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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상속·증여 133억원까지 '세금 0'…"거대한 富의 이전 시작됐다"

  • 보도 : 2021.07.05 07:26
  • 수정 : 2021.07.05 07:26

美 상속·증여 역대급…경제활황 새 물결

70세 이상 순자산만 35조弗…은퇴 자산, 창업·소비로 대이동
상속·증여 비과세 기준 11년새 100만弗→1170만弗 높인 결과

조세일보
◆…미국 뉴욕 시민들이 마스크를 쓴 채 뉴욕증권거래소(NYSE) 앞을 지나가고 있다. 미국에서는 최근 50대 후반~70대 중반 베이비부머(1946~1964년생)에서 자녀 세대로 ‘부의 이동’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AFP연합뉴스
 

미국에서 사상 최대 규모의 ‘부의 이전’이 시작됐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지난 2일 보도했다. 70세 이상 미국인의 순자산은 35조달러(약 4경원)에 달하는데 이들과 베이비부머(1946~1964년생)가 자녀 세대 등에게 재산을 상속·증여하면서 ‘경제적 지각 변동’이 일어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WSJ에 따르면 미 중앙은행(Fed)의 데이터 분석 결과 70세 이상 미국인의 순자산은 지난 3월 말 기준 35조달러에 달한다. 이는 미국인이 보유한 전체 부의 27%이자 미 국내총생산(GDP)의 157%에 이르는 막대한 규모다. 미국의 70세 이상 인구는 3634만 명으로 1인당 순자산은 96만3000달러(약 11억원)다.

컨설팅업체 세룰리어소시에이츠는 ‘구세대’가 2018~2042년에 물려줄 재산은 70조달러에 이른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이 중 61조달러가 자녀 세대인 밀레니얼세대(1981~1996년생)와 X세대(1965~1980년생)에게 돌아갈 것으로 예상했다. WSJ는 “미 역사상 이처럼 거대한 부의 이전이 이뤄지는 것은 전례가 없다”며 “이로 인해 자녀 세대에서 주택 구매, 창업, 자선단체 지원 등 일련의 경제활동이 촉발되고 있다”고 했다.

미국에서 상속·증여세 면제 한도가 대폭 확대된 점도 부의 이전을 촉진하는 요인으로 분석된다. 연방정부의 상속·증여세 면제 한도는 평생 증여액과 상속액 합계 기준으로 개인은 2010년 100만달러에서 올해 1170만달러로, 부부는 200만달러에서 2340만달러로 11.7배 늘었다.

미국과 마찬가지로 한국에서도 노인 세대에서 자녀 세대로의 부의 이전이 가속화하는 추세다. 지난해 과세당국에 신고된 증여재산가액은 43조6134억원으로 10년 전인 2010년(9조8017억원)에 비해 345% 증가했다. 같은 기간 상속재산가액은 8조7097억원에서 27조4139억원으로 215% 늘어났다.

한국은 상속·증여세 부담이 세계에서 손꼽힐 정도로 무겁기 때문에 미국만큼의 기록적인 세대 간 자산 이전은 이뤄지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현재 한국에서 성인 자녀에 대한 증여세 면제 한도는 2014년 이후 줄곧 5000만원으로 미국에 비해 턱없이 적다. 증여세 과세표준이 30억원을 넘으면 50%의 증여세율이 적용된다.
美 상속·증여 133억원까지 '세금 0'…"거대한 富의 이전 시작됐다"

상속·증여세 면제한도 해마다 높여…물가 상승까지 감안

미국 경제가 거대한 ‘지각 변동’을 겪고 있다. 50대 후반~70대 중반 베이비부머(1946~1964년생) 등 막대한 부를 쌓아온 ‘구세대’에서 자녀 세대로 ‘부의 이동’이 시작되면서다. 이에 따라 자녀 세대인 밀레니얼 세대(1981~1996년생)와 X세대(1965~1980년생)의 주택 구매, 창업, 투자, 자선단체 지원 등 경제활동도 활발해지고 있다. 특히 상속·증여세 부담 완화가 부의 이전을 쉽게 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24년간 70조달러 이전 예상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에서 상속·증여 규모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캐피털원파이낸셜이 미 중앙은행(Fed)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인플레이션을 감안한 미국인의 평균 상속액은 1998년 14만6844달러(약 1억6700만원)에서 2019년 21만2854달러(약 2억4200만원)로 45% 증가했다.

