장히 상실감이 컸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정말 이 지역민들이 자부심 가지고 티 안내고 당연히 해야 할 일 한다는 마음으로 해주신 것에 깊은 경의를 표한다"고 대구시민들을 추켜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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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예비후보가 20일 대구 창조경제혁신센터 스타트업 대표와 간담회 자리에서 참석자의 발언을 듣고 있다. (사진 = 윤석열 대변인실)

이후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를 방문한 자리에서 자신의 민란 발언이 지역감정을 조장하는 것 아니냐는 기자들의 지적이 나오자 윤 전 총장은 "그 당시 그런 얘기가 많이 있었다"며 "그 만큼 대구시민들이 인내심이 강하고 어려운 상황에서도 어렵다고 얘기를 잘 안 하는 성격이 있기 때문에 그 난리통에 무난하게 풀어나가 진정되지 않았겠냐"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런 해명에도 불구하고 윤 전 총장이 내 뱉은 '민란' 발언은 그의 향후 대권행보에 커다란 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방역은 무엇보다 자신의 생명을 지키는 일이며, 가족과 공동체의 안전을 위한 일인데 집단 발병이 대구가 아닌 다른 지역이었으면 민란이 일어났을 것이란 얘기는 다른 지역 사람들은 자신과 가족, 공동체의 안전을 내 팽개치고 방역에 반기를 들었을 것이란 얘기다. 대구가 아닌 타 지역민의 인식과 수준을 얕잡아 보는 어처구니 없는 발언인 셈이다.

민란에 대한 어떤 근거도 없이 불쑥 내 뱉은 타 지역민 폄훼 발언은 윤 전 총장이 스스로 자신의 발등을 찍은 실언으로 두고 두고 회자 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는 윤 전 총장의 대구 발언에 대해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되겠다는 분의 말씀이라고는 믿기 어려운 망언"이라고 작심 비판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트위터에 "작년 초 코로나19가 대구에서 확산됐을 때, 온 국민이 하나가 된 것을 기억한다. 광주는 병상을 비워 대구 환자를 기다리고 의료지원단을 대구로 보내 도왔다"면서 "전국에서 자원봉사단과 구호 물품이 대구로 답지했다. 대구는 연대와 협력의 자랑스러운 상징이 됐다"고 썼다.

그러면서 이 전 대표는 "윤석열씨는 그런 대구를 다른 지역과 갈라쳐 지역감정에 불을 붙이려 했다"며 "형편이 급하더라도 정치를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고 꼬집었다. 

◆ "1주일에 120시간 바짝 일하고 이후에 마음껏 쉴 수 있어야 한다"

윤 전 총장은 지난 19일 매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문재인 정부의 주 52시간제에 대해 '실패한 정책'이라고 규정한 뒤, "스타트업 청년들을 만났더니 주 52시간제 시행에 예외조항을 두자고 토로한다"며 "한 주에 52시간이 아니라 일주일에 120시간이라도 바짝 일하고 이후에 마음껏 쉴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 발언의 취지는 '노동시간을 일률적으로 규제하지 말고 업종에 따라 집중적으로 일하고 쉬자'는 뜻으로 이해되긴 하지만, 네이버 직원의 극단적 선택, 택배노동자의 과로사 사건이 발생한지 얼마되지 않은 시점에서 나온 발언이라 집중포화의 대상이 됐다. 과연 누구를 위한 발언이냐는 것이다.

정의당 심상성 의원은 20일 "사람 잡는 대통령이 되시려는 것 같다"며 "주 5일 동안 하루 24시간씩, 120시간 일하면 사람 죽는다. 이게 말이나 되느냐"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김영배 최고위원도 페이스북에 "영국 산업혁명 시기 노동시간이 주 90시간, 나치 아우슈비츠 수용소가 주 98시간 노동"이라고 소개한 뒤, "4차산업혁명 시대에 120시간 노동을 말하는 분이 대통령 하겠다고 나서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이 진짜 대한민국인지 헷갈릴 정도다. 요즘 말로 이거 실화냐?"라고 비꼬았다.

강병원 최고위원 역시 "노동을 바라보는 윤 후보의 퇴행적 인식"이라고 지적한 뒤 "주 4일제가 정치권 주요한 의제로 떠오르고 '워라밸'이 무엇보다 중요하게 여겨지는 시대다. 윤 후보는 타임머신을 타고 쌍팔년도에서 오셨냐"고 힐난했다.

