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예산정책처, '우리나라 조세지출 관리체계 현황과 과제' 보고서 발표
2019~2021년 조세지출액, 국세감면율 법정한도 초과
조세특례심층평가 항목 30건 중 12건 축소·폐지 제언
정부 세법개정에 6건 반영, 하지만 4건은 국회에서 단순연장으로
◆…연도별 조세지출 규모 및 국세감면율
어느 정도 목표달성을 했기 때문에 특례를 줄이자는 의견이 나와도 쉽게 줄이지 못하고 있다는 것.
국세감면율이 계속해서 법정한도를 초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축소나 폐지 의견이 제언된 조세특례의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9일 국회예산정책처는 이 같은 내용의 '우리나라 조세지출 관리체계 현황과 과제' 보고서를 발표했다.
◆ 올해 조세지출 전망 56.8조원, 작년 대비 2.9조원 증가
조세지출이란 납세자에 대한 재정지원을 목적으로 일반적인 조세체계를 벗어난 조세특례를 부여함으로써 발생하는 국가 세입의 감소를 의미한다. 조세감면·비과세·소득공제·세액공제·우대세율 적용, 과세이연 등 다양한 형태로 조세지출이 발생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조세지출 규모를 적정수준으로 유지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조세지출예산서, 국세감면율 한도제, 조세지출 성과관리제를 규정하고 있다.
조세지출예산서는 현재 운용중인 조세지출의 직전 연도 실적과 해당 연도 및 다음 연도의 추정금액을 기능별·세목별로 분석한 보고서다. 조세지출 현황을 파악·관리하기 위한 기본자료로 활용된다.
국세감면율 한도제는 전체 조세지출 규모를 일정 한도 이하로 억제하는 제도다. 총량적 관점에서 조세지출 증가를 억제하기 위한 가이드라인이다.
조세지출 성과관리제는 신규도입 또는 이미 운영 중인 조세지출 제도를 계량적인 방법론에 따른 분석을 통해 도입 및 유지의 합리성을 평가하는 제도다. 구체적인 개별 조세지출 항목의 타당성·효과성을 확보하기 위한 수단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조세지출액(전망)은 56.8조원으로 2020년 53.9조원(추정) 대비 2.9조원 증가할 전망된다.
최근 5년간(2017~2021년) 조세지출액은 근로장려세제 확대, 투자 및 고용 관련 세액공제확대 등의 영향으로 연평균 9.4% 증가했다. 2019년 국세감면율은 13.9%로 법정한도(13.3%)를 초과했고, 2020년 및 2021년의 국세감면율 또한 법정한도를 초과할 것으로 전망된다.
조세지출예산서에 따르면 2019년 실적치에 따른 국세감면율은 13.9%, 2020년·2021년의 국세감면율은 15.4%·15.9%로 각각 전망된다. 2019~2021년의 국세감면율 법정한도인 13.3%· 13.6% ·14.5%를 각각 0.6%p, 1.8%p, 1.4%p 초과한 수치다.
◆ "조세지출 규모 감축하는 통합적인 계획 필요"
보고서에 따르면 신용카드등 사용금액에 대한 소득공제등 2019년 세목별 감면실적액 1000억원 이상인 항목 43건을 대상으로 한 오차율 분석결과, 실적치에 비해 전망치를 과소전망한 건은 28건, 과다전망한 건은 15건으로 조세지출액 규모에 대한 추계의 정확성이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5%이상 과소·과다전망한 건은 29건(67.4%)이다. 세목별로는 법인세의 오차율이 22.1%로 가장 크고, 소득세 15.8%, 부가가치세 13.2% 순이었다.
예산정책처는 그러면서 조세지출예산서의 관리대상을 유형별로 관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는 조세지출 정비 및 항목별 분류에 대한 논의의 기초자료 제공을 위해 2018년도 조세지출예산서부터 관리대상 유형별 정보를 제공 중이다.
조세지출의 특성(특정성·대체가능성·폐지가능성)을 모두 충족하는 비과세·감면 정비 대상을 '적극적 관리 대상'으로, 폐지가능성이 없고, 특정성·대체가능성 중 한가지가 없어 적극적 관리가 곤란한 항목을 '잠재적 관리대상'으로, 조세지출의 특성이 없는 항목으로 정비가 곤란한 항목을 '구조적 지출'로 지정하는 것.
예산정책처는 "적극적 관리대상과 잠재적 관리대상을 구분하는 명확한 기준의 정립 및 적극적 관리대상의 정비에 대한 중장기 로드맵 수립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아울러 예산정책처는 심층평가결과 축소·폐지 의견이 제언된 조세특례 항목의 사후관리가 철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는 조세지출성과를 사후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조세특례심층평가'를 운영하고 있다. 일몰이 도래한 제도 중 연간 감면액이 300억 이상인 항목에 대해 의무적으로 조세특례심층평가를실시하며, 필요시300억원 미만 항목이더라도 주요 조세특례에 대해 임의 심층평가 실시되고 있다. 최근 3년(2018~2020년)간 총 57건의 조세특례심층평가가 수행됐고, 이에 소요된 예산액은 총 36.8억원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8~2020년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조세특례심층평가 항목 30건 중 12건에 대해 축소·폐지가 제언됐다. 신용카드 등 사용액 소득공제, 비과세종합저축에 대한 과세특례 등 11건은 공제율을 인하하거나 수혜대상을 축소하는 등 '축소연장' 의견이 제시됐다. 초연결 네트워크 구축을 위한 시설투자에 대한 세액공제 1건 항목은 폐지가 제언됐다.
하지만 심층평가 결과 축소연장·폐지의견이 제시된 12건 중 정부의 세법개정안 제출에 반영된 축소연장·폐지항목은 6건, 정부가 축소연장을 제안한 5건 중 4건은 국회의 세법개정안 심사과정에서 단순연장으로 수정 의결됐다.
이에 예산정책처는 "개별항목 위주로 시행되는 조세특례 심층평가 중심 조세지출 관리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중장기적·거시적 조세지출 감축방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어 "현행 심층평가 위주의 조세특례 성과관리 제도는 개별 항목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어 총체적 관점에서 조세지출을 축소하는데는 한계가 존재한다"면서 "조세지출 감축의 목표수준을 정하고 제도간 우선순위를 정해 조세지출 규모를 감축하는 통합적인 계획 마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