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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례연구]

부가세 면제 대상인 국민주택 여부…공부상 용도에 따라

  • 보도 : 2021.06.08 08:00
  • 수정 : 2021.06.08 08:00
다중주택을 사실상 다가구주택의 용도로 개조하였더라도 공부상 다가구주택으로 용도변경하지 않았다면 다가구주택에 대한 부가가치세 면제는 적용되지 않는다는 판결이 나왔다.

세법은 수도권 및 비수도권 도시지역은 전용면적 85㎡ 이하, 비수도권 읍면지역은 전용면적 100㎡ 이하의 주택을 '국민주택'으로 정하여 그 공급에 대하여 부가가치세를 면제한다. 국민주택 공급을 세법적으로 지원하기 위해서이다. 여기서 주택의 전용면적은 공동주택과 다가구주택은 가구당 전용면적이 기준이 되나, 다중주택은 주택 전체의 전용면적을 기준으로 판단한다.

대법원은 "다중주택으로 건축허가 및 사용승인을 받은 다음 용도변경의 허가 없이 각 실별로 취사시설을 설치함으로써 사실상 다가구주택의 용도로 개조한 경우에는 세법상의 다가구주택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가구당 전용면적이 아닌 주택 전체 주거전용면적을 기준으로 국민주택 규모 이하인지 여부를 판단하여야 한다"라고 판결하였다.

건축법상 다가구주택은 19세대 이하가 거주할 수 있는 3층 이하, 바닥면적 660㎡ 이하의 주택으로서, 독립된 주거형태로 욕실과 취사시설을 각 세대마다 갖출 수 있는 주택을 말한다. 다중주택도 여러 사람이 장기간 거주할 수 있는 구조로 되어 있는 3층 이하, 바닥면적 330㎡ 이하의 주택이나, 각 실별로 욕실만 설치할 수 있고 취사시설은 설치할 수 없도록 규정되어 있다.

이처럼 관련 법령상 다가구주택과 다중주택의 요건이 명확하게 구분되므로, 세법도 부가가치세 면세 대상인 국민주택 해당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 양자를 달리 취급하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현실적으로 다중주택으로 건축허가 및 사용승인을 받은 원룸 건물에 각 호실마다 씽크대와 인덕션을 설치하여 사실상 다가구주택 구조를 갖추어 임대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이 경우에도 실질을 중시하여 다가구주택처럼 가구당 전용면적을 기준으로 부가가치세 면제 혜택을 줄 것인지, 아니면 공부상의 기재대로 다중주택으로 보아 주택 전체의 전용면적을 기준으로 판단하여 부가가치세를 면제하지 않을 것인지가 쟁점이다.

이와 관련하여, 기존의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대법원 1993. 8. 24. 선고 93누7075 전원합의체 판결) 다수의견은 '실질에 비추어 세대별 규모에 따라 국민주택인지 여부를 판정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건축물을 사실상 용도변경한 경우까지 부가가치세를 면제하더라도 탈법행위를 한 건축주를 보호함으로써 과세형평에 어긋나는 것은 아니라고 하여, 건축물의 현상 및 실질을 중시한 것이다.

이러한 대법원의 유연한 판단은 부가가치세액 상당 정도라도 값이 싼 주택을 공급하여 주택이 없는 국민의 주거생활의 안정을 도모하고 국민의 주거수준의 향상을 기하는데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즉, 실질적으로 각 호실 별로 독립하여 국민주택의 기능을 하고 있다면, 주택의 공부상 기재에 상관없이 부가가치세를 면제하여 국민의 주거비용을 낮추겠다는 계산인 것이다.

이 사건의 주택은 20세대가 거주할 수 있는 구조로서 19세대 이하로 규정된 다가구주택의 요건에 반하고, 그 부설주차장도 다가구주택의 의무기준보다 적었다. 따라서 기존의 전원합의체 판결의 취지에 따르더라도 각 호실 별로 취사시설이 설치되어 있다는 등의 실질적 유사성만으로 다가구주택처럼 취급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대법원은 여기서 더 나아가 '다가구주택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관련 법령에 따른 다가구주택의 요건을 적법하게 충족하여 공부상 다가구주택으로 등재된 건축물만 해당한다'라고 판시하였다. 이전에도 공부상 용도가 근린생활시설, 오피스텔 등으로 기재되어 있다는 이유로 국민주택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본 판결들이 있었으나, 주택법상 주택의 범주에도 포함되지 않는 근린생활시설과 오피스텔을 실질적 유사성만으로 주택으로 인정하기는 어려웠으므로 위 판결들은 기존의 전원합의체 판결과 조화가 가능한 것이었다.

그러나 이 사건에서 대법원은 주택법상 주택에 해당하는 다중주택의 경우에까지 철저하게 공부상 등재된 용도를 기준으로 형식적으로 국민주택 해당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는 법리를 확장함으로써, 사실상 기존 전원합의체 판결의 취지와는 어긋나게 되었다.

대상판결은 건축법상의 주택 구분과 규제를 세법적으로 무력화시켜 건축법규의 규범성이 훼손될 우려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 2021. 1. 28. 선고 2020두42637 판결

법무법인 율촌 조세판례연구회
양진모 변호사

[약력] 서울대 경영대학,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제9회 변호사시험
[이메일] jmyang@yulch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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