나아가 "언제까지 밤샘 수사하며 피의자들을 달달 볶던 검사 마인드, 꼰대 마인드로 세상을 보려 하느냐. 제발 업데이트 좀 하라"고 꼬집었다.

같은 당 이탄희 의원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19세기 초에나 있을 법한 120시간 노동을 말하는 분이 대통령하겠다고 나서는 이 어처구니 없는 상황이 진짜 대한민국인지 헷갈릴 정도"라고 비판하며 "윤석열이 꿈꾸는 나라는 도대체 누구를 위한 나라냐"라고 반문했다.

김남국 의원 역시 페이스북에 "사람은 밥도 먹고, 잠도 자고, 화장실도 가야 한다"면서 "(120시간 근무는) 가능하더라도 절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윤석열 후보께서 주 52시간 근무제에 '예외조항'이 전혀 없는 것으로 잘못 알고 있는 것 같다"며 "유연근로제와 특별연장근로, 선택근로제 등 근로시간의 유연성을 확보할 수 있는 '예외조항'이 분명히 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우리 사회는 여전히 '과로 사회', '일 중심 사회'로 불리며 장시간 근로로 악명이 높다"며 "대통령이 되고자 하시는 윤 후보님, 대한민국 이렇게 계속 과로하면서 일해야 하는가"라고 거듭 윤 전 총장의 '120시간 노동' 발언을 질타했다.

이와 함께 "대통령 후보라면 국민의 저녁 있는 삶과 워라밸을 보장해 반드시 '행복 국가'를 만들겠다고 약속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라고 지적한 뒤, "워라밸은 약속하지 못하더라도 부디 극단에 치우쳐서 '노동시간 단축'이라는 올바른 정책 방향까지 흔들지는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 "기업의 잘못은 오너가 아닌 법인에게 책임 물어야"

윤 전 총장은 또 매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이 발언 외에도 "기업의 잘못은 오너가 아닌 법인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대기업 오너를 옹호하는 듯한 발언을 해 구설수에 올랐다.

이에 판사 출신인 민주당 이탄희 의원은 "오너의 잘못은 오너에게 물어야 한다. 법인은 양벌규정을 통해 함께 책임지는 것"이라며 "정치를 시험 보듯 암기로 하는 사람, 절대로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 발언은 윤 전 총장이 검사 재직시절 기업 오너에 대한 수사를 어떤 생각으로 했는지 국민들에게 의구심을 심어줄만한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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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예비후보는 14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세금 걷어 나눠줄 거면 안 걷는 게 제일 좋다며 전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에 원칙적인 반대 입장을 밝혔다. (사진 = 윤석열 대변인실 제공)

◆ "세금을 걷었다가 나눠주느니 안 걷는게 낫다"

윤 전 총장은 지난 14일에는 전국민 재난지원금 지급과 관련, "세금을 걷었다가 나눠주느니 안 걷는게 낫다"고 발언해 세금문제와 경제에 대해 너무 고민이 없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민주당 김두관 의원은 "중학생도 세금을 왜 걷는지 아는데, 이런 기본 상식을 모르는 야권 대선 후보라니 더 믿을 수가 없다"며 "9년 더 공부하고 오라"고 힐난했다.

이어 "국가와 가계, 기업은 삼각형 모양으로 상호작용을 한다. 이 그림은 중학교에서도 배운다. 국가는 이 과정에서 소득 재분배 기능을 하게 된다"며 "세금은 근본적으로 재산과 소득이 많은 사람이 더 많이 내도록 설계되어 있다"고 설명하며 윤 전 총장의 무지함을 지적하기도 했다.

정부는 매출을 늘리고 지출을 줄여 이익을 남기는 기업이 아니며, 국민과 기업으로부터 세금을 거둬 적재적소에 예산을 집행하는 기관이다.

세금은 가난한 사람들에겐 직접 지원금으로 쓰이기도 하지만 부자들에게도 간접적으로 사용된다. 도로, 철도, 공항, 전력 등 사회간접자본 확충과 지하철 등 도시 인프라건설, 공공기관 인건비, 치안, 국방비 등에 쓰인다는 것은 초등학교 교과서에도 나오는 얘기다.