미 국세청에 신고된 연간 증여액은 인플레이션 감안 시 2010년 450억달러(약 51조1200억원)에서 2016년 750억달러(약 85조2000억원)로 67%가량 늘어났다. 여기에 국세청에 신고되지 않은 증여액도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동산업계는 최근 수년간 자녀 세대가 집을 구매할 때 부모가 계약금을 지급하거나 다른 방식으로 도와주는 사례가 많아졌다고 전했다. 이 같은 지원은 사실상 증여에 해당하지만 국세청에서 파악하긴 쉽지 않다.

이처럼 부의 이전이 늘어난 것은 미국 역사상 전례 없는 부를 보유한 베이비부머 등 구세대가 자녀들에게 재산을 물려주기 시작한 결과로 해석된다. 컨설팅업체 세룰리어소시에이츠는 구세대가 2018~2042년에 물려줬거나 물려줄 재산만 70조달러(약 7경9500조원)에 달한다고 추산했다. 70세 이상 미국인이 보유한 순자산만 35조달러에 달한다. 이는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157%에 해당하며 30년 전과 비교하면 두 배 수준으로 높아진 것이다.

미국 고령층의 부가 늘어난 데는 2차 세계대전 이후 경제 호황과 고소득 가구에 대한 세율 인하, 주식·부동산 가격 상승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연금시스템의 약화와 저금리로 많은 사람이 은퇴 후 삶을 걱정하면서 저축을 늘린 영향도 있다.

상속·증여세 부담 적어

WSJ는 이들 고령층이 자녀 세대에게 재산을 물려주면서 주택 구매, 창업, 자선단체 지원 등 경제적 활동이 더 촉진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상속·증여가 수령인에게 재정적 안정을 가져올 뿐 아니라 더 큰 위험을 감수하도록 한다고 덧붙였다. 세대 간 부의 이전이 활성화되면 경제 성장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은퇴 세대’의 돈이 경제활동이 왕성한 세대로 넘어가면서 생산과 소비 모두에 플러스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점에서다.

미국이 그동안 상속·증여세 면제 한도를 높여온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미 연방정부의 상속·증여세 면제 한도는 개인의 경우 2010년 100만달러(약 11억4000만원)에서 올해 1170만달러(약 133억원)로 늘었다. 부부는 이 기준이 같은 기간 200만달러에서 2340만달러(약 266억원)로 11.7배 높아졌다.

상속·증여세 면제 한도는 2016년만 해도 개인 기준 500만달러, 부부 기준 1000만달러였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 대대적인 감세 법안 통과로 2018년부터 이 기준이 각각 1000만달러와 2000만달러로 늘었고 이후 물가상승률을 감안해 매년 소폭 상향 조정되고 있다. 상속·증여세 한도를 넘는 금액에 대해서만 40%의 세금이 부과된다. 이 같은 상속·증여세 부담 완화는 부의 이전을 원활하게 하는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대선 때 이 한도를 낮추겠다고 공약했지만 트럼프 행정부 때 이뤄진 상속·증여세 면제 확대 조치는 2025년까지 유효하다. 당장 상속·증여세가 늘어날 가능성은 낮은 것이다.

연방정부 세금 없이 매년 증여할 수 있는 금액도 증여자와 수령자 1인당 각각 연간 1만5000달러로 비교적 높은 편이다. 예컨대 A씨 부부가 두 명의 자녀와 이들의 배우자, 6명의 손자를 두고 있다면 연간 30만달러(부부 1명당 총 10명의 수령자×1만5000달러씩 15만달러)를 세금을 내지 않고 증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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