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코로나병동 화재 최소 50명 사망...경찰 '산소 용기 폭발' 지목

12일(현지시간) 이라크 남부의 코로나바이러스 병동을 휩쓴 화재로 최소 50명이 사망하고 67명 이상이 부상당하는 참사가 발생했다.

보건당국과 경찰은 이라크 남부 도시 나시리야에 있는 한 코로나바이러스 병원에서 산소 용기가 폭발해 화재가 발생했고 이로 인해 50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13일 로이터, AP통신에 의하면 이라크 남부 나시리야에 위치한 알-후세인 병원에서 화재가 발생해 사망자들은 심각한 화상을 입었으며, 다른 사람들은 위중한 상태로 알려졌다.

무스타파 알카디미 이라크 총리가 나시리야에서 각료들과 긴급회의를 갖고 보건 및 민방위 관리자, 병원 관리자들을 정직시키고 체포하라고 지시했다고 이라크 총리실은 성명을 통해 이같이 발표했다.

화재 현장에는 많은 환자들이 치솟는 연기에 기침을 그칠 줄 모르고, 의료진들이 불에 탄 병원 밖으로 새까맣게 탄 시신들을 옮겼다고 로이터는 보도했다.

구조대원들은 더 많은 희생자를 찾기 위해 연기에 그을린 건물을 수색 중이다. 화재가 진압된 후 알-후세인 병원 코로나바이러스 병원에서 수색 작업이 계속되고 있지만, 짙은 연기 때문에 병동 안으로 진입하기가 어렵다고 나시리야 보건당국은 설명했다.

경찰의 초기 보고서에 따르면 병원의 코로나바이러스 병동 내 산소 용기 폭발이 화재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전기 합선도 화재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지만, 보건부는 이번 화재 원인에 대한 공식 설명을 발표하지 않고 있다.

화재가 난 병동은 3개월 전에 문을 연 곳으로 70개의 병상이 있었다. 이라크 민방위 책임자인 칼리드 보한 소장은 건물이 인화성 물질로 지어져 화재가 발생하기 쉽다고 지적했다.

지난 4월 바그다드의 한 코로나바이러스 지정병원에서도 산소 용기 폭발로 화재가 발생해 최소 82명이 숨지고 110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이라크 병원의 만연한 과실과 조직적인 부실 관리가 드러났다. 특히 의사들은 산소 용기 주변에서 해이한 안전규칙을 비난했다.

아버지를 잃은 한 청년은 부패 공무원들이 화재와 무고한 환자 살인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외쳤다. 전쟁과 제재로 훼손당한 이라크의 의료시스템은 코로나19 감염 사태에 대처하기 위해 고군분투해왔으나, 잇따른 화재사고로 국민적 분노가 들끓고 있다.

<제공 로이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