특히, 코로나19 펜데믹과 같은 비상시국에 피해를 입은 국민들에게 재난지원금 등 명목으로 지원되는 세금은 기업과 소상공인의 매출축소를 다소 완화시켜 부자들에게도 도움이 된다는 것은 누구나 잘 아는 논리다. 문제는 국가의 재정여력이고 과도한 지출은 부작용이 크기 때문에 선별지원이냐 전국민 지원이냐는 갑론을박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국가 운영의 근간인 납세(세법)를 부정하는 듯한 윤 전 총장의 이 발언은 그가 내세웠던 법치주의를 스스로 부정하는 꼴이다.

◆ "식사 또는 골프를 한 경우는 있으나 접대를 받은 사실은 전혀 없다"

윤 전 총장은 2011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2과장을 지내던 당시 중견 건설사인 삼부토건 조남욱 전 회장으로부터 수차례 골프 접대와 향응을 받았다고 의심할 만한 기록이 확인됐다는 한겨레 보도에 대해서도 해명했지만 석연치 않다.

한겨레는 조 전 회장의 달력 일정표를 입수해 보도하면서 "조 전 회장은 2011년 4월 2일 '강남 300CC 아웃코스'에서 '최 회장', '윤 검'과 함께 골프 회동을 한 것으로 돼 있다"고 보도했다.

삼부토건 관계자는 "일정표에 등장하는 최 회장은 윤 전 총장의 장모 최씨이며, 윤검은 윤 전 총장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윤 전 총장측은 입장문을 통해 "한겨레가 10년도 더 이전에 있던 일반적 대인관계를 두고 '스폰서' 또는 '접대 의혹'을 제기했으나, 이는 사실과 명백히 다르다"며 "출처를 알 수 없는 일정표에 최 회장, 윤 검 등 기재가 있다고 제가 그날 골프를 쳤다고 단정적 보도를 했다. 사실무근이자 악의적 오보"라고 반박했다.

윤 전 총장측은 그러면서 "20여 년 전부터 10년 전 사이에 여러 지인과 통상적 식사 또는 골프를 한 경우는 몇 차례 있으나 평소에도 그래왔듯 비용을 각자 내거나 번갈아 냈기 때문에 접대를 받은 사실은 전혀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한겨레 기자는 미디어오늘과의 인터뷰에서 10여년 치 조 전 회장이 일정으로 쓰던 달력 등 객관적인 자료를 토대로 제기한 의혹이라며 윤 전 총장이 골프친 일이 없다면 구체적인 근거를 대야 한다고 재반박했다.

윤 전 총장의 골프접대 의혹 보도가 나오자 여권 대권 주자인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검사가 골프를 치는 것은 죄가 아니지만 범죄 의혹이 있는 업자와 밥 먹고 술 마시고 골프를 쳤다면 죄"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김용민 최고위원 역시 "윤 전 총장은 대선이 아닌 본인에 대한 수사를 대비해야 한다"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윤 전 총장 측은 오보라며 반발했지만 조 전 회장의 접대 달력 기록과 선물 리스트를 보면 확인할 수 있다"며 "대검 중수부, 특수수사를 지휘하고 컨트롤타워였던 윤 전 총장의 공정과 정의가 이런 것이냐"라고 반문했다.

정의당 오현주 대변인은 "삼부토건 조 전 회장이 충청도-서울대 법대 출신 법조계 인사들의 후원자라는 사실은 널리 알려진 일"이라며 "시민들은 기록에 남아 있다면 접대성 의혹이 짙다고 판단할 수밖에 없다"고 가세했다.

오 대변인은 "윤 전 총장은 '식사 및 골프 접대를 받은 사실 자체가 없고, 어떤 사건에도 관여한 적이 없다'고 했다. 식사와 골프를 했으나 접대가 아니라는 것"이라며 "이는 술은 마셨지만 음주운전은 하지 않았다는 논리"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기업인에게 접대를 받은 공무원을 검사가 수사할 때와 같은 논리로 윤 전 총장이 지인들과의 식사 또는 골프 회동에서 자신이 접대를 받지 않았음을 증명하는 알리바이를 국민들에게 제시하지 않는 한 이 논란은 사그라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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